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연합회장기3연패, 고양시장기 3연패 달성한 대화배드민턴클럽

운동 실력에 이웃사랑까지, 우리가 진짜 챔피언

지역내일 2011-12-17

지난 11월 6일, 대화배드민턴전용경기장 앞마당에는 푸짐한 잔치가 벌어졌다. 고양시연합회장기 3연패 달성을 자축하는 자리였다. 한 클럽이 3연패를 달성한 것은 처음인데다, 금 20돈짜리 우승트로피를 거머쥐어 회원들은 한껏 고무되었다. 트로피를 바꾼 돈으로 인근의 독거노인들에게 100만원을 전달했다. 나머지로 대화동자치센터와 파출소 직원들을 초대해 동네잔치를 벌였다.


금 20돈 우승 트로피로 독거노인들 도와
대화배드민턴클럽은 회원 수 700여 명으로 단일클럽으로 회원 수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 모든 사안은 임원회를 거쳐 월례회에서 결정된다. 이번 트로피 기부 건도 회원들 다수가 손을 들어 결정됐다. 소장해 놓으면 분실 위험도 있으니 처분해 좋은 일에 쓰자는 뜻이었다. 애초 이성식 전 고양시배드민턴연합회장이 ‘3연패하는 클럽에게 전달하라’며 사비를 털어 만든 트로피이기도 했다.
“텐트 치고 숯불구이 통 가져다 하루 종일 운동하고 실컷 먹으면서 자축파티를 했어요.”
김상구 대화배드민턴클럽전용경기장 관장의 말이다.
대화배드민턴클럽은 회원들의 결속력이 높은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클럽의 역사가 이를 말해준다. 애초 이 클럽은 2003년 정발산 아래 천막을 지어놓고 운동을 하고 있었다. 아람누리가 만들어 지면서 철거를 당해 시와 협의 끝에 전용구장 건설을 약속받았다. 시청 철거반이 오면 출근도 하지 않고 달려온 회원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04년 7월, 고양시 최초 코트 5개짜리 전용구장이 건설된 것도 회원들의 힘이었다.


체계적인 레슨부터 소모임까지 즐겁게
대화마을에 사는 강길순 씨는 남편과 함께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집에 있는 라켓 가지고 클럽에 와서 치는데 사람들이 너무 잘하는 거예요.”
그만둘까 생각하다 레슨을 받기 시작, 함께 배운 이들과 친분이 생기면서 재미를 붙였다.
“이제는 생활이 됐죠. 평일에는 오전에 와서 3시간 정도 치고, 주말에는 남편하고 같이 와요. 부부가 같이 하면서 대화를 더 많이 하게 됐어요. 공통된 화젯거리가 생겼으니까요.”
배드민턴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다. 초기 비용도 별로 들지 않고 공터만 있으면 어디서나 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형복 씨는 만만한 운동은 아니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자세 잡는 게 어려워요. 하지만 세 달 정도만 하면 재미가 붙어서 할 수 있어요. 한번 하기 시작하면 그만두지 못해요. 중독성이 있거든요.”
배드민턴은 실력에 따라 A, B, C조로 나뉘는데 대회에 나가 이겨야 등급이 올라간다. 그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사람들과 어울려 운동하는 재미’를 느끼면서 즐겁게 실력을 올린단다.


심폐기능 좋아지고 이웃 만나니 일석이조
처음 클럽에 가입한 이들 가운데 30%정도는 재미를 붙이지 못하고 떠난다. 나머지는 남아서 레슨을 받고 게임의 묘미에 서서히 빠져든다. 가장 크게 느끼는 운동효과는 심폐기능이 좋아지는 것이다. 처음에 5분도 뛰지 못하던 이들이 운동을 계속하다 보면 2~3시간도 뛸 수 있는 체력으로 바뀐다.
대화배드민턴클럽에는 상급자인 A조들이 많다. 클럽의 명예를 위해서라면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제치고 시합에 참가하는 열혈 회원도 다수다. 실력에 열정, 최다 회원까지 갖추니 당해낼 클럽이 없다. 봄가을에 열리는 시장기대회와 연합회장기 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3연패가 쉽지는 않았다. 올해 연합회장기 대회에 150팀을 출전시키고 우승을 자신했으나 실력 있는 팀들이 줄줄이 떨어졌다. 집행부들은 이미 초상집 분위기였다. 점심도 거르고 걱정하는 집행부들의 마음을 알아 준 회원들이 열심히 뛰어 결과는 우승. 아슬아슬하게 3연패를 달성했다.


실버모임 지원 많아 노년층 활발
65세 이상은 회비 면제에 배드민턴 줄이 끊어지면 무상으로 교체해 준다. 봄가을 떠나는 벚꽃과 단풍 여행비용 일부를 클럽에서 지원한다. 단연 노년층이 활발한 팀으로 꼽힌다.
강명희 씨는 “회장단이 실버들에게 친절하고 서비스를 잘한다”고 칭찬했다. 실버회장이 별도로 있어 매년 자체 대회를 연다.
“새벽 다섯 시 삼십분이면 육칠십 명이 모여요. 아무리 춥고 비가와도 나가요. 노인정 나가는 이들 보면 아프다고 눕는 사람이 많지만 운동하는 사람들은 여든 넘어도 건강해요.”
대화배드민턴클럽에는 무지개, 아싸, 오합지졸 등 소모임이 활성화되어 있다. 김경미 씨는 “소규모 모임들이 많아 아기자기하게 친목을 도모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또 하나의 숨은 비결, 재무총무를 맡고 있는 최순자 씨의 일명 ‘웃음 작전’이다. 친목 동호회에서 중요한 회비납부를 그는 웃음으로 해결한다며 웃었다. 봉사정신으로 헌신적인 임원들도 중요한 비결이다. 이미 전국 최다 회원 수를 자랑하면서도 매달 신입 회원들이 끊이지 않는 곳, 대화배드민턴클럽의 훈훈한 열기가 식지 않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미니인터뷰 - 대화배드민턴전용경기장 김성구 관장 “고양시는 배드민턴의 천국”
“전국에서 배드민턴 생활 체육 하면 고양시가 유명해요. 전용구장도 가장 많아 배드민턴의 천국이라고 할 정도죠.”
김성구 관장의 말이다. 그는 “시와 연합회 등 관계부처의 협조와 노력이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실내경기라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 점, 과격하지 않고 부상 위험이 적으며 남녀노소 나이대별로 각자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배드민턴 인구가 많은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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