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생면 서생중학교에 약간 못 미쳐 바닷가 쪽에 자리한 ‘떡바우 횟집’. 횟집이니 메뉴에 회가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집의 인기메뉴는 비빔밥이다. 성게, 멍게, 회, 앙장구가 비빔밥 주재료로 철 따라 추천메뉴가 다르다.
철을 가리지 않는 회덮밥과 멍게비빔밥이 있는가 하면, 여름엔 성게비빔밥이 찬바람 부는 계절엔 앙장구비빔밥이 바쁘다.
앙장구는 성게 중에서도 말똥성게를 가리키는 말로,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가 제철인데 특히 동해안 앙장구는 맛과 향이 뛰어나 최고로 대접받는 고급 식재료다.
앙장구비빔밥은 예상외로 간단하다. 짙은 해바라기 색의 앙장구 알이 그릇 가운데 소복하게 담겨 있고, 김가루, 깨소금, 참기름이 전부다. 여기에 고실고실한 쌀밥을 넣고 살살 비비면 끝.
그런데 한 술 떠보면 기가 막힌다. 날 것으로 먹는 성게 알과는 또 다른 고소한 맛이 90%. 그 맛과 더불어 한 입 가득 향긋한 바다다. 가끔 초고추장을 살짝 넣고 비비는 손님도 있긴 한데, 맛이 진해지긴 하나 원래의 맛이 달아난다. 있는 그대로 비비는 것이 정석.
비빔밥과 세트로 나오는 맑은 우럭탕은 이집이 제대로 된 집임을 실감케 한다. 어찌나 달큰하고 간이 딱인지 탕으로만 밥을 먹어도 되겠다. 밑반찬은 멸치젓갈을 비롯해서 김치, 나물류 등 5~6가지 차려지는데 전체적으로 간이 심심해 먹기 좋다.
공기밥은 한 그릇 전부를 비빔그릇에 쏟아 부으면 앙장구비빔밥 맛이 덜 느껴질 수 있으니 먹어보면서 양을 조절하는 게 낫다. 혹시 주방에서 앙장구 까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기대하진 말자. 식당에서 직접 까진 않는다.
앙장구비빔밥과 쌍벽을 이루는 멍게비빔밥도 좋은데, 멍게비빔밥으로 유명한 거제의 모 식당보다 맛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멍게에 비법 양념을 하고 숙성시켜 낸다.
이집에서 비빔밥을 맛 볼 요량이면 점심시간은 무조건 피하자. 정말 손님이 바글바글하다. 인근 건설현장에서 온 손님들 뿐 아니라 멀리서도 일부러 찾을 정도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도 끊임없이 들이닥친다. 후딱 먹고 일어서지 않을 생각이라면 두 시를 넘겨 찾자.
위치: 서생면 대송리 416-1
메뉴: 앙장구 비빔밥, 멍게 비빔밥, 회덮밥, 회 등
영업시간: 오전11시30분~오후8시(주말 7시30분까지, 매주 둘째 주 수요일 휴무)
문의: 052-238-3136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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