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의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실시 예정에 따라 영어교육 전반에 미세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그동안 우리의 영어교육은 정권이 바뀌거나 교육부 수장이 바뀔 때마다 수시로 평가방식이나 교육내용의 변화를 보여왔다. 이를 반기는 사람은 학생도 아니고 교사도 아니었으며 학부모는 더더욱 아니었다. 정부정책의 변화를 가장 원하는 이들은 다름 아닌 영어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상업적 목적으로 입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교육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영어 프로그램을 2~3년 접하게 되면 기존과 별반 다름없음을 알고 식상해 하기 십상이니 무언가 새로운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도태되게 되기 때문이다.
과연 영어라는 과목은 정부 정책이나 방향에 따라 학습방법이나 교육방법이 바뀌어야만 하는 멍에를 지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영어는 언어다. 언어를 배우는 것은 듣고 말하며, 읽고 쓰는 아주 지극히 단순하고도 명쾌한 구조를 지닌 학습법을 가지고 있다. 이번 교과부의 NEAT는 이 네 영역 중 그동안의 듣기와 읽기 중심의 테스트에서 탈피하여 말하기와 쓰기를 테스트 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방침이 평가 도구로서의 변화를 의미할 뿐 영어 본질을 바꾸거나 왜곡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사교육시장에서는 마치 엄청난 변화가 있는 것처럼, 그동안의 영어교육은 큰 문제가 있었던 것처럼 호도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 학교 평가는 사회적 정의에 따라 무엇보다도 공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국민적 정서도 동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영어시험의 경우 공정성 시비가 적은 듣기와 읽기(독해) 위주의 테스트가 주를 이루어 온 것이다. 현재 교과부에서 발표한 NEAT예정안은 공정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어 시행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럼에도 NEAT의 말하기와 쓰기의 강조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의 영어교육이 상대방의 의사를 바르게 이해하는 과정중심이었다면, 앞으로의 영어교육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한 학습 포인트로 가져가야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언어는 상대방의 의사를 바르게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말하기와 쓰기중심의 학습법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말하기와 쓰기는 듣기와 읽기의 연장선이다. 들었으면 따라서 말해보는 것이 중요하고, 읽었으면 자신의 생각을 요약하여 글로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들었으면 객관식 문제의 정답을 고르고, 읽었으면 5지선다의 객관식 문제를 풀거나 주관식 문제의 정답을 찾는데 역점을 두었는데, 이제부터는 그 방향이 조금은 바뀌어야 한다. 들었으면 내 생각을 말하고, 읽었으면 내 생각을 글로 쓰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이러한 학습법을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중학교 과정부터는 내신을 대비해야 하는데 이때는 읽기와 듣기 중심의 평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말하기나 쓰기학습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아무리 NEAT가 도입된다고 할지라도 일선 학교에서 하루아침에 평가방식을 바꿀 수는 없다. 따라서 평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시기인 초등과정에서 말하기와 쓰기 학습을 어느 정도 다지는 것이 학습에 유리할 것이다. 말하기와 쓰기중심의 영어에서는 그동안의 단편적인 문법학습보다도 더 많은 실용적인 문법학습과 여러 표현을 익혀야 하며, 한영사전의 영어학습법이 매우 중요하다. 이해중심의 영어에서 표현중심으로의 영어학습법을 대비하는 것이 영어의 본질에 접근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NEAT나 여타의 평가시험에도 문제가 되지 않는 학습법이 될 것이다.
아이에듀학원 오수진 영어교수팀 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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