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포그래피의 경계를 허물다’ ‘종이, 무한상상의 세계를 만나다’ ‘Artist''s Book Show-Between You and Me’. 이같이 이름도 생소한 다양한 종이와 디자인 전시회가 열리는 곳이 우리 지역에 있다. 바로 광진구 중곡동에 위치한 삼원페이퍼갤러리. 세계 각국의 수준 높은 디자인인쇄물을 비롯 해외 유명 아티스트의 초대전, 종이테마전시를 연중 끊임없이 개최하고 있는 이곳은 종이·디자인 관련인은 물론 지역민의 예술문화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 잡은 아주 특별한 공간이다. 이곳을 관장하고 있는 이연욱 대표(53·(주)삼원특수지 대표)와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 ‘삼원페이퍼갤러리’와 ‘종이’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현재 (주)삼원특수지와 삼원페이퍼갤러리의 대표이사를 동시에 맡고 있습니다. 모두 종이와 관련된 곳인데요, 종이에 대한 대표님의 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종이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종이가 아닌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역사와 문화, 시대가 기록되고 보존되어지지만 과거에는 종이를 통해 이러한 일들이 기록되고 전파되었죠. 현재는 급속한 디지털 시대, 많은 부분이 디지털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 미디어가 모든 종이의 역할과 기능을 대신하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종이를 통한 표현은 점점 기계화 되어가는 시대에 촉촉한 감성적 여유를 지켜주는 마지막 친구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발전해가는 디지털문화 속 ‘종이’라는 아날로그문화를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해 나가야 할까요?
“과거에 종이가 의미를 전달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였다면, 현재의 종이는 문화를 전달하고 가치를 표현하는 새로운 문화적 도구로 발전했습니다. 최근 종이가 갖는 의미와 역할이 온라인 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축소되었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디지털 미디어가 종이의 단점을 보완해 새로운 도구로서의 역할이 강화되었지만, ‘표현하고자 하는 인간 본연의 감성과 느낌’은 온전히 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감성적 부분으로 인해 앞으로 디지털문화가 발달되는 상황에서도 아날로그문화에 대한 가치는 분명히 중요시 될 것이고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융화되어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도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삼원페이퍼갤러리는 어떤 곳이며 어떤 취지에서 개관한 곳인가요?
“1990년 창립한 삼원특수지가 성장하는데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는 차원에서 종이·디자인 분야의 미래 인재에 대한 투자를 생각하게 되었고, 그 출발점이 삼원페이퍼갤러리입니다. 개관초기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든 해외의 우수 그래픽인쇄물과 제작물들을 소개하며 선진화되고 새로운 해외 디자인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현재는 디자인, 인쇄, 출판 관계자 및 학생들에게 다양한 디자인 트렌드를 소개하며 해외 아티스트 강연회를 통한 디자인 철학까지 전달하는 디자인 문화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관람하기에는 다분히 전문적인 곳인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삼원페이퍼갤러리는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입니다. 최근 일반인들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북아트와 페이퍼크래프트(종이공작)를 위한 전문 전시공간도 운영하며, 세미나를 통한 체험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단순화된 종이제품에서 벗어나 물에 젖지 않는 종이, 금가루가 들어간 종이, 벨벳과 같이 부드러운 종이 등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6000여점의 다양한 종이를 만져보고 확인할 수 있으며 필요하다면 구매까지 가능한 곳입니다.”
디자인 등 다양한 예술 분야 학생들에겐 삼원페이퍼갤러리가 특별한 공간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들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지원이 있나요?
“삼원페이퍼갤러리는 디자인분야뿐 아니라 종이공예, 사진, 순수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매년 연 8회 이상의 테마전시와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 및 아티스트 초청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디자인 전공자들과 일반 단체 방문객을 위한 종이강의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디자인 전공 학생들의 포트폴리오나 프로젝트 진행 시 필요한 다양한 종이와 출력, 제본 등의 소스를 제공하기도 하며 다양한 공모전 등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경쟁력을 키우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기도 합니다.”
2012년 특별히 계획하고 있는 전시회를 알려주세요.
“2012년에도 그래픽디자인과 페이퍼크래프트에 중점을 둔 패키지, 일러스트, 타이포그라피, 북아트, 시각발상, 해외그래픽인쇄물 등 다양하고 교육적인 전시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정보제공을 위한 ‘보는 전시’에 중점을 두었다면, 2012년에는 ‘새로운 생각이 가미된 함께 교류하고 참여하는’ 것에 중점을 둔 특별한 전시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또한 디자인에 관심을 두고 취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국내 최고의 디자이너를 초청, 그들만의 디자인프로세스, 독창성, 클라이언트와의 대화방법 등 실질적인 디자인 정수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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