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력과 추론능력 향상으로 고교 3년의 밑 걸음 만들기
이제 중학교 생활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놓인 예비고1은 내년 3월이면 입시준비생 대열에 들어선다.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 중 최대 두 과목은 A, B유형 중 어려운 B형을 선택해야하고, 재수를 하게 될 경우에는 2016년부터 도입 예정인 국가영어능력시험(NEAT)에 대비를 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수학능력시험이 쉽게 출제되어 내신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제 고등학교 입학 때까지 4개월. 고등학교 3년 동안을 밑 걸음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어휘력 향상을 통한 추론능력 배양이 필요하다. 내일신문에서 준비한 기획 ‘성공적인 고교생활을 위한 예비고1들의 겨울방학 언어? 수리? 외국어의 효과적인 학습법’ 그 세 번째 이야기, 외국어영역의 효과적인 공부 방법을 소개한다.
중학교 영어공부와 고등학교 영어 공부의 차이점
예비고1 대부분이 적어도 6년 이상 학교 수업시간과 학원 수업을 통해 영어공부를 해왔음에도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휘 때문에 힘들어한다. 안희성 교사(강서고)는 “어릴 때부터 영어를 꾸준히 공부한 학생들은 중학교 때는 어휘공부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더라도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어휘 량이 급격히 증가하므로 어휘공부를 하지 않고 있다가는 크게 낭패를 보게 된다”며 독해교재로 어법과 어휘를 공부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독해 문제를 풀고 채점할 때 어법문제 해설을 꼼꼼히 읽으면서 어법을 익히고, 이 방법으로 한 권을 다 공부한 다음 전체 문제를 쭉 훑으면서 어휘공부를 하는 방법이다. 듣기공부를 할 때는 “모의고사 한 회분을 풀고 채점하고 틀린 부분은 스크립트를 보면서 다시 듣고, 마지막에는 스크립트를 보지 않고 듣는 방법으로 공부해보는 것”이 좋다. 안 교사는 이렇게 어법과 어휘, 듣기 공부만 챙겨도 고등학교 수업준비로 충분하다고 조언한다.
윤정호 원장(EBS 외국어 전문위원, 라스어학원 원장)은 “중학교 내신은 주어진 교과서에서 중간, 기말고사를 보기 때문에 내용을 외우고 빈칸 채우기 연습과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일단 모의고사에서 진도가 정해져있지 않기 때문에 추론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영영사전으로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를 찾아보는 훈련을 추천한다. 영영사전으로 단어의 정의를 읽는 작업만으로도 독해와 추론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 이 방법으로 기본어휘를 탄탄하게 공부해 놓은 학생은 지문에서 모르는 단어가 나오더라도 해석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 입학하기 전에 먼저 학생의 수준이 어느 정도 인지 신뢰할 만한 진단프로그램이 있는 곳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도 중요하다. 안 교사는“고등학교 1학년 시도교육청 연합평가를 해결할 수 있으면 A형을 대비하는 수준, 2학년의 연합모의학력 평가를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으면 B형을 대비하는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자신의 수준을 스스로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권한다.
달라지는 입시제도 예비고1은 어떤 영향을 받나
수험생들이 진로나 진학하고 싶은 모집단위에 따라 국어, 수학 및 영어는 AㆍB 중 하나를 선택해 응시할 수 있는 현 고1부터 실시되는 A/B형 선택제가 예비 고1도 영향을 받는다. 교과부는 수험생의 수험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B형의 경우 최대 2과목까지 응시 가능하고, 국어B와 수학B를 동시에 선택하는 것은 제한한다고 밝힌 바 있다. B형의 경우에는 현행 수능(이미 발표된 2012학년도 수능) 수준을 유지하고, A형은 현 수능보다 출제 범위를 줄이고 쉽게 출제된다.
