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니까!” 영화 머니볼의 주인공 빌리빈의 대사다.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이 대사는 야구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말이다. 시원하게 한방 치고, 높이 멀리 더 빨리 달리는 야구의 매력. 그 매력에 빠져드는데 나이는 상관없다. 누구보다 야구를 즐기고 사랑하는 어린이들을 만나러 백마초등학교(양희춘 교장)를 찾아갔다. 방과후,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 한산한 운동장에서 치고 달리며 온몸으로 야구를 즐기고 있는 그들을 만났다. 바로 백마초 야구부 선수들이다.
즐거운 야구, 실력도 짱!
백마초 야구부는 1997년 창단했다. 창단 이래 지금껏 크고 작은 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야구부로 유명하다. 안양시장기 준우승, 성남시장기 우승, 전국소년체전 우승, SK배 우승, 최근 경기도지사기 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바 있다. 창단 이래 한결같이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는 바로 배숙현 감독이다. 롯데자이언츠 출신 배숙현 감독은 엘리트 야구를 지향하지만 아이들이 야구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 또한 중요시 여긴다. 매일 강도 높은 연습을 하지만 아이들이 지치지 않고 참여하는 것도 그런 연유다. 즐겁게 야구를 배우고 실력을 쌓아갈 수 있어 다른 학교에서 백마초 야구부로 전학을 오기도 한다. 5학년 진철호 학생은 야구를 제대로 배우고 싶어 백마초로 전학을 왔다. “친구들과 동네야구를 하면서 야구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됐어요.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우기 위해 백마초로 전학을 오게 됐답니다. 지금은 야구를 즐겁게, 마음껏 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
방학이 되면 전국을 돌며 집중 훈련을 한다. 공주 울산 부산 제주 등 타지역에 있는 초등학교 야구부를 방문해 함께 훈련을 하고 시합을 펼친다. 20일에서 길게는 한 달씩 이어지는 훈련이지만 ‘야구’ 덕분에 아이들은 집 떠난 고생도 신나고 즐겁다. 2학년 진원호 학생은 “주말이나 방학에도 언제나 야구를 할 수 있어 즐겁다”며 “형들도 사귀고 다른 지역 친구들도 사귈 수 있어 야구하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아이들 야구 인생에 고향 같은 곳
고양시에는 백마초 삼송초 현산초 등 3개의 초등학교에서 야구부를 운영한다. 반면 중학교는 신일중 한 곳에서만 야구부를 운영한다. 그러다보니 야구선수의 꿈을 키우기 위해서 초등학교 졸업 직전에 서울이나 타지역으로 전학을 가야하는 일이 생긴다. 졸업을 앞둔 백마초 야구부 10명 중 6명은 서울로 전학을 간 상태다. 나머지 4명도 경기도 내의 다른 지역 학교로 전학을 갔다. 중학교에서도 야구를 계속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한다. 6학년 성동현 학생은 현재 서울 홍은동에 있는 초등학교로 전학을 가 있는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백마초 야구부가 좋아 방과후 운동을 하러 학교에 찾아온다. “정들었던 백마초 야구부를 떠나게 돼 아쉬움이 크다”며 “다른 곳에 가서도 여기서 배운 것처럼 즐겁게, 열심히 야구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아쉬움은 크지만 백마초 야구부에서 기본기를 탄탄하게 닦은 선수들은 다른 곳에 가서도 실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백마초 야구부 배숙현 감독은 “백마초 야구부 출신들은 다른 학교에 가서도 등번호 3,4번을 달거나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들 야구 인생에 고향같은 곳으로 백마초 야구부를 기억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술같은 순간이 펼쳐지는 야구, 정말 재미있어요
지난 10월 열린 도지사기 야구대회에서 학생들은 야구가 무엇인지 온 몸으로 배우고 느꼈다. 백마초 야구부는 야구를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은 5~6학년 학생들과 저학년 학생들이 주축이 돼 대회에 참가했다. 고학년들로 구성된 강팀들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오르기까지, 먼저 점수를 내주고 뒤집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가 계속됐다. 마침내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을 한 순간, 아이들은 야구가 무엇인지 가슴깊이 깨닫게 됐다.
5학년 배지호 학생은 백마초 야구부의 주장이다. 지호 학생은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는 것이 야구라는 것을 배웠다”며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찾아오는 것이 야구인 것 같다”고 전했다. 6학년 성동현 학생은 이번 대회에서 팀을 준우승으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번 대회에서 7대4로 지고 있는 순간이 있었어요. 이때 제가 마침 쓰리런 홈런을 쳐 팀을 승리로 이끌었답니다. 덕분에 초등학교 시절 마지막 큰 대회를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어요. 이대호 선수같이 실력있고 멋진 야구 선수가 되고 싶어요. 가끔 이런 마술같은 순간이 펼쳐지는 야구, 정말 재미있는 것 같아요.”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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