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기능 인력을 양성해 배출하는 특성화고(전문계고)가 나날이 부각되는 가운데 좁은 취업의 문을 통과한 학생들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일신여상 3학년 박성온양도 최근 산업은행 공채시험에 합격해 현재 신입행원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박양을 일신여상 빛날인으로 추천한 이윤훈 교사는 “학교생활을 성실히 해온 성온이는 성격이 밝고 도전심이 강한 진취적인 학생”이라면서 “대학과 취업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학생”이라고 소개했다.
친구들에게 ‘야간자율학습’으로 통해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성온양에게 특성화고 진학은 당연한 것이었다. 중학교 때 성적은 상위20% 정도로 크게 뒤지지 않았지만 제대로 된 사교육 한 번 받아본 적 없었고 앞으로의 상황도 비슷했기에 일반계고 진학을 접었다.
“대학에 가서 폭넓게 공부하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부모님께 부담을 드리기 싫었었어요. 특성과고에 진학하면 장학금도 받을 수 있고 열심히 하면 대학진학이나 취업 둘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죠. 일신여상은 금융특성화 학교여서 제 적성과도 맞아 선택했습니다.”
방과후학교 시스템이 잘 정착되어 있는 학교 안에서 국어, 영어, 수학 등 기본과목과 상업계열 과목을 보충수업으로 활용해 기본을 탄탄히 다졌다. 금융특성화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면 누구나 취득하는 워드, 전산회계운용사,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도 취득했다.
밤10시까지 하는 야간자율학습에도 열심히 참여해온 성온 양은 “친구들이 제 얼굴을 보면 ‘야간자율학습’이 떠올린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방학이든 학기 중이든 자율학습을 충실히 했었다”고 노력했던 지난 시간을 표현했다.
공부를 하다 보니 학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 힘들었다. 결국 진학으로 마음을 잡았다. 그 즈음에 슬럼프도 겪었다.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많았었어요. 성적이 잘 오르지 않은 편이라 막상 고3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던 거죠. 주변 대부분이 취업 준비하는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내가 선택한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불안감 같은 것도 있었고요.”
도전심으로 대학, 취업 결실 맺어
고3이 되면서 목표에 대한 고삐를 단단히 조였다. 학교 안에서는 진학특별반 반장을 맡아 좋은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고, 모일간지에서 진행하는 ‘공부의 신 프로젝트’에도 지원해 성적향상의 돌파구로 활용했다. “올해 초에 신문광고를 보고 학업에 도움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신청했었어요. 공부법을 전문가들로부터 상담 받을 수 있고 멘토의 도움으로 앞으로의 공부 방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라 생각됐죠. 이 덕택에 모의고사 1등급 정도 성적을 올릴 수 있었어요.”
노력의 결과, 성온 양은 학생부 100%로 합격자를 선발하는 전문계고 특별전형에 응시해 단국대 행정학과 합격통지를 받았다. 이후에 학교의 추천으로 산업은행 공채에 지원해 합격통지도 받았다.
“은행입사는 사실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에요. 내신 5%이내 학생들만 지원할 수 있었고 전형과정도 만만치 않았었으니까요. 서류전형을 거쳐 필기고사, 1?2차 면접을 봤는데 토론면접이나 개인면접에서 저에 대한 어필을 확실히 했던 것 같아요. 면접 과정이 다양했었기에 오히려 재미있게 참여했고 좋은 경험이었죠.”
성온 양은 자신의 가치관과 지금의 성과를 얻는데 영향을 준 사람으로 ‘아빠’를 꼽았다. 평소에 자기계발서를 다양하게 읽어왔는데 이 중 대부분은 아빠가 추천해 준 책 들이다. 특히, 링컨 자서전과 현재 시각장애 1급의 장애를 극복하고 총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이재서 박사가 주는 메시지가 크게 다가왔다.
은행원으로 사회 첫발 내딛다
성온 양은 대학 진학을 잠시 미루고 산업은행에서 새로운 시작을 할 예정이다. 벌써 앞으로의 계획도 세웠다. 은행원으로 일하다 ‘재직자 특별전형’을 활용해 대학에 진학할 생각이고 경영?경제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
“은행에서 인사 관련 업무를 해보고 싶어요. 보석처럼 귀하고 가치 있는 사람을 객관적으로 선발하는 프로그램 같은 것을 만들어보고 싶거든요. 또, 관심 분야는 중소기업을 지원해주는 업무를 하는 쪽이에요. 당장은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겠지만 대학에서 공부해 실력을 쌓으면 가능하리라고 생각해요.”
올해 고입 전형에 앞서 일신여상 홍보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성온 양. 중3학생들에게 일신여상에서 받은 혜택과 학교생활을 충실히 알리며 신입생 유치에 앞장서기도 했다.
“저처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참여했었어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본인만 열심히 한다면 기회는 누구에게나 온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저도 훗날 후배들에게 많은 기회를 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힘든 과정을 잘 개척해온 박양의 진가는 앞으로 더욱 빛을 낼 것이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