수학능력시험이 쉽게 출제되어 변별력이 떨어지면 대학에서는 자연적으로 내신에 비중을 두고 학생을 선발하게 된다. 2013년부터는 수능100% 전형이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그 이유다. 특목고나 자사고, 일반고 등의 학교별 편차를 G점수화하면 평가에 무리가 없다. 안 교사는 “과목 평균이 낮을 때 G점수가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학교마다 시험을 어렵게 출제해 평균점수를 낮추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문제는 어려워지고 빠른 시간 내에 문제를 풀 수 있는 능력이 평가기준이 될 것이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윤 원장은 이번 수능에서 듣기부분이 쉬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 고2부터는 듣기 비중이 30%에서 50%로 증가하고, 70%였던 독해 부분이 50%로 문제 수가 축소되면 자연히 수능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예비 고1이 B형을 선택할 경우 지금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는 말이다.
2016년에 시행을 앞 둔 국가영어능력시험(NEAT)에 예비 고1은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조급해 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현 수업에 말하기와 쓰기를 더 첨가하는 방식만으로도 NEAT를 대비할 수 있다. 2009년 국가영어능력시험(NEAT)의 채점위원으로 참가했던 안 교사는 “정부는 고등학교 수업내용을 바꾸려면 시험을 바꾸어야 한다는 취지로 NEAT를 내놓았다. 정확한 영어보다 의사소통이 가능한 영어를 위해 독해와 듣기는 쉬워지고 그 동안 등한시 했던 말하기와 쓰기 부분이 강조되었다고 보면 된다”라며 사교육에 휘둘리지 말고 EBSe에 개설된 NEAT 2급, 3급 강좌를 추천한다. 또, NEAT 2급의 쓰기부분은 짧은 에세이 수준이며, 말하기는 유창성과 의사소통에 비중을 두었기 때문에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과 그림을 보고 자기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대답을 전혀 못하거나 엉뚱한 답을 하지 않는 한 부분 점수라도 받을 수 있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전문가가 조언하는 교재와 공부법
고등학교 입학 후 3년 동안 어떤 방법으로 공부를 하면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안 교사는 고등학교 입학 후 1년간 기본 어법 참고서를 선택해 정리하고 ‘2학년 모의고사 기출문제’ 수준의 공부를 하고, 2학년 때는 ‘수능기출문제’나 ‘평가원 모의고사 기출문제’ 풀이를 권한다. 3학년이 되면 EBS 교재를 연계하여 공부하는 것이 좋은데 문제를 풀고 채점, 분석 단계를 거쳐 자신이 문제를 변형할 수 있는 단계까지 공부하면 나머지 30%는 저절로 따라온다고 조언한다. 즉 전혀 보지 못한 지문이나 변형된 문제(30%)가 나오더라도 충분히 풀 수 있다는 말이다.
윤 원장은 “좋은 영영사전으로 공부하는 것은 하버드 영어과 교수를 모시고 공부하는 것이다”, “영영사전은 원어민의 영어습관과 사고방식을 볼 수 있어 좋은 교재이다”며 어휘공부를 위해 옥스퍼드와 롱맨 영영사전을 추천한다. 기본 어휘를 어느 정도 다지고 나면 자기 수준에 맞는 원서를 골라 작가의 생각을 음미하면서 천천히 읽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리 낼 수 있는 만큼 들을 수 있다”는 윤 원장은 듣고 따라 읽는 연습이 듣기 실력향상의 가장 빠른 방법이며, 반복해서 연습을 하는 것을 강조한다. 또, 윤 원장은 문법을 공부하는 이유는 정확한 글쓰기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글을 직접 써보는 것이 문법 실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문법교재 캠브리지의‘Basic Grammar in use''나 옥스퍼드의 ’Good Grammar''로 글쓰기와 병행해서 공부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추천한다.
또“고1부터 지치지 않고 대학까지 포기하지 않고 갈 수 있는 영어공부를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중학교를 졸업하는 시점에서 먼저 아이가 하고 있는 영어공부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가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아니라면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 방법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 다음이 흥미를 유발할 수 있게 만드는 단계이다. 이 단계를 거치고 공부를 하겠다는 동기부여가 되면 비로소 정확한 진단평가를 통해 아이의 실력을 파악하고, 실력에 맞추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도 좋다”고 조언한다. 고1의 문턱에 들어서면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내야한다. 사람에 따라 길수도 짧을 수도 있는 그 시간을 잘 보내려면 신발 끈을 고쳐 매는 시간이 필요하다.
도움말:강서고 안희성 교사, 라스어학원 윤정호 원장
성명욱 리포터 timac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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