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의 의료비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만 고령층 1인당 300만원에 가까운 진료비를 지출했다. 이외에 각종 의료서비스와 치과서비스 등의 비용도 적지 않아 실제 의료비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층의 1인당 의료비가 276만원으로 전년도 249만원에 비해 10.9% 늘었다. 이는 5년전인 2005년 154만원에 비해 79.1%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고령층이 병원을 찾은 날은 3억3374만일로 전년에 비해 6.6% 늘었다. 반면 총 진료비는 13조7847억원으로 1년만에 1조7456억원인 14.5%의 증가율을 보였다.
고령층의 진료비는 전체 진료비의 31.6%로 뛰어올랐다. 2005년에 고령층이 전체 진료비 중 차지하는 비중이 24.4%에 그쳤으나 고령층 인구가 급증한데다 진료비 자체도 증가하면서 빠르게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2007년에 28.2%였던 고령층의 의료비비중이 2009년에 30.5%로 30%대를 열었다.
건강보험에 가입한 65세의 고령층 인구는 2005년 391만명에서 2006년에 407만명으로 확대됐으며 지난해에는 497만명으로 5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인구증가율과 내원일수 증가율이 전년대비 각각 3.2%, 6.6%인 것에 비하면 의료비 증가율 14.5%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입원치료가 급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입원 내원일수가 1년전에 비해 14.8% 증가하면서 각각 5.4%씩에 지나지 않은 외래진료나 약국방문 증가율을 크게 앞섰다. 이에 따라 입원에 의한 의료비 지출규모가 20.6%나 증가했으며 외래와 약국은 10.4%, 1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계의료비 지출도 전체의 10%대 = 가구주가 40·50대인 경우와 60세 이상인 경우는 의료비에서 큰 차
이를 보였다.
통계청이 내놓은 지난 2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에 따르면 가구주의 나이가 60세 이상의 가구가 전체 소비지출액 중 보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1.13%에 달했다. 이는 40대 미만의 5.97%, 40대와 50대의 4.79%, 6.98%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지출액으로 봐도 60세 이상 기구의 의료비가 17만476원으로 40대와 50대의 12만6960원, 15만7870원보다 많았다.
이에 따라 60세 이상의 가구에서는 의료비지출비중이 식료품·음료(19.09%) 주거·수도·광열(13.62%) 교통(12.30%) 음식·숙박(11.20%)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았다.
◆사망직전 의료비 급증 = 평상시의 의료비와 달리 병을 앓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사망직전의 의료비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상훈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 주말에 끝난 한국재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노인가계의 의료비 지출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주가 만 60세 이상인 노인단독이나 노인부부만으로 구성된 1492개 노인가구에 대한 조사결과 2005년이후 2010년까지 사망자가 없는 가계와 그렇지 않은 가계의 의료비차이가 명확했다.
석 위원은 “사망자가 생기기 전에 의료비 지출규모가 높아지지만 사망자의 사망시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감소한다”면서 “가구주가 은퇴자일수록, 소득이 높을수록, 주택을 가지고 있을수록, 질환이나 장애가 있을수록 노인가계의 의료비 지출규모가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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