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 탓에 주머니는 점점 가벼워지고 ‘점심값 1만원 시대’가 다들 부담스럽기만 하다. 따끈따근한 밥과 푸짐한 반찬으로 떡 벌어진 한상차림이 그리운 이들을 위해 ‘1만원의 행복감’을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을 소개한다.
‘블랙푸드’ 흑미밥과 흑두부
낙엽을 밟으며 겨울의 정취를 만끽하며 석촌호수길을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가매흑두부돌솥밥집. 일단 식당 앞 주차장이 널찍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 집의 가장 큰 매력은 모든 식사류에 공기밥 대신 돌솥밥이 나온다는 점. 곱돌을 갈아 만든 돌솥은 뜸이 골고루 들고 잘 타지 않으며 먹을 때는 쉽게 식지 않는 장점이 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1인용 돌솥에 담긴 흑미밥이 식감을 자극한다. 갓 지은 밥이라 찰지고 식사 후에 양은주전자에 담긴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들어 먹는 누룽지 밥과 숭늉이 구수한다.
이 집에서 선보이고 있는 정식은 두부, LA갈비 정식 등 세 종류. 이 가운데서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두부정식을 주문했다. 이 집의 두부는 검은콩으로 만들어져 짙은 회색빛을 띤다. 대표적인 건강식품인 검은콩에는 단백질이 풍부할 뿐 아니라 체내에 쌓은 독을 풀어주며 노화방지, 탈모예방 효과까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웰빙 음식으로 즐기고 있다.
푸짐한 반찬이 주는 ‘1만원의 행복’
계란을 입힌 흑두부와 감자를 동글게 썰어 앙증맞게 부친 감자전이 눈길을 끌었다. 심심하게 담근 간장게장은 게장 특유의 짭조름한 맛이 밥맛을 돋우어 준다. 게 껍데기에 갓 지은 돌솥밥을 꾹꾹 눌러 담아 비벼먹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된장찌개는 사람 수대로 따로따로 뚝배기에 담겨 나오며 노릇노릇하게 구운 조기와 계란찜도 함께 곁들여진다.
밑반찬은 가짓수와 종류가 꽤 다양한 편이다. 잡채, 홍어무침 등 손이 많이 가는 반찬을 비롯해 취나물, 야채샐러드, 양파장아찌, 버섯볶음, 오이무침 등이 상에 오른다. 밑반찬은 제철에 나는 식재료를 쓰기 때문에 그때그때 조금씩 바뀐다.
“뜨끈한 돌솥에 누룽지 밥이 생각날 때 가끔씩 와요. 1만원이라는 밥값으로 간강게장을 비롯해 여러 가지 음식을 고루 맛볼 수 있어 좋아요. 주차장이 넓은 편이고 룸이 따로 있어서 편안한 친구들끼리 모여 식사하기에는 괜찮아요.” 손님 이동희 씨가 이곳을 찾은 이유를 들려준다. 특정식(1인분 2만원)에는 흑두부 삼합, LA갈비와 함께 두부전이 좀 더 푸짐하게 나온다고 한다.
모든 식사류에 공기밥 대신 돌솥밥
따로 주문한 오불볶음은 오징어와 호주산 소고기에 각종 야채를 섞어 고추장소스로 빨갛게 양념해 상 위에서 직접 볶아먹을 수 있도록 나왔다. 퓨전스타일의 고추장 소스에서는 마치 떡볶이처럼 매콤하면서도 단맛이 느껴졌다. 오불볶음에도 돌솥밥이 함께 나왔다.
식당 안은 상당히 넓어 온돌방, 홀 등이 골고루 있으며 단체손님용 룸도 별도로 갖추어져 있다. 어린이가 있는 가족단위 손님을 위해 흡연석은 따로 분리해 놓았다. 다만 고급 한정식이 아닌 탓에 내부 인테리어는 평범하고 옆 테이블과 간격이 좁은 편이며 반찬 가짓수에 비해 테이블이 넓지 않아 식사하기에 어수선한 점은 아쉽다. 서빙에 쫓기는 직원들에게서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식당이 석촌호수가에 있어 식사 후 제공되는 커피 한잔을 들고 여유롭게 호숫가를 산책하는 낭만은 맛볼 수 있었다.
·위치 : 석촌 호수 부근. 잠실역 3번 출구에서 300m
(주소)송파구 석촌동 183-9
·영업시간 : 24시간 운영
·대표 메뉴 : 두부정식(간장게장, 조기, 두부전, 계란찜) 1만원
LA갈비정식(LA갈비, 두부전,조기, 계란찜) 1만5000원
흑 해물 순두부찌개 7000원
오불볶음 8000원
·문의 : (02)413-4767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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