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곶에서 울산방향 해안도로를 타고 십분 쯤 올라오면 바닷가로 빠지는 좁은 골목이 나온다. 도로 아래로 나지막이 내려앉은 마을을 끼고 돌면, 이 자리에 횟집이 있을까 싶을 때 ‘조약돌 횟집’이 나타난다.
주차장에 도착해서는 식당으로 바로 들어가면 아쉽다. 바로 앞에 펼쳐진 바다를 마주하고 일단 서자. 제법 굵직굵직한 조약돌에 차르르 부딪히는 파도소리를 감상할 타이밍이다. 차가운 바다 음악, 자연산 오케스트라 선율은 겨울바다의 백미다.
어민후계자가 운영하는 이집은 회가 자연산 아니면 팔지도 않거니와 ‘에피타이저’까지 몽땅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다. 바위에 딱 붙어 자라는 보말부터 아기 주먹만 한 방게, 바다냄새 가득한 미역까지 어느 것 하나 주인장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방풍나물장아찌를 비롯한 미역나물 등 매운탕에 따라 나오는 밑반찬 또한 전부 ‘핸드 메이드’다.
가끔 철따라 맛보기 어려운 젓갈이 차려지기도 하는데, 어디까지나 운에 달렸다. 회를 찍어 먹는 장은 조그만 옹기에 쌈장과 초장이 소복이 담겨 나오는데 이집에선 이 두 가지 장을 섞을 것을 권한다. 초장과 쌈장을 입맛에 따라 적절히 섞으면 고소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싱싱한 횟감과 어우러져 훨씬 색다른 맛을 낸다.
모듬회는 철따라 다양한 어종을 대접하는데 잡히는 대로다. 자연산이니 바란다고 잡히진 않으니 말이다. 그래도 어느 것 하나 뒤처지는 맛이 없이 신선함이 탁월하다. 보통 4~5종이 나오는데 하나씩 맛을 봐도 훌륭하지만 몇 종류를 젓가락 한 가득 감아 올려 장에 푹 찍어 먹는 맛은 가히 일품이다. 도심의 두툼한 회에 길들여진 입맛이라면 놀랄 준비를 해야 할 터다. 먹고 먹어도 회가 남으면 횟밥으로 만들어 준다.
또 상차림에 따라 나오는 방게는 지나치면 아까운 메뉴다. 껍질 채 먹어야 제대로인데 껍질이 연하고 얇아 버릴 것 하나 없이 먹어진다.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매운탕은 밥도둑이 따로 없다.
백문이 불여일식, 회를 안다는 사람에게 ‘조약돌 횟집’은 특히 강추다.
위치: 서생면 대송리 329번지
메뉴: 자연산 모듬회, 광어, 농어, 도다리, 참돔
영업시간: 오전11시~오후8시 도착 손님까지
문의: 052-239-5588, 5088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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