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버스- 세현고 사물놀이반 ‘울소리’를 찾아서

얼쑤! 신명나는 사물놀이에 하나가 되요

지역내일 2011-12-25

북·장구·징·꽹과리가 어우러진 신명나는 사물놀이 가락이 늦은 시간까지 들려오는 교실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얼~쑤! 추임새가 절로 나오고 어깨가 들썩거려진다. 문을 열고 들어선 교실에는 세현고 사물놀이반 ‘울소리’ 회원들이 우리 사물놀이 가락에 취해 흥이 한껏 올라 있었다.
우리소리라는 뜻과 울려퍼지는 소리라는 두가지 뜻을 가진 세현고 ‘울소리’는 올해 처음 만들어졌다. 그간 사물놀이를 통해 함께하며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라는 말을 다시 확인 하는 시간이었다는 세현고 ‘울소리’ 회원들, 우리음악 사물놀이와 하나 되는 감동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절로 흥겨워지는 우리 음악 사물놀이
세현고 사물놀이반 ‘울소리’는 올해 만들어졌다. 모두 세현고에 2011년 입학한 1학년 새내기들로 구성된 ‘울소리’는 모두 우리가락 ‘사물놀이’에 평소 관심이 많았던 친구들이 모인 곳이다. 평소부터 관심이 많았던 친구들이 모인지라 세현 ‘울소리’는, 매주 월요일, 금요일 방과후에 3시 반~5시반까지 2시간씩 연습을 하고, CA하는 토요일에도 9시~11시까지 모여 열심히  연습을 했다.
올해 처음 만든 동아리인지라 처음 보는 친구들이 많아서 서먹서먹했지만, 거의 1년간을 매주 두세번씩 만나다보니 이젠 다들 친해지게 되었다는 ‘울소리’는 모두 11명, 실력이나 경험보다는 흥미랑 열정만 있으면 된단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 조금 배운 친구도 있지만 처음인 친구들도 있었어요. 어차피 다들 초보였기 때문에 처음부터 맞춰가면서 배웠습니다”라는 상쇠 김슬미양, ‘울소리’의 부장을 맡고 있다. 민요를 좋아하시는 할머니와 함께 생활해 어려서부터 우리음악을 좋아했던 슬미양은 중학교 때도 사물놀이부에서 활동했다. “고교에 입학하니 학교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많은데 잠깐씩 사물놀이 연습을 하는 것이 공부의 집중력을 높여주고 활력소가 되어서 너무 좋다”는 김양의 진로는 항공우주학 전공이란다.
세현고 ‘울소리’는 무형문화재 이영재 선생에게 배우고 있는데, 가끔 ‘울소리’가 공연이 있을 때는 이선생의 제자들도 함께 지도하고 있다. 처음 새로운 가락을 배울 때는 선생님이 먼저 악기별로 시범을 보여주면, 회원들은 따라하면서 익혔고 또 다함께 연주했다.
부쇠겸 장고를 맡고 있는 문하람군은 어머니께서 장구를 배우시는 걸 보며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물놀이요. 그냥 좋아요”라는 문군은  연습을 끝내고 집으로 갈 때 기분이 허무(?)하단다. “지금 가면 1주일을 또 기다려야 하는 구나 생각이 들어 허무하고, 아쉬워요”라는 문군은 “고3때도 계속 사물놀이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어머니의 만류로 거의 몰래 ‘울소리’에 참여 하는 이성현양은 친구 다현이의 권유로 ‘울소리’에 함께 했다. “어머니 말씀처럼 공부에 방해가 될까봐 처음엔 갈등도 했지만, 북도 치고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공부만 하는 것 보다 더 좋았고 성취감도 느꼈어요”라는 이양은 “이번 취재로 몰래 사물놀이 배운 거 어머니께 들키게 되었다”며 걱정 어린 미소를 지었다.


바쁘지만 2학년에도 계속하고 싶어
세현 ‘울소리’는 평소 사물놀이에 관심 많고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인터라 그런지 한 번만 들어도 잘 따라했고 정말 열심히 했다. 이런 ‘울소리’의 빠른 습득으로 학기 초에는 2채를 배웠고, 다음에는 7채와 6채 위주로 연습하게 되었다. 2학기에는 짝쇄와 내드림이나 타령도 배우게 되었다. 선생님이 안 오시는 날이나 비는 시간에도 회원들끼리 모여 배운 것을 계속 반복하면서 정말 열심히 함께했다.
양동중 사물놀이반의 연주가 넘 멋져보였다는 백다현양은 장구가 좋아 시작했다. “서양음악과 달리 다 외워야 하는 등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두달이 지나자 재밌어졌어요. 근데 또 장구 장단이 점점 빨라지면서 힘들었다”는 다현양은 미술로 진로를 정해 2학년때는 동아리 활동은 못해도 시간이 되면 사물놀이는 계속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취미로 모인 ‘울소리’는아직 1년이 안된지라 대회에 나가거나 외부로 공연하러 간 적은 없지만, 학교 축제 때 처음으로 오프닝 무대에 올랐고 또 사물놀이반  컨셉에 맞게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는 부스를 운영했다.
“학교 축제 때 긴장해서 실수를 했지만 친구들이 저희 공연에 환호를 보내줘서 너무 좋았어요. 앞으로 더 큰 무대에도 서보고 싶어요”라고 무대에 올랐던 소감을 전하는 최은지양은 빵빵하게 튕기는 북소리가 좋아 ‘울소리’ 회원이 되었단다. “꽹과리 리드에 박자를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하나씩 발전해 가는 모습이 또 다른 즐거움 이었다”며 웃었다.
합주반에 들까 고민을 했던 오가연양(장구)은 “학교 축제공연을 준비하기 위해서 연습할 때 하나 하나 맞춰가고 박자가 엉킬 때면 서로 알려주며 연습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연습할 때보다 무대에 올라가서 호흡을 잘 맞춘 것 같다”고 말했다.
염창중 관악반에서 활동을 했던 조효지양은 학생회 활동과 병행 하느라 쉽지 않았지만 리듬악기로만 어우러져 내는 사물놀이의 독특한 소리에 반해 ‘울소리’에서 활동했다. “사물놀이는 리듬을 다 외우는 것이 힘들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소리의 맥이 들리기 시작하면서 가락이 한번에 외워지고 너무 재밌었어요”라는 조양은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주는 물론 공부도 잘해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는 친구다.
‘울소리’ 상쇠 김슬미양은 “내년에는 모듬북이랄지 상모 돌리면서 노는 선반을 배울 계획이에요. 아직 친구들이 서양음악에 비해 우리 음악에 관심이 많지 않아 호응이 적지만, 지금 활동하는 친구들이랑 내년에도 계속 ‘울소리’를 이어가면서 앞으로는 다함께 즐길 수 있는 멋진 공연을 하는 게 목표입니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희경 리포터 yihk60@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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