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세필산부인과 김석중 원장

지역내일 2011-12-17 (수정 2011-12-17 오후 12:59:58)

모성애를 완성하는 브이백의 축복

 
제왕절개로 두 아이를 낳은 이후 체력이 떨어지고 몸도 자주 아프고 힘들어 셋째 때는 꼭 자연분만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브이백을 한다는 종합병원에서도 두 번이나 수술을 한 산모는 위험하다며 수술을 권유하더군요. 포기하지 않고 브이백이 가능한 병원을 수소문한 끝에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분당까지 먼 거리를 마다 않고 진료를 다녔습니다.
출산 당일 무통주사를 맞으며 자궁이 다 열리길 기다렸다가 분만실로 옮겨 힘주기를 하니까 20분 만에 아기가 쏙 나왔어요. 자연분만한 사실이 믿기지 않더군요, 특히 배 위에 갓 태어난 아기를 올려놓고 아기 아빠가 직접 탯줄을 자르는 걸 보는 기분이란. 수술하고 마취에서 깨어나 아기를 처음 만나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기쁨이었습니다.
- 두 번의 제왕절개 수술 후 브이백에 성공한 원자엽(서울 동대문구 제기1동) 씨


제왕절개 수술 후 자연분만 원하는 산모 늘어  
브이백(VBAC: Vaginal Birth After Cesarean)은 제왕절개로 수술한 후의 자연분만을 뜻한다. 예전에는 제왕절개를 한 산모가 자연분만을 할 경우 자궁이 파열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자궁을 세로로 절개하지 않고 가로로 절개하는 횡절개 도입 이후 브이백의 성공률이 높아졌다. 분당 서현동 연세필산부인과의 김석중(54) 원장은 우리나라 브이백 역사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우리나라의 출산문화가 자연분만의 소중함을 이해하는 쪽으로 회귀하는 있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브이백을 결정하는 산모들이 한결같이 하는 똑같은 말이 있어요. ‘첫 아이를 제왕절개로 낳은 후 마취에서 깨어나면서부터 후회했다’는 겁니다. 바로 자연의 섭리인 모성애가 상처받았기 때문에 찾아오는 후회인거죠. 첨단 의료기술의 발달과 함께 궁극적으로는 모성애를 회복하고자 하는 산모들이 늘면서 브이백 시술이 늘고 있는 거라고 봐요.”
김 원장은 그동안 그가 시술한 수많은 브이백 산모들을 통해 모성애의 숭고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진통과정 과학적으로 관리 가능한 숙련된 의료진

“산모 입장에서는 마침내 해냈다는 자신감, 낳자마자 아기 울음소리를 듣고 품에 안아보는 충족감이 가장 값진 일입니다. 제가 받은 브이백 산모의 아기 중 저희병원 소아과에 다니는 아기들이 많은데요, 재미있는 건 모유 수유 비율 또한 압도적으로 높아요.”
브이백은 2% 채워지지 않은 모성을 완벽하게 충족시켜 준다는 장점 외에도 여러 가지 이점이 많다. 특히 수술 때와는 달리 링거주사에서 빨리 벗어나기 때문에 산후 부종이 빠르게 개선되고 고통이 적다. 수술에 비해 상처가 가벼워 약물 사용 횟수가 훨씬 적은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브이백은 아기에게도 좋은 선물이에요. 탈 없이 산도를 통과한 신생아는 수술대 위에서 갑자기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아기들보다 호흡능력이 좋고 지능지수도 좋은 것으로 증명됐죠.”
하지만 산모와 아기의 안전이 최우선이기에 원한다고 해서 누구나 다 브이백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예전에 제왕절개 수술을 횡절개로 했는지, 자궁 파열은 없었는지 등 산모의 신체적 조건과 과거 수술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의료진이 안전성을 판단한 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브이백을 왜 하려고 하는지 그 동기부터 차분히 생각해봐야 합니다. 브이백을 결정하고 진통을 하다가 고통을 참지 못하고 수술을 해 달라는 산모들이 실제로 있거든요. 무엇보다 수술 당시의 산모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고 분만과 진통과정을 과학적으로 능숙하게 관리할 수 있는 의료진이어야 안전하게 브이백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연세필산부인과의 ‘브이백’과 ‘역아 외회전술’
브이백에 성공하려면 의료기관을 잘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산모의 진통과 분만 진행과정을 과학적, 경험적으로 관리 조절할 수 있는 의료진의 숙련된 노하우가 필수적이기 때문. 만삭인 상태에서 자연분만 경험이 있는 산모이거나, 역아이기 때문에 수술한 경우, 태아의 심음이 좋지 않아 수술한 경우 등 자궁 문제 외의 요인으로 제왕절개 수술을 한 산모에서는 90% 이상의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
김 원장은 브이백 외에 거꾸로 서 있는 아기를 돌려놓는 역아 외회전술(ECV: External Cephalic Version)로도 산모들 사이에서 잘 알려져 있다. 임신 32~36주 사이에 자궁 속에서 아기의 머리가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 정상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자궁근육의 이완작업 후 초음파를 보며 손으로 아기를 만져 정상 자세인 두위로 돌리는 방법.
자궁이나 복근이 늘어져 있는 경산모의 경우 성공 가능성은 더 높으며, 아기가 제자리를 찾을 경우 제왕절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역아 외회전술에 대한 산모들의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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