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식수술 70만원’에 담긴 불편한 진실

최신 기계, 유명 원장, 사실일까요?

지역내일 2011-11-25

드디어 수능이 끝났다. 시험 압박에서 벗어난 고3들은 지금껏 마음 속 깊이 소망했던 ‘버킷리스트’를 실천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 중에는 지금까지 오랫동안 써왔던 안경 벗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다. 최근에는 렌즈 착용을 생략하고 바로 라식이나 라섹 같은 수술을 하려는 학생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컴퓨터 사용에 익숙한 요즘 학생들은 방문상담보다 인터넷정보수집에 익숙하다. 정보의 합리적 객관성을 떠나 검색창에 ‘라식’만 쳐도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정보가 쏟아진다. 
그러다 발견하는 ‘라식 70만원’ ‘라섹 90만원’ 등 현란한 광고문구는 클릭하지 않고는 못 배기도록 솔깃하다.


사례
최근 울산 남구에 사는 김모 씨(23세)는 인터넷에서 ‘라식, 장비불문 70만원’이라는 광고를 보고 인터넷으로 예약 후 서울에서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 병원에서 가격 상담을 해보니 70만원이 수술비가 아니라 70만원 할인 이벤트라고 했다. 거기에 김 씨의 눈 상태를 거론하며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그 외에도 이런저런 비용이 추가되어 결국 라섹수술을 150만원에 받게 되었다.
뭔가 속은 느낌은 있었지만 그래도 싸게 수술한 것 같다는 생각에 만족하기로 했지만 1주후 울산에 와서 안구보호렌즈를 뺄 때 문제가 생겼다. 시력교정수술을 받은 환자는 3개월간 의료보험이 적용이 되지 않아 병원 방문할 때마다 일반진료비로 방문 당 3만원 전후의 진료비와 2만 원 정도의 약값이 비용으로 발생했다. 그렇다고 서울에 경과 보러 가는 것 또한 교통비가 많이 들어 어쩔 수 없이 3개월간 일반진료를 감수해야 했다.
결국 3개월이 지난 지금 총비용을 따져보니 돈을 절약해 보겠다고 서울의 병원을 택했지만 수술비와 교통비, 거기다 울산에서의 진료비와 약값 등을 따져보니 전혀 저렴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술한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본다는 불편만 생겼다고 후회했다.

70만원? 그게 전부일까
최근 서울이나 부산의 대형 안과에서 대대적인 광고와 마케팅을 하면서 지방의 환자들이 서울이나 부산에서 수술을 받는 경우가 흔해졌다. 하지만 많은 전문의와 수술경험자들은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말린다.
타 도시에서 시력교정수술을 택하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서울이나 부산에 가면 가격이 싸고, 장비가 좋을 것 같고, 또 의료진이 뛰어날 것 같아서”라고 이유를 말한다.
실제로 인터넷 등의 광고를 보면 굉장히 싼 가격으로 환자를 유혹한다. 그러나 위의 김 씨와 같이 막상 병원에 가면 이런 비용 저런 비용이 붙어 광고와 같은 가격은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수술비용에 포함되어야 할 안대 및 약값까지 추가비용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시력교정수술은 비보험 수술이다. 따라서 수술 후 3개월간은 일반진료대상이 된다. 원래 수술비에는 이 기간의 진료비까지 포함한다. 그렇지만 몇몇 저가 라식을 광고하는 병원에서는 이마저도 환자 부담으로 전가하는 경우도 있다.
또 막상 진료를 위해 교통비를 부담하며 서울이나 부산을 가면 교통비와 숙박비가 만만찮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가까운 안과에 가면 진료비와 약값으로 1회 진료 당 3~5만 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한다.
결국 가까운 안과에서 수술을 받는 것과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이 드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최신장비는 결국 ''최신''이 아니다
막상 장비를 따져 보면 더욱 서울에서 수술 받을 이유가 없어진다.
서울의 유명 대형 안과 및 울산 안과들의 장비를 비교해보면 그 이유는 더욱 명확해진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보유 장비 조사를 해본 결과 서울의 유명안과에서 사용하는 레이저 장비는 울산에 대부분 사용 중인 것을 확인 되었다.
울산의 한 안과 원장은 “어떤 환자가 서울에서 수술 받은 후 치료를 위해 내원한 적이 있다. 좋은 장비로 수술했다고 자랑을 하셨다. 그 병원에서 환자분은 이 장비밖에 수술이 안 된다고 했다고 해서 어느 병원의 어떤 장비인지 확인 해 본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확인한 후에는 안타까운 마음만 들었다고. 그 병원의 장비는 자신의 병원보다 2세대는 뒤진 장비였던 것이다.
덧붙여 이 원장은 “울산의 안과들도 병원 간 경쟁이 심하다. 또 울산의 소득수준이 높기 때문에 현재 서울이나 부산에서 울산지역으로 마케팅을 집중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그런 도시보다 장비가 떨어지면 절대 안 된다. 울산도 최신 장비가 나올 때마다 도입이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한다.
울산밝은안과 고철호 원장에 의하면 “레이저 장비 중 속도 750Hz의 가장 빠른 최신장비인 아마리스 750s레이저도 도입되었다. 굳이 장비 때문이라면 서울이나 부산에 갈 필요가 전혀 없다”고 강조한다.

진료 따로 수술 따로, 유명의사의 진실
이외에도 서울의 안과 의사들이 그래도 실력이 더 낫지 않겠나 싶어 서울에서 수술을 받기를 희망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막상 자신이 수술 받는 의사가 누군지 경력이 얼마나 되었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다.
또 경력이라는 것도 인터넷 등에 병원에서 올린 정보뿐이다. 서울의 대형안과의 경우 많은 의사들이 진료를 보고 수술건수도 많다 보니 수술당일 의사를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는 수술을 담당할 의사의 얼굴도 못 보고 수술을 받는 경우도 생긴다. 진료를 보는 의사와 수술을 하는 의사가 다른 경우까지 종종 있다. 많은 의사들이 근무를 하다 보니 전문의 경력이 짧은 의사들이 오히려 더 많을 가능성도 높은 게 현실이다.
울산의 한 안과의사는 “서울에서 대단한 경력의 의사에게 수술을 받고 왔다고 해서 봤더니 자신의 병원 후배였다. 내 후배가 그렇게 대단한 경력이 있었나 했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울산밝은안과 고철호 원장은 “라식이나 라섹수술은 수술자체나 장비도 중요하지만 수술 후 관리 또한 배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덧붙여 “라식이나 라섹은 안구건조증 및 혼탁의 관리, 약물사용으로 인한 안압변화의 관찰 등 수술 후 3개월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다. 타 지역에서 수술을 받고 오는 환자들은 이 시기를 너무 소홀히 생각하는 것 같아 아쉽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도움말: 울산밝은안과 고철호 원장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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