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당패는 하늘의 파장을 받아 인간 세상에 펴는 일을 하던 이들이라 한다. 가장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로 태어나면서부터 그러한 직업에 익숙하고 그러한 일을 하며 살았던 사람들이라는 거다. 남사당패의 얼이 깃든 곳, 우리 지역 전통 문화예술 단체의 모태인 놀이패 베꾸마당(대표 우대식)을 찾았다. 탄생 25주년을 맞아 “2011 베꾸마당 풍물굿 내가 가장 착해질 때”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이었다.
풍물과 시의 만남‥ 공연에 시인도 함께 해
풍물이란 사물(장구 북 꽹과리 징)과 극의 만남으로 퍼포먼스와 잡색 등이 함께한다. ‘풍물굿’이란 춤과 노래, 악기 연주와 연극 장르가 총체적으로 결합한 형태로, 풍물이 주가 되는 연희공연이라 보면 된다.
“2011 베꾸마당 풍물굿 내가 가장 착해질 때”는 농부시인 서정홍 씨의 시집《내가 가장 착해질 때》를 토대로 시와 노래, 춤과 연주 등이 함께 어우러진다. 서 시인도 공연에 함께 한다.
베꾸마당 우대식 대표는 “4년 전 서정홍 선생님의 《내가 가장 착해질 때》출판 기념회에서 축하 공연을 한 적이 있어요. 제목이 아주 인상적이었죠.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착안했어요”라며 “풍물과 시의 만남, 풍물 자체의 신명과 시적 정서의 어울림이 이번 공연의 포인트”라고 설명한다.
공연을 앞두고 서정홍 시인이 사는 마을(황매산 자락에 있음)에 두 번 갔었단다. 처음엔 기획팀과 두 번째는 회원 모두. “당황스러울 만큼 한적하고 조용한 느낌이었어요. 소음에 놓여 살던 도시와 다른 그 순간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어요. 그러면서도 ‘이런 곳에서 계속해서 살 수 있을까’를 자문해보니 답은 ‘잘 모르겠다. 자신 없다’더군요. 길들여진 도시민의 모습, 제 안의 이중성이 확인 된 거죠. 조금 씁쓸하더군요”라며 그래서 더욱 이번 공연에 대한 애착이 강해지더라고 덧붙인다.
농촌의 아름다움이나 여유도 좋지만 농촌생활에 깃든 애환과 갈등도 외면할 수 없는 현실. 그러나 흙을 만지고 이랑을 만들고 씨를 뿌릴 때 착해진다는 시인의 마음에 공감하는 귀농자들의 순박성이 극의 줄거리다. 공연은 무료이고, 11월 26일(토) 오후 6시 늘푸른 전당 2층 공연장에서 열린다.
문의 : 292-7264
윤영희 리포터 ffdd7777@hanmail.net
intervew-놀이패 베꾸마당 우대식 대표
“공연을 준비하며 가장 착해집니다”
“탈춤 추는 모습에 반해 대학에 들어갔고, 탈춤으로 대학시절을 다 보냈다”는 우대식 대표는 “공연을 준비할 때 가장 착해진다”고 말한다. “굿은 상생과 해원이 담긴 축제로 제례와 통합니다. 그 진정한 정신을 새기며 제 안에 있는 부정의 찌꺼기들을 태워 없애야 해요. 원망이나 미운 감정들을 떼어내고 텅 빈 마음 상태가 돼야 하죠. 그러지 않고 제대로 작품에 임할 수가 없어요. 따라서 저는 굿판을 준비할 때 가장 착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마 공연 제작을 경험한 사람이면 다 공감할거라 여깁니다."
또 중학교에서 사회 도덕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늘 ‘good teacher’에 대한 소망이 강해요. 당연히 지구 온난화 등 환경 문제, 슬로푸드와 로컬 푸드, 식량난 등에 있어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번 풍물굿도 아마 그러한 마음 밭으로부터 발아되지 않았나 싶어요. 시인께서도 아무 대가 없이 그저 막걸리 한잔이면 충분하다며 흔쾌히 허락하시고 반가워하셨어요.
이번 우리 공연은 회원들의 좋은 기운 착한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프로들이 꾸미는 매끄러운 무대와는 차이가 날지 모르지만, 관객들의 가슴으로 ‘내가 가장 착해지는 때’는 언제일까 하는 여운만 스쳐도 성공이라 생각합니다. 박수갈채로 끝나는 무대가 아니라, 미소로 따스함으로 공감되는 시간이면 족하다 것, 그것이 이번 공연의 목적입니다.
한 주에 한두 번 장구나 북 꽹과리 등을 배우며 공연 준비까지도 여념이 없는 베꾸마당 회원들과, 공연에 함께하는 함안의 아라가야 풍물연구회, 전통문화 뗏목, 여성타악 퍼포먼스 해든누리, 기타리스트 남석균 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윤영희 리포터
tip-박스처리
베꾸마당-2011창원 페스티벌 거리 퍼레이드 전국경연 우승 차지해
놀이패 베꾸마당이 지난달 열린 창원 페스티벌 거리 퍼레이드 전국경연에서 우승(최우수)을 차지했다. ‘지구를 식혀라’를 주제로 환경에 대한 주체적 자각과 생명체인 지구를 보전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는 마음으로 퍼포먼스를 곁들여 만든 작품이었다. 유치원생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를 아울러 참가 인원이 가장 많았고, 작품 콘셉트가 좋았다는 평가를 얻었다.
베꾸마당이란?
베꾸마당이란 마을 어귀에 있는 너른 마당을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로, 일과 놀이를 함께 벌이던 공동마당을 말한다. ‘일과 놀이의 터벌임’놀이패 베꾸마당은 일반회원과 어린이회원, 예술단원 강습회원과 교사풍물패 등으로 구성돼 있다. 풍물강습과 마당극 및 혼례마당 등을 기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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