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콩으로 매일 아침 가마솥에서 직접 만드는 두부
어떤 일에서든 자신의 이름을 건다는 건 큰 책임감과 부담감이 따르게 마련. 땅에서 직접 기른 콩으로 매일 아침 만들어 내는 두부라 안전성과 품질을 자신하기에, 농부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로 쓴 ‘허태풍 두부’. 인터넷 검색창에 ‘허태풍’을 치면 ‘하이동방삭’이란 농업카페를 찾을 수 있다. 젊고 생각 있는 농사꾼임을 자처하며, 과학적인 농법을 통해 다양한 특용작물을 시도 중인 그의 특별한 이력들까지. 우리나라의 농업과 먹거리를 고민해온 정직한 농사꾼이 아침마다 구슬땀을 흘리며 만들어 내는 두부. 그 맛은 과연 어떨까.
내가 태어나고 자란 땅의 식자재가 내 몸에도 ‘으뜸’
춘천시내에서 소양5교를 건너거나 혹은 여우고개를 지나 소양댐을 향하는 길목의 바로 오른쪽에 자리한 ‘콩이랑 두부랑’. ‘허태풍 두부’로 더 유명한 허태풍(44) 사장의 두부집이다. 조금 외곽에 자리 잡았다 싶었지만 워낙 소문난 두부라 평일 식사시간에도 직장인들로 붐빈다.
“제가 직접 재배한 콩과 화천에서 계약 재배한 100% 국산 콩으로 두부를 만들지요. ‘신토불이’, ‘지산지소’는 결국 내가 태어나고 내가 자란 근거리 지역의 농산물이 내 몸에 가장 좋다는 걸 뜻합니다.” 지구촌 시대에 미국산, 중국산 하며 가리기란 좀 그렇지만 그래도 내 몸과 궁합이 맞는 게 좋지 않겠냐는 허 사장. 더욱이 최근엔 토양 오염과 먹거리의 안전이 화두가 되고 있기에 자신의 가게처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식자재라면 더 확실하지 않겠냐는 것.
하지만 현재 우리시장에 유통되는 콩의 대부분은 미국산과 중국산으로 국내에서 재배되는 콩은 단지 6~7% 수준. 게다가 최근엔 콩 작황이 안 좋아 시중에서는 대부분 수입산 두부가 유통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워낙 콩값이 올라 다른 두부집보다 500원이라도 더 받을까도 했지요. 하지만 그리되면 여유 있는 사람만 받겠다는 건데, 도저히 그럴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박리다매 개념을 택했죠. 우리 주변의 서민들, 그런 이웃들께 맛있고 안전한 허태풍 두부의 맛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게 저의 농사 컨셉에도 맞고요. 그래서라도 많이들 와주셔야 합니다.”
매일 아침 장작불에 콩 삶아 몽글몽글 끓여낸 두부
‘콩이랑 두부랑’ 식당 바로 옆엔 허 사장이 아침마다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두부를 만드는 작업실이 있다. 시커먼 가마솥도 3개나 된다. 매일 아침 손수 장작불을 때 콩을 삶고 몽글몽글 두부를 끓인다. 이어 두부판에 넣고 압축해 딱 20모의 두부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오전 11시쯤이면 이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초두부 국물을 서비스로 맛볼 수 있다. 조금만 발 빠르게 움직이면 전날의 해장에도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을 듯.
이렇게 탄생된 허태풍 두부는 아내 황순기(43) 씨의 맛깔스런 손맛을 타고 최고의 영양만점 두부요리로 변신을 거듭한다. 얼큰순두부찌개와 초두부, 논두렁 두부지짐, 두부전골, 콩빈대떡에 이어 최근에는 새로 선보인 두부야채 닭한마리가 고객들의 입맛을 잡고 있는 중.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의 만남으로, 어른들의 보양식 혹은 술자리 모임에서 든든한 안주거리로 인기가 높다고.
정직한 농부의 철학 맛보려면 허태풍의 집으로
도전과 새로운 시도를 좋아하는 허태풍 사장. 그에게 ‘두부랑 콩이랑’은 하나의 또 다른 시작에 불과하다. “도시 근교인들이 체험하고 먹고 즐길 수 있는, 그런 종합 휴식처를 구상 중입니다. 직접 제 농사를 체험하고 향토음식도 즐기면서 장기적으로는 숙박까지 염두에 두는 것이죠.” ‘생추어리(sanctuary)’라는 개념을 도입해 자신의 농사가 더 안전한 먹거리로 다가가고 흥미로운 체험으로 연계되는 새로운 형태의 농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 여름쯤엔 체험이 가능하다 하니 벌써 기대가 크다.
아버지 때의 농업과는 다른 변신을 위해 ‘하이동방삭’, ‘허태풍’이란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온라인을 통해 많은 농민들과의 모임도 이끌고 있는 허 사장. 이런 사람이 만드는 음식 맛이 궁금하다면, 이번 주말 기름기 많은 동물성 단백질 대신 담백하고 깔끔한 식물성 단백질로 정직한 농부의 철학을 담은 두부요리를 한번 맛보시도록.
문의 242-0200
김연주 리포터 fa1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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