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사람들 - ‘성실한 청년’ 오영근 SM정보통신 대표
“큰 꿈 꾸고 성실하면 못할 일 없죠”
19살 맨주먹으로 시작, 15억 매출 회사로 … 상장회사 큰 꿈도
지역내일
2011-10-31
(수정 2011-10-31 오후 3:42:24)
“열아홉에 처음 사회에 나와 18년을 한 길만 걸었죠. 남들이 하찮게 여기는 일이지만 이제는 회사를 어엿한 기업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오영근(37) SM정보통신 대표는 18년 땀으로 일군 자신의 일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SM정보통신은 신용카드 체크기 설치·관리 전문 업체다. 신용카드 체크기가 필요한 업체에 단말기를 설치하고 관리하는 일을 한다. 이 분야는 대전에만 100여개 업체가 영업을 하고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대부분 직원 2~3명이 운영할 정도로 규모가 영세하다.
SM정보통신은 이런 어려움을 뚫고 이 업계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정직원만 28명, 대리점 직원까지 포함하면 직원 수가 70명이 넘는다. 지난해 연매출도 15억원을 넘었다. 직원들 급여도 웬만한 중소기업을 능가하는 수준이며, 복리후생에도 상당한 지원을 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대단한 일’로 평가받고 있다.
오 대표는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직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두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탓에 대학 진학은 꿈도 꿔 보지 못했다. 빨리 사회에 나가 돈을 벌어야 했다. 정보지 구인란을 보고 찾아간 곳이 카드체크기 설치 업체. 단순한 영업 일이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잠시 이 일을 하다 다른 일을 찾아 떠났다.
하지만 오 대표는 시작부터 달랐다. 이 분야에서 전국 최고가 되겠다는 포부가 있었던 것. 그는 사업 초기 하루 50㎞를 걸어 다니며 업소마다 전단지를 돌렸다. 오 회장은 키 192㎝에 상당한 체격을 가졌다. 스스로 “영업에 적절한 체형은 아니다”라고 할 정도다. 한 번 방문에 환영받을 수 있는 인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그가 가진 특유의 ‘성실함’이다. 카드체크기 하나를 설치하기 위해 한 업소를 수십 번씩 방문했다. 한 번 관계를 맺은 고객은 철저히 관리했다. 실제 가족들과 태안으로 여행을 갔다가 고객의 카드체크기에 문제가 생겼다는 전화를 받고 새벽 3시에 택시를 타고 와 A/S를 해 주기도 했다. 과거 기술이 좋이 않아 고장이 잦을 때는 고객 매장에서 밤을 새며 카드결제를 대신 해 준 적도 있다.
오 대표는 “카드단말기는 판매품이 아닌 서비스 관리 품목”이라며 “SM은 회사와 직원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해 왔다”고 강조했다.
실제 오 대표는 고객에 대한 ‘토탈 서비스’를 강조한다. 단순히 카드체크기를 설치해 주는 게 아니다. 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포스시스템(판매시점 정보관리 기기)과 CCTV 설치·관리도 하고 있다. 음식점 등의 호출벨 설치는 기본이다. 24시간 콜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도 늘 정장을 입게 하고 예절 교육도 시킨다. 이러게 해서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SM정보통신이 관리하는 업체가 1만 곳을 넘어섰다.
그는 큰 꿈을 꾸고 있다. 지금은 기계를 납품받아 고객 매장에 설치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신이 직접 카드체크기와 포스시스템을 생산하는 업체를 갖는 것이다. 그는 “단순 유통업체를 넘어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더 열심히 노력해 지역을 대표하는 상장회사로 키워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 대표의 성공은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젊은 구직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어려운 일은 하려고 하지 않는 청년들에게 어떤 일이건 꿈과 성실함이 있으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어서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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