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5일 TMD 주인공 송도센터에서 주관한 고봉익 교수의 자녀교육특강을 들었다. 초등 4학년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지금까지 아이를 대해왔던 나의 태도를 돌아보고, 앞으로 중고등학교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특히, 기존 사교육에서 듣던 강의 대부분이 나를 더 조급하게 만들고 불안하게 만들던 것에 비해 이번 강의는 자녀교육의 원칙과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해 전체적인 만족도는 좋은 편이었다.
다만, 사회자가 고봉익 교수가 아프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중간 중간 강의의 맥이 끊기고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기 보다는 강사가 문득 문득 생각나는 핵심요소를 짚어주는 듯 다소 두서없다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강의 주제가 ‘내신성적향상과 입학사정관제를 대비하는 공부 잘하는 4가지 핵심습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4가지 핵심습관은 언급도 하지 않은 채 강의가 끝나 아쉬움이 남았다.
강의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성적과 공부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었다. 달리 말하면 성적이 좋다고 해도 공부를 잘하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특히 초등학교 아이들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사실 평소 초등학생 때는 너나 할 것 없이 누구나 공부를 잘한다고 하던데 왜 그런 아이들이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성적이 떨어지는 건지 궁금했었다. 고봉익 교수의 해석은 간단 명쾌했다.
“초등학교 공부는 머리와 환경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기억력이 좋아 암기를 잘하거나 환경이 좋아 부모가 도와주면 대부분 공부를 잘한다는 얘기죠. 하지만 중고등학생은 아이의 지능이나 부모의 지원이 더 이상 효력을 내지 못합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부모가 억지로 만들 수 있는 성적은 초등학생까지입니다.”
초등 이후의 성적은 철저하게 아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자기주도학습능력’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그 능력을 키우기 위해선 동기, 방법, 습관 등 학습의 세 가지 핵심 요소가 필요하다.
이날 강의는 동기에 집중됐다. 학습동기를 키우기 위해서는 아이 스스로 공부의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의 물질적 보상이 없어야 하며, 부모가 아이의 학습을 ‘양’이 아닌 ‘질’로 판단해야 한다. 많이 아는 것보다 적더라도 완벽하게 아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아이가 ‘얼마나 많이 했는지’ 보다 ‘모르던 걸 새롭게 알게 된 것’에 초점을 맞추고, 조금이라도 예전보다 발전했다면 넘치도록 칭찬해야 한다. 모르던 걸 알게 됐을 때 느끼는 만족감과 희열이 아이의 공부 동기를 키우는데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해 칭찬하고 평가해야 한다. 결과가 좋더라도 아이가 애쓴 과정이 없었다면 칭찬하지 말아야 하고 반면 결과가 나쁘더라도 아이가 노력했다면 그 과정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 좋은 결과만 칭찬하면 아이가 더 이상 도전하지 않으려 하며, 어려운 과제는 회피하게 되기 때문이다.
강사의 말처럼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별개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쉽게 실천하기 어려운 게 부모노릇이다. 아이의 공부 동기와 의지를 키워주기 위해서는 불쑥 불쑥 올라오는 욕심과 조급함을 털어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반드시 노력해야 할 일이다.
- 초등 4학년 백서연 맘(간석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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