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맛집을 찾으려면 그 동네 터줏대감한테 물으면 실패하지 않는다. 장생포에서 태어나 어릴 때 고래고기를 손에 들고 다녔다는 지인에게 소개받은 고래고기전문점이 ‘고래막집’이다.
고래막집 권영숙 사장은 울산에서도 고래고기 전문가로 이름이 높다. 처음으로 고래갈비를 선보인 곳도, 고래축제 때 고래음식 한일전에서 일본을 꺾은 곳도 바로 이곳이다.
고래고기 손질부터 보관, 요리까지 어디 한 부분 틈이 없는 이집의 추천메뉴는 바로 고래탕이다. 고래탕이라해서 곰탕을 떠올리면 오산이다. 오히려 만드는 과정이나 모양이 소고기국에 가깝다.
우선 고래탕은 고래 살코기와 심줄을 폭 삶아 헹구고 식용유에 고춧가루를 넣고 달달 덖는다. 여기에 물을 붓고 콩나물, 버섯, 무를 총총 썰어 넣고 갖은 양념으로 맛을 낸다.
고래탕을 잘 못 만드는 곳에선 누릿한 고래 특유냄새가 올라오거나 심하게 텁텁한 맛을 내기 마련이지만 이집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래 폭 끓여 시원하고 칼칼한 소고기국밥을 맛보는 느낌이다. 비법도 없단다. 수 십 년 끓여 내다보니 이 맛이 난다는데 굳이 비법을 따지자면 손맛이다.
권영숙 사장은 “집에서 국 끓이듯이 끓이지 뭐 딴 거 있나. 고래고기가 맛이 워낙 찐하니까 국간장 말고 소금간 한 거 뿐입니다. 고래탕에 비법이 있는 게 더 이상하재”라며 호탕하게 웃는댜.
여기도 고래 저기도 고래인 장생포에서 동네사람들이 인정한 곳이니 맛은 보증수표인 셈이다.
밑반찬도 단출하다. 그렇지만 해초류를 제외하곤 모두 권 사장이 직접 키운 채소들이다. 아침마다 밭에 들러 그날 쓸 만큼만 뽑아 반찬 만드는 일도 가게 역사만큼 오래됐다.
날이 쌀쌀해지면서 고래탕을 찾는 단골이 늘었지만 원래 이집은 고래두루치기가 더 인기다. 권 사장은 “고래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아주 많지. 고래 동그랑땡, 갈비, 떡갈비도 일품이지요. 고래갈비는 어린고래로 만들어야 제대로지 안 그럼 질겨서 못 먹죠. 그런데 날이 갈수록 고래고기가 귀해 내놓을 수 있는 요리가 몇 가지 없어 안타깝다”는데 끝없이 고래 이야기다.
위치: 고래박물관 맞은편 해군부대 바로 옆
메뉴: 수육, 두루치기, 탕 등
영업시간: 오전8시30분~오후10시
문의: 052-266-1585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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