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TV를 보면 오래된 난파선에 관한 뉴스가 나온다. 그 난파선이 보물을 잔뜩 실은 보물선일 경우에는 절로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재미있는 것은 보물선 안에는 인간의 뼈가 조금씩은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보물선이 나오는 영화들은 예외 없이 보물 옆에 인간의 뼈가 놓여 있어 주인공들을 놀라게 한다.
‘마음의 나이에 성장판을 달아주자’
뼈는 길어지면서 아울러 굵어지는 성장과정을 밟아 나간다. 뼈는 매우 단단하여 인간의 몸 중 가장 오래 남아 존재의 기억을 남겨준다. 우리는 역사의 인물들을 땅속에서 뼈의 모양으로 가장 먼저 만난다. 죽은 미이라의 몸에 있는 탄소를 조사해보면 대략 몇 년 전의 사람인지 알 수 있게 된다.
고대 유적지에서 발굴된 뼈를 보면서 때로는 클레오파트라를 떠올리고 때론 죽어서까지 같이 있는 달콤하고 애틋한 연인의 모습을 떠올려 보게 된다. 그럴 땐 왠지 모를 포근하고 즐거운 느낌들이 온 몸을 휘감아 오고 자신도 모르게 행복한 미소가 지어진다.
성인 인체의 뼈의 개수는 206개이다. 태어날 때는 350여개였다가 자라면서 서로 달라붙어 성인이 되면 206개로 줄어든다. 뼈에는 나이가 있는데 뼈 나이는 각 개인의 성장 잠재력을 표현한다.
성장에 있어서 자신이 태어난 나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체나이인 뼈 나이(골연령)다. 같은 날에 태어난 아이들이라고 해도 생활환경, 성격, 주기적 운동 등이 틀려서 저마다 사춘기가 오는 시기도 각각 다르고 키가 크고 멈추는 시기도 다르게 나타난다. 이는 자신의 실제 나이와 신체적인 나이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키가 큰다는 것은 우리 몸의 여러 가지 성장을 의미하지만 특히 뼈의 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키가 크는 것은 바로 뼈가 크는 것이다. 뼈가 자라는 부위가 바로 성장판이다.
긴 뼈에는 성장판이 하나 또는 두 군데가 있다. 성장판은 연골로 형성되어 있는데 연골의 증식이 뼈가 자라는 과정이다. 이런 성장판의 모양을 보고도 뼈 나이를 측정하기도 하고 앞으로 얼마나 더 클 수 있는지 예측하기도 한다.
요즘은 아이들이나 부모들이 키를 중요하게 생각하다보니 뼈 나이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키 성장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성장도 중요하다. 아이들 마음의 성장판이 무럭무럭 자라서 몸도 마음도 더 성숙해져 가는 모습을 상상하면 정말 즐겁다.
원재한의원
하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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