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탐방길-전주 평화동 학산

평화동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지킴이 학산을 정복하다!

지역내일 2011-11-19 (수정 2011-11-19 오전 12:20:58)

“오늘 어디로 갔어?”
“응 여기 학산이야”
“학산이 어디야?”
전주에 살면서도 학산이 어디쯤 붙었는지도 모르고 이름조차 생소해 하는 이들이 예상외로 많다. 늘 집 가까운 산만 오르거나 유명산만 고집하는 이들이 많아 우리지역에 있는 산임에도 한번도 올라보지 못한 이가 많은데.
전주에서 제법 큰 동네, 평화동의 명산 학산을 올라본다.  

평화동 사람들, 학의 품에 안기다!



학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는 여러 갈래다. 평화동 코오롱, 송정써미트, 평화주공 아파트, 완산중학교 등 입구가 여러 곳이나 오늘은 평화주공 뒤로 올라가는 길을 택했다.
학산(330m)은 전주 평화동에 자리잡은 나지막한 산이다. 리포터는 산의 형체가 학을 닮아 학산이라 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압도적이나 산이름에 대해서는 정확한 유래를 찾기도 듣기도 어렵다. 다만 학들이 온화한 숲속에 보금자리를 튼다는 서학동(捿鶴洞)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는 설이 우세다. 옛부터 학은 모든 날짐승의 우두머리로서 장수를 의미한다. 그래서 옛날사람들은 600살이 되면 물만 마시고 살다가 고고하게 학으로 변신한다고 믿었다는데. 그렇다면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오래토록 이지역의 번창함을 바라고 지은 이름은 아닐까. 평화주공 뒤 학산으로 이어지는 나무계단에는 아직도 가을을 붙잡고 있는 코스모스 몇송이가 눈에 띈다. 일교차가 큰 날씨에 부대껴서인지 거의 실신상태다.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는 것을 보니 평화동 주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곳임을 짐작하게 한다. 

경사와 능선이 어우러져 제법 굴곡 있는 학산
학산 들머리에 들어선지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산길다운 면모를 보이는 오솔길이 보인다. 학산은 대부분이 소나무로 이루어져 있어 솔내음이 난다.
계단대신 소나무의 뿌리들이 미끄럼 방지역할을 하고 땅만 밟을 수 있어도 행복한 인간들에게 저물어가는 가을에 푹신한 낙엽을 선물한다.
‘늘 푸른 소나무밭에도 가을이 머물다 갔구나!’ 황금색으로 물든 솔잎이 떨어져 길을 덮었다. 투박한 등산화를 신었음에도 푹신함이 전해져 기분이 좋다.
삼삼오오 모여 운동을 하며 휴식을 즐기는 곳을 지나자 가파른 산길이 나타난다. 이럴 때면 산을 타는 재미가 쏠쏠하다.
숨을 헐떡거리며 잠시 쉴만한 곳을 찾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쉴만한 의자가 보인다. 숨을 돌리며 산 아래로 시선을 돌리니 전주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약간 흐릿한 오후이지만 나름 여유롭고 아름다운 도시의 모습이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자 산불초소가 보인다. 지난봄엔가 학산에 산불이 났다고 하더니 그때 생긴 초소인지...아뭏든 평화동 사람들은 여기를 일명 ‘정상’이라고 부른단다.
“제일 높으니께 여기다 초소를 뒀지 않겄어? 잘 보이라고 말이제” 맞는 말이다.  

학소암보다 더 빛나는 탑사
산불초소를 지나고 경사진 산길을 조금 걸어 내려오면 학소암 갈림길이 나온다. 능선을 더 타면 학산, 고덕산이 나오는 이정표가 보이는데 오늘산행은 학소암과의 첫 대면을 기대하며 하행하는 걸로 결정을 내린다.
학소암(鶴巢庵)은 조선 정조 10년(1786)에 광혜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사찰이다. 단아해 보이긴 하지만 현대식으로 많이 개량돼 있어 고전미는 덜하다. 오히려 학소암 뒤 누가 쌓았는지도 모르는 돌탑들이 더 눈길을 끈다.
초입과는 달리 이곳에는 입이 너른 나무들이 많아 단풍이 든 모양새가 제법 가을 냄새를 풍긴다. 그런데 어디선가 꼭 본 듯한 모습인데..이런 걸 데자뷰 현상이라고 하나?
군데군데 돌무더기들이 흩어져 있다. 커다란 바윗돌로 경사면을 이루고 있으며 중간중간 위용을 갖춘 돌탑이 보인다. 산만하면서도 질서정연한 모습이 경이롭다.


학산은 평화동 사람들에게 봄에는 지저귀는 산새소리로 상쾌함을, 여름에는 울창한 숲이 햇빛을 가려주어 시원함을, 가을에는 낙엽이 주는 푹신함을, 겨울에는 눈으로 덮힌 설경을 병풍으로 아낌없이 선사한다.
학산이 있어 복 받았다고 말하는 평화동 주민들. 그들은 오늘도 학산을 오르내리며 건강을 챙기고 행복을 만든다. 

김갑련 리포터 ktwor04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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