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능력개발평가 해보니…

형식에 불과하다 VS 학교교육에 참여할 기회

지역내일 2011-11-11

수능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모든 학생·학부모의 관심이 수능으로 쏠리고 있는 시점, 그 못지않게 중요한 일정이 있다. 바로 교원능력개발평가(이하 교원평가). 현재 교원평가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학교별로 기간을 달리 하기 때문에 이미 끝난 곳도 있지만 전체 일정은 11월 말까지 마무리된다.
교원평가는 지난해부터 실시되고 있다. 교원·학생·학부모가 참여, 교장·교감에 대해서는 학교경영 항목을, 교사에 대해서는 학습지도와 생활지도 항목을 평가하도록 했다. 평가 결과는 해당 교원과 학교장에게 통보되며 결과가 좋지 않은 교원은 장단기 능력향상 연수를 받도록 했다.
천안교육지원청 교원능력개발과 이효선 장학사는 “교원평가의 목적은 교원의 능력개발에 있는 만큼 그를 위한 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학부모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아이의 학교생활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라 반겼던 학부모들도 직접 교원평가에 참여 후 “형식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Case1. 심도 있는 상담이 더 효과적
C초등학교에 4학년 아들을 보내고 있는 오순영(가명·42)씨는 교원능력개발평가에 참여하고 나서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오씨는 "교원평가제의 효과를 솔직히 잘 모르겠다. 반강제나 다름없다. 형식에 불과한 걸 왜 하라고 하는지 알 수 없다"며 교원평가제도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학교는 저마다 샘플을 선택해서 평가를 시행한다지만 틀을 크게 벗어나는 경우는 없다.
그는 "모르는 것은 안했으면 좋겠는데 체크 안하면 넘어가지도 않는다. 알지도 못하면서 억지로 체크해야 되는 일이 생긴다. 차라리 평가 자체를 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교원평가제에 학부모가 참여하도록 여러 번 권유한다. 강제사항은 아니라지만 웬만큼 학교일에 협조적인 엄마들은 안하기도 어렵다.
그는 "궁금하다. 교원평가를 통한 데이터를 가지고 뭘 할 수 있나. 인사고과라도 반영되나. 그 결과는 또 어떤 여파를 불러일으킬지 생각해 볼 일이다. 열심히 하는 선생님을 잘못 평가할 수도 있고 잘못 많은 선생님이 결과만 좋게 나올 수도 있다. 학부모도 주의 깊게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 지 의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차라리 학교에서 엄마가 요청하는 날을 정해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가 심도 있게 상담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담 형식으로 학교와 선생님에 대해 알게 되고 선생님에게 아이에 대한 이해를 배가시킬 수 있다면 학부모도 참여의 의무가 필요하다"고 했다. 인터넷 상에서 진행되는 형식적인 절차를 지양하고 얼굴을 맞대고 나눈 많은 대화들이 서로를 알게 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얘기다.
교원평가라는 측면보다 교원의 직무능력을 향상시키는 게 목적이라면 학부모들의 알 권리가 더욱 중요한 판단을 한다. 특히 중학생 이후의 경우는 과목선생님의 얼굴을 모르는 학부모가 더 많다.
학부모들이 1년이 다 가도록 교장, 교감은 물론 얼굴 한번 못 본 과목선생님을 파악할 기회가 얼마나 있었을까? 단 몇 줄의 질문에 진실한 답을 기대하긴 어렵다. 아예 평가를 안 하는 학부모도 많다. 교원능력평가를 통해 그 결과는 누구를 위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정보공개에 더 힘을 쏟아야 할 일이 남았다.


Case1. 신뢰의 수준은?
이미희(가명·42)씨는 S초등학교에 다니는 2학년 아들을 두었다. 늦게 결혼해서 아이에 대한 관심도 많다. 어지간한 학교일은 맡아서 하는 편이다. 워낙 봉사를 좋아하고 학부모 임원을 맡다보니 자연스레 학교출입이 잦았다.
하지만 그는 "학교일을 한다고 해도 모든 선생님을 다 아는 건 아니다. 얼굴 한번 보고, 인사 한 번 했다고 어떻게 그 선생님의 수업스타일을 다 꿰뚫을 수 있나? 도대체 무슨 평가를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과연 교원평가제를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 신뢰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그는 "물론 내 담임만 평가해도 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다수의 엄마들이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학부모 임원을 맡고 있는 내 입장에선 다른 선생님들의 평가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답답해했다.
자주 만나는 선생님들이라고 해도 아이들 지도방법이나 과정에 대해 면밀히 파악하기 힘들다. 5가지 평어로 객관화시키긴 더욱 난해하다.
이씨는 "학교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학부모는 정작 담임이나 해당 교사와 대화 한번 해보지 않고 개인적인 생각만으로 교사를 판단하기 십상이다. 교원평가제는 어찌 보면 교사를 응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도 있다. 많은 학부모들이 참여해야 누가 했는지 표가 나지 않을 텐데 알고자 하면 얼마든지 누구의 평가결과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불편한 마음을 나타냈다.
그는 "분명 평가표에는 자유롭게 의견을 쓰는 난이 있다. 그렇다고 무한정 써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개인적인 견해를 설정된 항목에 끼워 맞추는 게 문제다. 대답하기 애매한 것도 많다. 자유의견란보다는 각 항목마다 이유를 기술하는 난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김나영,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 교원평가, 이것이 궁금해요!


- 모든 선생님을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 ×. 올해부터 평가대상을 임으로 선택하여 참여 가능하다.?
- 학부모의 응답결과를 해당 선생님이 알 수 있다. → ×. 참여자 개개인의 응답 결과는 암호화되어 저장?처리되므로 학교장은 물론 교육청 전산담당자도 알 수 없다. 단, 서술형 응답결과는 별지로 모아져 해당 선생님에게 전달되므로 개별학생의 정보가 드러나지 않도록 작성 시 유의해야 한다.
- 공개수업에 참가해야 교원능력개발평가를 할 수 있다. → ×. 교원능력개발평가는 평소 교육활동에 대한 정보습득, 자녀 및 인근 학부모와의 대화 등을 통해 얻는 정보를 통해 학교교육활동에 대한 만족도를 표시하는 것이다. 
- 평가결과에 따라 교사를 퇴출시킨다. → ×. 교사 퇴출을 목적으로 하는 평가가 아니라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목적으로 한다. 결과가 좋지 못한 교사는 단기, 장기 연수를 통해 교원능력을 계발하게 된다. -
평가결과 및 만족도조사 참여율이 학교 예산배정 등의 자료로 활용된다. → ×. 평가결과 및 만족도조사 참여율과 예산배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