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만사- 떡볶이 기업 ‘아딸’ 이경수 대표

8평 분식점 850개 프랜차이즈가 되다

지역내일 2011-11-27 (수정 2011-11-27 오후 12:56:28)

 떡볶이로 대박을 낸 ‘아딸’ 이경수 대표. 먹고 살기위해 시작한 분식점이 불과 10년 만에 850개의 떡볶이 프랜차이즈로 발전했고, 이제는 그 떡볶이가 중국에까지 건너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에는 강남구 신사동에 플라워카페 ‘듀셀 브리앙’을 오픈해 또 다른 시작을 했다. 사업이 승승가도를 달리는 만큼 회사업무 외에 창업특강, 설명회, 인터뷰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는 그. 아딸 본사인 오투스페이스 이경수(42세) 대표를 성내동 사무실에서 어렵게 마주했다.




길거리 음식 떡볶이 인식 바꿔
  아버지 튀김 딸 떡볶이의 줄임말인 ‘아딸’은 2000년 11월 서울 금호동 ‘자유시간’에서 시작됐다. “목사 아들로 자라면서 신학대학원을 나와 아버지 교회 전도사로 일하면서 목사일이 천직이라고 생각했었죠. 개척교회라 상황이 어려웠었고 교회를 살리고 가족도 먹여 살리기 위해 적은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떡볶이집을 차렸던 겁니다.”
  분식집을 열면서 그는 1972년부터 경기도 문산에서 튀김집을 해왔던 장인어른을 가게로 모셔와 함께 일했다. 장인어른의 노하우와 사위와 딸의 맛 계량화, 청결, 서비스가 접목되자 26㎡(약8평)짜리 가게는 늘 손님들로 붐볐다. 그러던 중, 2대째 가업을 잇는 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2002년 2월 MBC의 간판 예능 프로였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출연하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이대 앞에서 장사하던 고모님이 방송을 보고 연락을 주셨었어요. 함께 동업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는데 고민 끝에 금호동을 접고 이대로 가보기로 했죠. 거기서 잘하면 제 꿈인 프랜차이즈 사업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대로 옮기면서 간판도 ‘아딸’로 바꿔달았다. 아딸의 아버지는 이 대표의 장인, 딸은 아내 이현경 씨를 의미했던 것. 웰빙과 청결, 서비스가 특별한 아딸의 맛은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광고 한 번 하지 않았지만 여기저기서 프랜차이즈를 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가정경영까지 성공한 남편, 아빠
  인터뷰가 무르익었을 즈음 이 대표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잠시 인터뷰는 중단됐고 그는 아주 반갑고 유쾌한 목소리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동조해줬다. “아, 그렇습니까.” “잘됐네요.” “예, 예.” 전화를 건 상대방이 누굴까 궁금했다. 2~3분여 동안 깍듯한 존댓말이 이어진 후 마지막에 그와 통화한 상대방이 밝혀졌다. “그런데 여보, 제가 인터뷰 중입니다. 수고하세요. 있다 봅시다.” 매일 보는 아내에게 수화기 너머로 사랑이 물씬 느껴지도록 공감하면서 반갑게 통화를 하다니 이 남자가 다시 보였다.
  상기된 표정의 이 대표는 아내에게 온 전화라고 밝히며 우리 부부는 결혼 18년차이고 직원들에게 닭살커플로 불린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부부로 살면서 어떻게 그 오랜 세월을 닭살커플로 살 수 있냐고 되물었더니 아내와의 만남을 들려준다. “제가 대학 4학년 2학기 때 아내를 만났는데 그때 뛰었던 제 심장이 아직까지도 뛰고 있어요. 첫눈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꼈었고 만난 지 두 달 만에 결혼해야겠다고 결심해 아버지를 졸랐었죠.”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고 결혼시켜달라니 부모 눈에 ‘이상한 놈’으로 비춰졌을 법하다. 하지만 설득을 시켜 6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당시 이 대표의 나이는 24살, 아내는 21살이었다. “세월이 흐르면 부부사이에 애정이 식는다고 하죠. 전 그런 생각이 본인 마음에서 오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강동구 소재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 둘의 아빠이기도 한 그는 아이들과도 소통을 잘하는 아빠다. 평소 자전거 타기를 즐긴다는 그는 밤 12시라도 딸들이 자전거 타기를 제안하면 함께 한강변에 나가 마음껏 달리고 얘기를 나눈다. 가족 이야기가 나오자 더욱 즐겁고 행복한 표정으로 답하는 이 대표. 회사 슬로건도 ‘가족이 행복한 세상’ 이란다. 사업 뿐 아니라 가정경영도 성공한 그의 수완이 대단하다.




사람에게 진심을 다하면 통한다
  얘기를 나누다보니 어렴풋이 그의 성공비결이 느껴졌다. 예상했던 대로 이 대표가 밝힌 성공비결은 사람에게 진심을 다한 것. “돈을 벌기위해 장사를 시작했기에 눈앞 이윤보다 사람을 중요시했어요. 불과 6년 전까지 가난하게 단칸방 생활하며 힘들게 살아왔지만 자식들에게도 돈을 물려주기보다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자세를 물려주고 싶어요. 아딸을 창업하려고 찾아온 점주들에게도 늘 강조하는 것이 바로 그겁니다.”
  창업설명회를 하면 쉬는 시간 없이 보통 5시간을 내리 진행한다는 그. ‘창업시장은 무척 힘들다. 다시 고민해봐라’로 시작해서 ‘음식을 다루는 곳은 맛과 청결, 서비스는 기본이다. 구멍가게를 만들려고 하지 말고 기업을 만들어라’고 끝낸다고 한다.
  “후발업체가 생기면서 떡볶이 시장이 넓어졌다고 생각해요. 이런 분위기가 오래가서 서로 윈윈했으면 좋겠어요. 저희 회사도 상대방을 연구하면서 계속 맛도 업그레이드하고 관리나 서비스 등을 보완해가고 있습니다. 아딸이라는 이름을 믿고 투자한 점주들이 타격받지 않도록 탄탄하게 관리해 모두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해야죠.”
  플라워 카페와 전문 플로리스트를 양성하는 플라워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듀셀 브리앙’이 개점하면서 새벽2시까지 그곳에 머물며 집중하고 있다는 이 대표. 앞으로 그의 꿈은 현재 운영 중인 ‘요리 연구소’를 기반으로 제2, 제3의 요식업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이다.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이 남자의 또 다른 비상을 기대해본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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