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임최고> 가양동 난타 동호회

두드리기만 하면 특별함과 즐거움이 배가 된다

지역내일 2011-12-27

"하! 하! 하!" 기압소리를 시작으로 "둥~둥~둥~" 대북의 웅장한 소리가 가양1동 주민 센터  앞으로 울려 퍼진다. 손끝의 북채가 신명이 난 듯 허공을 휘젓고, 대북의 낮지만 굵은 소리는 대북을 두드리는 이들의 호흡소리와 장단을 맞추어 듣는 이로 하여금 어깨가 들썩이게 만든다. 자신들의 몸집만한 북을 두드리고 있는 이들은 가양1동 난타 동호회 회원들. 휘모리장단에 맞춰 매주 목요일 3시부터 6시까지 초급? 중급반으로 나누어 꼬박 3시간이 넘게 두드리고 나면 가슴에 쌓여 있는 것들이 깨끗이 씻겨 내려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오히려 수업이 없는 날이면 허탈하기까지 하다는데….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가양동 주부난타동호회원들을 만나본다.


신명난 리듬에 어깨춤이 절로
가양동 난타 동아리는 지난 봄, 가양1동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으로 난타 강좌를 개설하면 어떻겠냐는 건의와 함께 시작되었다. 난타를 만들고자 하는 회원들과 난타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한 명, 두 명 모이기 시작한 회원까지 어느덧 25명으로 늘었다. 40~50대 주부가 대부분이지만, 직장인들도 잠깐 틈을 내어 배우러온다.
난타강좌를 이끌고 있는 강사는 허금란씨, 잘하는 몇 명보다 많은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동호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처음 북을 만져보는 회원부터 몇 개월 이상 두드려본 경험이 있는 회원까지 천차만별의 실력을 가진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것은 ‘공감’이었다고 허 강사는 전한다. “강서구에서 난타를 잠깐 접한 회원들이 난타를 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던 중 가양동 주민 센터의 도움으로 강좌를 개설하게 되었고 장구가 아닌 처음부터 대북을 접한 강사를 찾아 나섰고 인연이 되어 함께 하게 되었다”고 덧붙인다.
가양동 난타 동호회 회원들은 대부분이 주부이지만 힘들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대북을 치러 오는 이들도 있다. 매번 수업이 있기 하루 전날, 허 강사는 ‘내일은 북치는 날입니다. 다른 약속 잡지 마시고 꼭 나오셔요~’라는 문자를 보낸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고 문자를 보내고 한통의 답장을 받고 깜짝 놀랐다는 허 강사. “대북을 치러 가기 위해 선생님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노력한다”는 말을 듣고 참으로 감격하기도 하고 힘들게 오는 회원도 있어 더 열심히 가르쳐야겠다는 다짐을 했단다.
매주 1번씩 1시간 반 정도의 수업은 재미를 넘어 신명에 가까운 즐거움이다. 흥겨운 가락과 역동적인 움직임은 가슴 속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 준다. 직장 때문에 참여하기가 어려웠지만 사장님의 배려로 대북을 만질 수 있었던 신미순 회원, 개강할 때 함께 시작하지 못하고 1~2달 늦게 배웠지만 너무나 열심히 참여하는 김미애 회원, 댄스스포츠강사로 힘도 있고 감도 있다는 한바다 회원, 힘들지만 매번 빠지지 않고 나오는 정갑숙 회장부터 매 시간마다 흥을 돋우는 김경자 총무까지 난타 동아리 회원들은 즐겁기만 하다. 창단멤버인 윤서영 회원은 “운동도 되고 다이어트도 되고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고 전한다.
멜로디가 없는 난타는 장단만으로 연주가 이루어지기에 단조롭지 않고 흥이 날 수 있도록 서로 밀어주고 받아주어야 한다. 그러니 회원과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할 터. 그러나 가양동 난타 동아리 회원들의 실력은 천차만별, 이것을 화합으로 이루어가는 것은 오롯이 회원들 간의 ‘소통’의 결과였다. 그래서일까. 회원들은 자신의 소리는 죽이고 다른 이들의 소리에 몸을 맡기며 함께 연주해나간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은 이들의 난타 실력은 지난 9월 처음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강서구가 마련한 ‘2011 자치회관 동아리 어울 마당’에서 동 대표로 나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고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작품의 창의성, 표현력, 열정, 관객 호응도를 종합평가한 후 받을 수 있는 최우수상은 시작한지 7개월밖에 되지 않은 회원들이 처음으로 나간 대회에서 1등을 하게 되었으니 감격을 넘어 희열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동아리 어울 마당에서 최우수상 수상까지
“2011 자치회관 동아리 어울 마당에서 공연 이후 상을 발표하던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떨린다”는 회원들, 맨 마지막에 이름을 불러야 최우수상을 받을 수 있는데, 한 팀 한 팀 호명될 때마다 이름이 불리까봐 가슴을 졸였다는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입을 모은다.
더구나 처음 난타를 배운다고 할 때 콧방귀를 끼던 가족들이 최우수상을 받고 보니 이제 적극적으로 호응한다고 하니, 가양동 난타 동아리 회원들에 대한 기대가 높기만 하다. 하지만 상을 받은 건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생각한다는 회원들은 강서구에 이런 동호회도 있더라는 평을 듣고 싶단다. “난타는 사람의 가슴을 울릴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강서구를 대표하는 동호회답게 더 열심히 연주하고 1등을 한 만큼 책임감을 가지도록 하겠다”고 다짐한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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