취업 준비, 하고 싶은 직무로부터 시작하자

지역내일 2012-01-11

인크루트 
오규덕컨설턴트 


학생들을 상담하면서 경험했던 2가지 사례를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하나는 S증권과 S생명에 동시 합격한 학생이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했던 이야기다. 학생은 “S생명이 연봉은 더 많지만, 생명보험은 보험설계사와 보험판매에 대한 주변 시선 때문에 꺼려지는 마음이 생겼다. 반면, S증권은 S생명보다 연봉은 적었지만 ‘증권맨’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괜찮아 증권사를 가겠다”고 한다. 

이 학생은 금융 분야의 일을 하기 위해 열심히 취업 준비하였지만,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그 분야의 일을 ‘왜 하고 싶은지’목표를 잃어버렸다. 그러면서 연봉 그리고 사회적 편견의 잣대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려고 한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기업간판, 연봉과 사회적 시선에서 벗어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기반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 

미국 브루클린연구소에서 1960년부터 20년 동안 아이비리그 예비 졸업생 1500명 을 대상으로 직업선택 동기에 따른 부의 축적 여부 조사를 하였다. 1500명의 졸업생 중 1245명(83%)은 ‘돈을 많이 버는 일’을 선택했고, 255명(17%)은 ‘좋아하는 일’을 선택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1980년에 1500명 중에서 백만장자가 된 사람은 101명이었다. 여기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백만장자 101명 중 100명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한 사람이었고, 1명만이 ‘돈을 많이 버는 일’을 선택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지금 당장의 경제적 보상과 사회적 시선보다는,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는 것이 직업선택 동기에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이 더욱 잘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해주기 때문이다. 연봉과 사회적 시선보다 더 중요한 가치와 이유를 선택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부와 사회적 평가는 그 후에 따라오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영어에 자신 있어서 해외마케팅 업무를 하고 싶어요.”라며 취업상담을 요청해온 경우이다. 상당히 막연한 접근인데, 이유는 기업에서 하는 일이 무엇이고 그 일들을 잘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몰라서 그렇다. 말하자면 기업의 채용평가 방식을 모르는 것이다. 

영업이라는 업무를 생각해보자. 전자제품을 만드는 회사의 영업과 전자제품을 유통하는 회사의 영업 방식은 다르다. 업무 방식이 다르다는 것은 필요한 지식, 적성과 역량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즉, 어느 분야의 영업인가에 따라 취업 준비 내용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 구직 학생이 영어에 자신 있어서 해외마케팅 업무를 하고 싶다고 하여, 어느 기업분야(업종)에서의 ‘해외마케팅’인지 정하도록 했다. 그 학생은 자동차 관련 분야를 원했기 때문에, 국내외 대기업 및 중소기업에 속한 자동차 완성 및 부품 관련 기업 리스트를 정리토록 했다. 정리된 기업에서 해외마케팅 관련 부서들이 있는 기업을 선별하고, 선별된 기업의 해외마케팅 업무 내역과 그 일을 잘하기 위한 역량은 무엇인지 조사토록 했다. 이 부분에서 조사의 어려움이 있어서, 그 일을 하고 있는 ‘취업 선배’를 찾도록 했고, 여러 경로를 통해 그 업무에 있는 선배를 만나 여러 가지를 묻도록 하였다. 그 과정에서 ‘인턴’ 계획을 알게 되었고, ‘인턴 경험’과 필요한 업무 역량(영어 점수보다 실제 회화와 작문 능력, 무역 관련 지식 커뮤니티 활동 등)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또한, 목표 기업의 채용 시점과 채용 단계 및 면접 방식을 확인하였다. 그러다 보니, 평소에는 흘려보았던 그 기업과 자동차 업종 관련 뉴스를 본능적으로 꼼꼼하게 확인하고 스크랩하는 습관이 생겼다. 자동차 기업의 CEO 입장이라면 이렇게 준비한 구직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 막연하게 출발하였지만 구체적 취업 준비로 바뀌는 사례이다.


많은 대학생들이 S그룹, L그룹, K은행 등과 같이 기업을 먼저 정하고 취업 준비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이 방식보다는 희망하는 업무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평생직장 보다는 평생 직업이 더 중요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어느 기업’보다는 내가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업무 분야’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회계, 홍보, 기자, 인사, 마케팅, 소프트웨어 개발, 설계, 무역, 전시기획, 디자인, 감리와 같은 업무 분야를 먼저 선택하고 그다음에 기업의 분야와 희망 기업을 정하는 것이 좋은 순서이다. 

구직자들이 ‘취업 준비하고 있어요’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어떤 분야에서 무슨 업무를 하고 싶고, 목표하고 있는 기업은 어떤 기업들입니다’라고 명확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구체적인 취업 준비 자세를 갖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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