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한자왕 정발초 6학년 홍지원 학생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 한문공부를 하며 깨달았어요”

지역내일 2011-11-13

어린이들 사이에서 한자 공부의 열풍이 불고 있다. 우리말의 상당수가 한자로 이뤄진 만큼, 한자를 배우며 우리말도 이해하는 일석이조의 장점이 있다고 한다. 지난주 백마학원가에 위치한 웅산서당을 찾았다. 웅산서당은 한문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한문을 배우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웅산서당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중 절반 이상이 초등학생들이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어려서부터 한문공부를 생활화했다. 천자문과 사자소학을 배우며 한자공부에 입문했고, 이를 통해 바른 언행과 행동을 저절로 익혔다. 수천년이 지난 지금도 이와 같은 한자교육의 효과는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 웅산서당에서 만난 정발초등학교 6학년 홍지원 학생은 가장 좋아하는 한문 글귀로 “父生我身하시고, 母鞠吾身하시며, 腹以懷我하시고, 乳以補我하신다(아버지 내 몸을 낳게 하시고, 어머니 내 몸을 기르셨으니, 배로써 나를 품어주시고, 젖으로 나를 먹여주신다)”를 꼽았다. 한자를 배우며 저절로 깨닫게 된 것은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한자를 배우기 시작해 지금은 명심보감 원전을 보고 있는 홍지원 학생을 만났다.


마음을 반듯하게 해주는 한문 공부
홍지원 학생은 초등학교 4학년 때 공인한자능력검정시험에서 2급을 취득했다. 대학입시나 기업 입사시 3급 이상이면 가산점을 인정받는다. 2급을 취득하기 위해선 2,355자의 한자 읽기와 1,800자 이상의 쓰기 능력이 가능해야 한다. 2급에 합격하고 나서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한문경전 공부를 시작했다. ‘사자소학’, ‘추구집’을 배우고 익힌 후, 현재는 ‘명심보감’을 공부하고 있다. 명심보감 원전을 읽어 내려가며 지원 학생은 옛 선인들이 전하는 가르침을 자주 새겨본다고 한다. “子曰 爲善者는 天報之以福하고 爲不善者는 天報之以禍니라(공자가 말씀하시기를 착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복을 주시고, 악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이 재앙을 주시느니라)”는 명심보감에 나온 글 중에서도 지원학생이 자주 되새기는 말이라고 한다.
“명심보감은 옳고 그른 것을 분명하게 알려줘서 좋아요. 착하게 생활해야 하는 것, 부모님께 효도해야 하는 것, 왜 몸가짐을 바르게 해야 하는지를 자세하게 전해주지요. 처음엔 명심보감을 읽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해석본을 보는 것보다 원본 그대로 한문을 이해하며 읽는 것이 훨씬 편해요.”


한자를 배울수록 공부가 쉬워져요
지원 학생은 처음엔 웃으며 한자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1학년 때 한자급수 6급을 시작으로 공인 한자급수시험에 도전하면서 조금씩 한자공부의 양을 늘려갔다. 시험을 앞두고서는 하루에 2시간씩 꼬박 매달렸다. 실력이 늘수록 공부해야 할 것들이 많아졌고 시험의 난이도도 높아졌다. 한자급수 2급에 합격한 후에는 한문 경전 위주로 공부했다. 사자소학과 추구집 등은 한자를 배우고 익히는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공부였다고 한다. 지원학생은 “한문경전을 읽기 시작하면서 한자공부가 더 재미있어졌다”며 “처음 시작할 때는 지루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꾸준히 읽다보면 한문공부의 재미와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고 전했다. 또한 “급수 시험을 준비한다면 꼼꼼하고 정확하게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며 “대충 공부하고 넘어가면 반드시 함정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지원학생은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공인 한자급수 1급에 도전한다. 1급에 합격해 초등학교 시절 6년간 배워 온 한자 공부를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단다.
“한자공부는 하면 할수록 학습에 큰 도움이 됩니다. 한자의 뜻을 아는 것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공부가 많아요. 옛날 사람들의 생활과 역사도 알 수 있고, 내가 지켜야 할 예의와 공부의 중요성도 한문공부를 배우며 알게 됐습니다. 제 꿈을 이루는데 지금 하는 한자공부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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