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던 24일 오전 9시, 부천 상2동 푸른마을 창보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이옥규 회장) 임원들이 아파트 노인정을 찾았다. 출근을 잠시 미루고 노인회 김성열 회장에게 쌀을 전달했다. 곧 이어 쌀 330kg을 봉고차에 실은 이들의 도착지는 원미1동주민센터. 이 날은 알뜰살뜰 모아둔 아파트 기금으로 원미1동 독거노인 33명을 돕는 날이다. 창보아파트 이옥규 회장과 송매실 부녀회장, 박윤화 총무, 김경환 관리소장은 원미1동사무소 민병재 사회복지팀장과 정현희 사회복지도우미의 안내로 독거 어르신들의 집을 찾아 나섰다.
입주민 전체가 봉사와 나눔에 동참
아파트 대표들은 곰팡이가 핀 지하방에 살고 있는 70대의 홀몸 어르신을 만났다.
중풍을 세 번이나 맞아 거동이 불편하다는 노인에게 쌀을 건넸다. 어르신은 “돌봐줘서 고맙다. 정말 고맙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노인의 손을 잡은 이옥규 회장은 “내 부모님과 같아서 마음이 짠하다. 그늘진 곳에 희망이 되는 사람들이 되고 싶어서 이 일을 하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도 꾸준히 기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은 3년 전부터 시작된 창보아파트 사람들의 이웃돕기 프로젝트다. 해마다 날씨가 추워지면 독거노인들이 겨울을 어찌 날까, 고민하다 생각해낸 따뜻한 아이디어인 것.
이를 위해 부녀회는 지난 2일, 아파트 주민들을 상대로 김장용 젓갈과 소금, 떡을 판매했다. 주민들은 아낌없는 마음으로 나눔에 동참했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금 전액은 수급자 어르신들의 겨울나기 쌀을 구입하는데 쓰였다. 송매실 부녀회장은 “우리가 사는 부천에는 사회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이웃들이 많다. 창보아파트 330세대 입주민 전체가 봉사와 나눔에 동참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결과가 좋고 보람도 크다”며 기뻐했다.
2011 경기도 공동주택 우수관리단지로 선정
푸른마을 창보아파트는 2002년 입주해서 330세대가 오순도순 사는 공동체다. 마을 가장자리에 조성된 숲길은 아파트 주민들의 휴식처. 곳곳을 깔끔하게 가꾸고 아름다운 동네를 만드는 일은 주민들의 취미이자 특기다. 입주자대표회의와 부녀회, 노인회, 관리소가 단결한 일심동체의 힘으로 주민 신뢰도 또한 높아졌다는 것도 이 아파트의 자랑이다.
박윤화 총무는 “전실 공간이 상동 신도시에서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넓은 편”이며 “수목이 울창하고 울타리 장미 넝쿨은 아파트의 독특한 특징이면서 타 아파트에서 부러워하는 풍경”이라고 설명했다. 이 마을의 특징은 자투리 공간이라도 알뜰히 활용한다는 것. 이의 일환으로 입주자대표회의실에 주민을 위한 요가교실을 운영한다. 젊은 맞벌이 주민이 안심하고 어린이를 맡길 수 있는 탁아방도 운영되고 있다.
창보아파트는 오는 12월 27일 중동 궁전웨딩홀에서 개최되는 ‘2011 경기도 공동주택 우수관리단지’ 시상식에 참여한다.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약 3개월 동안 실시한 경기도 공동주택 평가에서 우수한 점을 인정받아서다. 아파트 입주민과 대표들은 살기 좋은 아파트 조성을 위해 주거환경을 잘 보살펴왔다. 또 입주자대표회의 회의 과정을 CD로 보관했으며 관리비와 감사결과를 공개하는 등 아파트 살림을 투명하게 관리해와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특히 입주민 동아리 활동과 도, 농간 자매결연, 주민화합행사를 개최하여 공동체 활성화 분야에서도 우수하다고 평가 받았다. 송 부녀회장은 “우리 마을은 신도시의 중심에 있고 주변에는 지하철과 쇼핑 매장, 교육환경 등의 조건이 잘 갖춰져 있어서 이사 오고 싶은 동네로 손꼽힌다”며 “이번에 받는 상은 열심히 노력하라는 것으로 알겠다. 이를 위해 아파트 대표들과 입주민들의 아름다운 봉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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