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밥이 지겨워졌다면 엄마 밥상이 그리워졌다는 얘기다. 화학조미료 대신 엄마 손맛으로 간을 한 소박한 밥상이 생각나면 ‘어향’을 추천한다. 화려한 메뉴는 아니지만, 솔직히 말하면 점심에는 조림이 유일한 식단이다. 추천요리는 갈치조림. 한국인의 밥상을 책임지고 있는 대표 음식이다. 어향에서는 어떤 비법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걸까?
목포산 갈치가 조림에 들어가면?
평범한 갈치조림이 어떤 부재료와 양념을 만나느냐에 따라 맛은 차별화된다. 점심 손님 대부분이 조림을 주문하기 때문에 즉석에서 완제품을 끓여내기란 어렵다. 그래서 어향은 항상 육수와 밑간을 한 부재료를 한소큼 끓여 준비해둔다고. 그래야 주문과 동시에 갈치를 넣고 금방 끓여낸 것처럼 마술을 부릴 수 있단다. 보기엔 이것저것 넣고 그냥 끓여낸 것 같지만 나름 기술과 법칙이 필요하다. 부재료도 한 가지만 들어가면 재미없다. 무 일색이었던 조림에 단호박과 조선호박, 감자, 무를 함께 넣어 골라먹는 재미까지 즐길 수 있다. 육수도 바지락, 멸치, 다시마를 푹 끓여서 우려낸다. 그냥 물로 끓이는 조림과는 차원이 다르다. 엄마 손맛과 정성이 듬뿍 담긴 요리란 게 몸으로 느껴질 정도다. 갈치조림의 하이라이트는 갈치에 있다. 어향은 목포산 생물 갈치만 고집한다. 재료만큼은 최고가 아니면 안 된다는 고집이 어향의 음식 철학. 역시 맛이 달랐다. 뼈를 발라 하얀 속살을 입에 넣어보면 보드라운 것이 간도 딱 맛아 ‘이 맛이야!’란 탄성이 절로 나온다. 엄마표 손맛이 가미된 양념도 빼놓을 수 없다. 특이한 것은 매실엑기스와 까나리액젓으로 간을 맞춘단다. 엄마의 경험에서 우러난 비법이다. 화학조미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고 최고급 재료에 천연 조미료를 가미한 것이 어향 갈치조림 맛의 비결이었다.
밥반찬도 깔끔하고 담백하다. 엄마표 ‘정성’이 담신 손으로 주물러 간을 해서인지 조림이 나오기도 전에 젓가락이 바쁘다. 밥맛도 기막히다. 고급 쌀로 밥을 지어 찰지고 윤기가 난다. 한번 맛을 보면 단골이 되는 건 시간문제일 터.
저녁 손님을 위한 ‘차돌박이와 키조개구이’ 메뉴도 마련됐다. 장흥산 차돌박이와 서해안 키조개다. 육지와 바다가 한 불판에서 만나 환상의 조화를 만들어낸다. 쌈 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을 시식할 수 있어 추천할 만하다. 입맛에 따라 차돌박이 대신 대패삼겹살을 주문할 수 있다. 말린 우럭에 미역을 놓고 시원하게 끓인 ‘우럭간국’도 어향의 별미다.
추운 날씨엔 엄마가 해준 따뜻한 밥상이 절로 생각난다. 그런 날 삼삼오오 모여서 어향에 가면 엄마 손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차림표: 차돌박이+키조개구이 대 4만5000원 중 3만원, 후식 키조개탕 1만2000원(3~4인 용) 갈치조림 4인 4만5000원 3인 3만5000원 2인 2만4000원
‧위치: 광주시 북구 중흥3동 279-27, 북구청 앞 복개도로 농협 근처 골목
‧문의: 062-263-8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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