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측만증’ 방학 때 잡아라

방치하면 키 성장 방해하고 통증 심해져

지역내일 2012-01-01

동춘동에 사는 주부 윤연숙 씨는 초등 5학년 딸아이의 겨울방학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그동안 미뤄왔던 척추측만증 검진을 받기 위해서다.  
“평소 아이 자세가 좋지 않아 계속 신경이 쓰였어요. 늘 구부정하게 어깨를 움츠리고 고개도 숙인 채 엉거주춤 걷거든요. 게다가 신발은 왜 그렇게 구겨 신고 다니는지 질질 끌면서 걸어 다녀 더 자세가 흐트러지죠. 또 컴퓨터를 하거나 공부를 하느라 의자에 앉을 때도 비스듬히 기대거나 눕듯이 앉고요. 원래 또래보다 키가 작은 편인데 자세까지 구부정하니 더 작아 보여 속상해요. 무엇보다 여자 아이라 조만간 생리를 시작할 텐데 그럼 더 이상 키 크기도 어렵잖아요. 키 클 만한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불안하고 조급해서 마음이 급하네요.”


10대 청소년 척추측만증 증가
척추측만증은 척추 좌우가 휘거나 굽는 변형으로 골반이나 어깨의 높이가 서로 다르거나 몸통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2006년부터 5년 동안 심사 결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척추측만증으로 인해 진료를 받은 환자 11만6600명 중 절반가량인 5만4100명(46.4%)이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는 전체 환자 증가율(12.2%)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10대 청소년 척추측만증 환자의 증가율은 21.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바른 신경외과 김태호 원장은 “보통 10세 전후 사춘기 무렵부터 척추측만증이 발생한다”며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나 통증이 없기 때문에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척추측만증은 일단 발병하면 진행속도가 무척 빠르고 골(骨) 성장이 완료될 때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시작할수록 성장 기간이 많이 남아서 ''휘는 정도''도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청소년기의 척추 관리와 예방은 무척 중요하다
또한 척추측만증은 키 성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추후 척추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특히,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목과 어깨 통증, 허리 통증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통증이 심해지면 집중력이 떨어져 결과적으로 성적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내 아이는 괜찮을까?
요즘은 바른 자세를 가진 아이를 찾기 어려울 만큼 전반적으로 아이들의 자세가 좋지 않다. 청소년의 척추측만증이 우려되는 이유다. 우리 아이가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김 원장은 “아이를 바르게 세워놓고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단, 서 있을 때 다리 길이가 다르거나 좌우 쇄골이나 어깨, 골반의 높이가 다르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바지밑단이 어느 한쪽만 심하게 닳았다거나 신발 밑창 바깥쪽이 유난히 많이 닳은 경우, 브래지어 끈이 반복적으로 한쪽만 흘러내리는 경우는 척추가 틀어졌을 가능성이 큰 만큼 전문의의 진단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척추측만증은 X-레이 촬영을 비롯해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충분히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비용이나 절차상의 부담도 적은 편이라 진단이 수월하다. 청소년기 아이들은 방학을 이용해 6개월에 한 번씩 X레이 촬영만 해도 척추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청소년은 교정과 운동요법이 효과적
전문의의 검진을 통해 척추측만증으로 진단되면 측만의 진전 여부를 파악해 치료여부를 결정하고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척추변형이 적고 휘어진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운동이나 교정, 보조기착용 등의 보존적요법으로 척추가 더 이상 휘지 않도록 잡아주는 것이 좋다. 특히, 운동을 통해 척추의 유연성을 길러주고, 허리 근력을 강화하며, 척추 주변 근육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고르게 튼튼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한편 척추측만증을 예방하고 악화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평소 등을 구부리거나 웅크리고 있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항상 의식적으로 허리를 펴고 곧은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같은 자세로 오래 있기 보다는 틈틈이 자세를 바꿔주면서 척추와 주변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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