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자 로렌즈(Lorenz)는 알에서 깨어나는 새끼오리가 부화한 지 대략 하루 안에 움직이는 것을 보면 그것을 어미로 알고 따라다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새끼오리에게 어미오리 대신 자신을 보여주었더니 새끼 오리들이 로렌즈를 어미 오리로 알고 쫓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약 하루가 지나면 오리는 움직이는 대상을 따라다니는 행동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어미 곁을 떠난 새끼오리는 살아남을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갓 태어난 새끼는 어미를 알아보고 따라다닐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 것입니다. 사람의 경우에는 오리처럼 그때가 아니면 영원히 가르쳐줄 수 없는 결정적 시기가 하루나 이틀 정도로 짧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에게도 적절한 시기에만 배울 수 있는 결정적 시기가 있습니다.
선행학습보다는 연령에 적합한 학습이 중요합니다.(중간제목)
요즘 발달에 적합하지 않은 학습지나 영어 교육으로 아이들을 괴롭히는 인지 교육 열풍이 매우 거세어지고 있습니다. 조기 교육이 아닌 연령에 적합한 적기 교육을 시켜야하는데 부모님들은 옆집 아이가 한다면 불안해하며 많은 학습과 관련 된 사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6살 호연이는 어린이집에서 귀가한 이후 2~3개의 학습지를 하고, 그림책보다는 많은 지식이 담긴 책을 봅니다. 짠물에 사는 해수어와 맑은 물에 사는 담수어로 물고기를 분류 할 만큼 많은 물고기들의 특성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담임선생님이 “앞에 난초반 교실에 가서 선생님께 메모지 좀 전해드리고 올래”라고 부탁하자 울먹이는 표정으로 “전 못해요!”라고 말하였습니다. 바깥놀이를 신나게 잘 하는 민규가 번쩍 손을 들면서 “선생님! 제가 갖다드리고 올께요.”라면서 심부름을 다녀왔습니다. 발달단계보다 앞선 학습은 너무 어렵기 때문에 겨우 겨우 알아가면서 자신감을 잃을 수 있습니다.
아이의 학년보다 높은 학년의 교과서를 이용하는 전문 학습은 많이 반복하여도 아이의 두뇌가 적합하게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가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은 뇌의 성장 속도에 맞춰 천천히 발달합니다. 사춘기까지는 건강한 두뇌를 만들어주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과 잘 지내는 능력과 품성을 길러주는 또래와의 다양한 만남을 통해 사회에 적응하는 능력의 발달은 사춘기까지가 결정적 시기입니다.
문의 : kimklan@kw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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