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음악 소리. 고요한 강의실 안에 강사의 음성이 들린다.
“자~ 내 몸의 긴장과 스트레스는 바닥에 내려놓으시고, 천천히 숨을 마셔보세요”
“습~ 후~” 교실 안은 작은 숨소리들이 모여 공기를 가득 메운다. 홈플러스 일산점 평생교육스쿨 <건강이지요가>교실은 이렇게 숨을 고르는 자세부터 시작한다. 눈을 감고 진지하게 몰입하는 회원들의 모습은 평온하기 그지없다. 바쁘게 돌아가는 저 밖, 일상과는 거리가 먼 듯 회원들은 이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시작했다.
“몸과 마음 구석구석, 시원~하게 풀어줘요”
홈플러스 일산점 평생교육스쿨 <건강이지교가>교실은 매주 두 번 50분 동안 진행된다. 직장인도 더러 있지만 집안일을 마치고 나온 주부들이 수강생의 대부분이다. 가사일 하랴 , 아이들 챙기랴 자신을 위한 운동 시간을 욕심내는 게 쉽지 않은 주부들. 그녀들에게 요가는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푸는 데 그야말로 효과만점 운동법이다. 뭉친 근육을 풀어 유연성을 높여주고, 혈액순환 향상, 면역력 향상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출산 후 골반이 틀어지고 자세가 불균형해진 여성들에겐 균형 잡힌 자세를 되찾도록 도와줘 몸매 유지 효과도 크다.
아이들을 남편에게 맡겨놓고 나왔다는 한 회원은 “운동은 전혀 안했었다. 그런데 출산하고 나서 몸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고, 심한 운동은 싫어하는 편이라 요가를 선택하게 됐다”며 “1년이 지난 지금 어깨나 목, 허리가 굉장히 유연해졌다”고 했다.
한 회원은 “내시경 검사를 할 때 요가 호흡법으로 굉장히 도움을 많이 봤다. 내시경 받는 친구들은 숨을 어떻게 쉴지 몰라 힘들어하던데, 요가할 때처럼 코로 숨을 쉬었더니 검사가 수월했다” 며 웃는다. 우스갯소리로 전했지만, 그만큼 요가를 통해 호흡법을 익히고 폐활량이 높아졌다는 얘기. 다른 운동을 할 때도 요가가 큰 도움이 된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요즘엔 목적과 방법에 따라 다이어트 요가, 핫요가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지요가는 말 그대로 쉬운 요가로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게 특징. 이승예 강사는 “이지요가는 요가의 전통성을 이어가는 요가로 생각하면 쉽다”며 “남녀노소 쉽게 익힐 수 있다”고 소개했다. 요가를 할 때는 꾸준히 하는 것 외에도 올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승예 강사는 “긴장을 잔뜩 움켜쥔 근육은 올바른 자세, 올바른 시선을 취하기 힘들다”며 “자세가 흐트러지면 요가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다”고 조언했다.
반복되는 호흡과 동작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
쉼 호흡으로 가볍게 시작한 교실은 어느 새 절정에 다다른다. 처음엔 호흡을 가다듬으며 몸 풀기 동작을 주로 했다면, 한 세트 한 세트 반복될수록 난이도가 높아진다.
“자~시선을 앞으로 향한 채 다리를 뒤로 90도로 올리고, 시간을 셉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다섯이 끝나기도 전에 균형을 잃고 마는 회원들. “아이고~”하며 웃음도 나지만 또 다시 자세를 잡고, 다시 또 잡는다. 그렇게 난이도 있는 동작을 몇 번 하고 나니, 어느 새 회원들 이마와 콧잔등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이제, 수업은 막바지. 모두들 바닥에 누워 몸과 마음에 휴식을 준다.
“눈을 감고, 자신을 구석구석 바라봅니다. 편안한 몸, 편안한 마음을 만들어봅니다~”
나지막한 강사의 음성은 마치 주문처럼 교실에 울린다.
음악마저 끝나고, 수업을 마친 회원들. 얼굴색이 시작과 달리 발그스레한 복숭아 빛으로 변해 있다. 사실, 오늘 이지요가 수업은 가을학기 마지막 날로 종강일이다. 하지만 100% 라는 높은 출석률까지 보이며 회원들의 인기를 받고 있는 수업이다. 리포터가 찾아간 저녁 타임 시간도 모두 재등록을 할 정도로 요가에 대한 열정들이 대단하다. 전미숙 회원은 “시작한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동료들한테 많이 소개했을 정도로 요가 효과를 보고 있다”며 “50분 수업이 끝나면 몸이 너무 개운하고, 주부들의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어주는 운동 같다”고 평했다. 모두 다함께 겨울학기를 다시 시작하기에, 종강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는 회원들. 모두 다음 시간에 보자며 인사를 나눈다.
“단체 수업이지만 1:1 교습과 같아요”
전문 요가 학원도 아니요, 일주일에 두어 번 하는 강의라 강의 수준이나 효과가 떨어지지 않을까 염려할 수도 있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이미 회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이승예 전문 강사는 “단체수업이지만 1:1로 강습을 하는 것과 같다. 수준 차이가 난다고 해서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기본적인 자세 교정과 지도를 개인적으로 꼼꼼하게 진행하기 때문이다. 처음 요가를 접하거나 매일 오기 힘든 경우라면, 문화센터 요가 수업으로 시작해도 좋다고 한다.
이제 추운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교실 밖 행인들은 차가운 공기에 행여 감기나 걸릴까 옷깃을 단단히 여미지만, 이 곳 요가 교실의 회원들의 겨울은 조금은 다를 것 같다.
남지연리포터 lamanu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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