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legua o notte
tramontate stelle
All alba vincero, vincero
밤이여 밝아오라
별이여 사라져라
나의 승리여, 나의 승리여)
- 푸치니 오페라 투란토트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 중’
월요일 오후 7시. 갈마동 갈마초등학교 인근을 지나다 보면 푸치니의 아리아를 들을 수 있다. 이 곡은 높은 음역과 긴 호흡으로 끌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웬만한 성악가도 부르기 힘든 곡이다. 길을 걷던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아리아를 부르는 사람들. 이들은 아마추어 성악 동호회 ‘깐띠아모’ 회원들이다.
아마추어, 열정으로 무대에 서다
“듣기만 하던 가곡과 오페라를 불러보고 싶었다. 나처럼 늘 성악을 꿈꿔왔던 사람들이 모여 만든 성악 동호회가 ‘깐띠아모’다”라고 이은권(ULS어학원 대표) 회장이 말했다.
이탈리아어로 ‘함께 노래하다’라는 뜻인 깐띠아모는 2007년 성악을 사랑하는 20여 명이 모여 창립했다. 이들은 스스로 성악 마스터 클래스를 만들어 자체적으로 공부하며 연습한다. 자신들만의 음색을 갖기 위해 피아노 반주와 호흡하며 앙상블을 이룬다. 작품이 갖는 감성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가사에 맞게 시선과 동작을 연출한다. 그렇게 연습을 하고 일 년에 4차례 발표회를 한다.
발표회를 감상한 관객들이 ‘아마추어 아니죠?’라고 반문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 성악에 대한 열정이 아마추어의 한계를 뛰어 넘게 만든 것이다. “성악은 나의 노스텔지어”라고 말하는 테너 임창혁(변호사·49)씨는 “공연 후 밀려오는 벅찬 감동은 아무도 모를 것”이라며 “무대 위에서 나는 임창혁이 아니라 돈 호세였고 칼리프였다”고 그 때의 감동을 전했다. 또한 임 씨는 “내 영향으로 아들이 성악 전공을 결심했다”며 성악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성악은 내 노년의 지팡이
연습실 한 쪽에서 왈리(카탈라니의 오페라 ‘라 왈리’의 여주인공)의 아리아를 부르고 있는 소프라노 조민홍(교사·53)씨는 2년 전 깐띠아모에 합류했다. 서른 후반부터 성악을 시작했다는 조 씨는 “성악을 통해 나의 감정을 표현하면 내가 더욱 정제되는 느낌이 든다”며 “힘들 때 큰 힘이 되어준 성악을 지팡이 삼아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교사인 그가 학교 예술제 때 성악을 선보이자 학생들이 교내에서 발성연습을 하며 다녔던 에피소드는 조 씨에겐 큰 보람이었다. 대중음악만 듣던 청소년들에게 클래식에 대한 관심을 조금이나마 갖게 했다는 뿌듯함 때문이다.
조 씨 뿐만 아니라 깐띠아모 회원들은 클래식의 매력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10일 공연을 한다. 행복하기 때문에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하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사람들, 열정적인 더운 숨결로 아리아를 부르는 사람들, 그들이 깐띠아모 회원들이다.
깐띠아모 ‘오페라, 영화를 만나다’
일시 : 10일 오후 7시 30분
장소 :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
문의 : 010-3278-0515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깐띠아모’는 순수 아마추어 성악 동호회다. 회원들은 일 년에 4차례의 발표회를 통해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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