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탐방길-전주 기린봉, 중바위산

낮아도 산은 산, 나는야 전주 시민들의 건강 지킴이!

지역내일 2012-01-09 (수정 2012-01-09 오후 2:21:48)

간간이 내린 눈이 해가 뜨면 꼬리를 내리다가 밤이 되면 기세가 등등해진다. 그래서인지 산비탈 응달이나 전주 시가지 곳곳에는 아직도 흰눈이 자신의 존재를 버젓이 알리고 있다. 
며칠간의 맹추위가 세상에 내린 눈에게는 둘도 없는 은인이겠지만 곳곳에 얼음이 얼어 산을 찾은 이들에게는 약간의 불편함을 더한다.
새로이 떠오른 2012년, 뜻깊은 한해의 시작에 쐐기를 박고 건강도 챙길 겸 정다운 사람들과 기린봉 산행을 시작 해본다.



상서로움의 상징 기린봉을 오르다
인후동에 위치한 전북 국민체육센터 수영장 왼쪽 골목을 따라 5분쯤 걸으면 기린봉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을 만날 수 있다. 물론 기린봉은 도심에 있는 산이라 걷고 싶은 길이나 시간에 따라 오르는 자 마음대로 등산코스를 정할 수도 있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인후동 수영장-기린봉-송전철탑-중바위산-견훤궁터-기린봉-선린사-아중체련공원으로 이어지는 길로 2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다.
기린봉(271m)과 중바위산(306m)은 교동, 남노송동, 중노송동, 우아동, 인후동에 경계해 있는 산으로 기린의 형상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특히 기린봉을 주제로 하는 전주시내 학교의 교가나 노랫말이 많다고 하니 전주 사람들에게는 기린봉이 전주의 상징이자 상서로움의 대상이요, 가까이 있어 늘 고마운 산임에는 틀림이 없다.
기다란 기린의 목을 닮아서인지 기린봉에 이르기까지 30여분의 등산길이 그리 수월치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라 길 찾기가 어렵지는 않으나 군데군데 한숨 돌릴만하면 나오는 가파른 바윗길이 제법 산타는 맛을 나게 한다.
좁은 산행 길에 시시때때로 서로 모로 세우며 지나치는 등산객들을 만나니 기린봉이 전주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산인지 실감 한다.
겨우 271m 밖에 안 되는 기린봉이건만 꽤 높은 산을 올라온 듯 숨이 차다. 가지만 앙상한 겨울나무 사이로 펼쳐지는 아중저수지도 전주시내도 완산칠봉도 형체를 명확히 알 수 없는 수묵화속 풍경처럼 몽롱하다.

고깔 쓴 스님들이 일렬로 행진하는 중바위
정상정복의 기쁨은 잠시, 다시 중바위산을 향해 돌진한다. 기린봉에서 유독 뚜렷하게 보이던 송전탑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군데군데 놓여진 운동시설을 지나 숲길을 걸으니 추운날씨에 눈이 얼음으로 변신해 땅이 미끄럽다. 가을 내내 쌓였던 낙엽들이 땅에서 수분과 섞이면서 살짝 기분 좋은 거름냄새가 난다. 30분쯤 오르고 내리자 우뚝솟은 송전탑이 보인다.
송전탑 아래로 내리막길을 가니 꼬불꼬불한 가지를 늘어트리며 한여름에는 땡볕을, 비나 눈이 오면 그것마저도 막아줄 지붕마냥 쉼터를 만들어 주는 소나무밭이 보인다. 꾸미지도 가꾸지도 않은 것이 꽤나 멋스럽다. 여름철 구슬땀을 흘리며 산을 찾은 이들에게 더위를 식혀주는 더없이 고마운 선물이 될 법하다.  
위로 난 나무계단을 오르자 덩그러니 놓여진 산불초소가 반갑다 맞이한다. 그리고 중이 고깔을 쓴 모양이어서 지어졌다는 승암봉, 즉 중바위가 시야에 들어선다.
하늘을 향해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한 기세로 솟아 있는 중바위를 조심조심 천천히 기다시피하며 올라 보았다. 날카로운 바위들로 조금 불안정하긴 하지만 발 디딜 틈새가 있어 폼 한번은 제대로 잡아본다. 


 
“절대 산을 이기려 하지 말고 따르면 몸이 건강해져요”
낮지만 제법 산다운 등산을 마쳤다는 보람과 함께 하산을 서두른다. 기린봉의 일몰을 보지 않은 사람은 기린봉을 논하지 말라는 산사람들의 한마디가 여운을 남기기는 하지만 새해 들어 계속 나쁜 기상 탓에 오늘도 일몰은 기대하기 어려울 듯싶다.
하행길에 오른쪽으로 반월형 대지 위에 후백제왕 견훤의 45년 궁터가 보인다. 말 그대로 터다. 주춧돌 하나 보이지 않고 초록색의 철책만 네모나게 둘러쳐져 있으며 아래로는 아직도 사람이 사는 듯한 집한채가 보인다.
지나가는 등산객이 “인후동으로 이사 온지 10년이 넘었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기린봉을 찾아요. 남들은 하루 산에 안가면 편하지 않냐고 묻지만 전 하루도 산에 오르지 않으며 하루종일 기분이 찝찝합니다. 산을 탈 땐 무리하지 말고 자기 페이스대로 움직이면 돼요. 자연이 내어주는 길대로 따르면 올 한해도 건강을 챙길 수 있으니 꾸준히 하세요”라고 터벅거리며 걷는 리포터에게 올 해 최초의 충고를 던지고 쉬이 내려간다.
자연을 벗어나 세상과 맞닿은 곳에 위치한 선린사를 지나 환하게 불을 밝힌 아중체련공원을 한바퀴 도는 것으로 오늘의 산행이야기는 끝이 난다. 

TIP> 기린봉 주변 볼거리와 먹거리
▶아중저수지 : 해를 거듭할수록 전주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아중저수지는 도시와 자연이 만나는 공간으로 숨막히는 도시와 도시인들의 허파가 되어 산과 물, 사람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지난 2009년에 폭2m 왕복 600m에 달하는 ‘고래의 꿈’ 테마 산책로로  만들어졌으며 마치 물위를 걷는 듯한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밤에는 조명등까지 켜져 아름다움을 더하며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다. 인근에서 식사 후 산책코스로 아주 좋다.  

▶호수가든 : 아중저수지 중간쯤에 자리잡고 있는 호수가든은 산행 후 맛보는 민물매우탕이 일품이다. 이집은 시래기가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삶아져 나와 부담이 없으며 부침개와 밑반찬도 깔끔하다. 특히 밥은 돌솥에서 한 밥으로 눙궁지도 같이 먹을 수 있다. 비오는 날이나 눈 오는 날 창밖으로 보이는 아중저수지의 풍광이 일품이다. 063-241-3321


김갑련 리포터 ktwor04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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