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라고’ 가을 산이 유혹하네

산악인 박남수씨가 추천하는 가을 명산 5

11월 초 단풍 절정 … 가는 곳마다 장관 연출

지역내일 2011-10-28

 


단풍을 밟아보지 않고 가을을 넘겼노라 말할 수 있을까. 가을은 역시 단풍. 기상청에 따르면 남도 단풍은 11월 초가 절정이다. 이맘때 등산객이 급증하는 것도 가을 산이 유난히 좋아서다. 가는 곳마다 탄성이 절로 나겠지만 그래도 꼭 가봐야 할 산이 있다. 산악인 박남수씨가 가을 명산 5곳을 소개한다.


◆광주 무등산
육당 최남선 선생은 무등산에 대해 “금강산도 부분적으로는 여기에 비길 경승이 없으며, 특히 서석대는 마치 해금강 한쪽을 산위에 올려놓은 것 같다”고 찬탄했다고 한다.
무등산은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면서도 해발 1187m에 달해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명산이다. 계절마다 장관이지만 가을에는 장불재, 중봉 일대의 억새꽃이 유난히 절경이다. 땀 흘린 고생은 눈앞에 펼쳐진 억새벌판의 춤사위를 보는 순간 가을바람과 함께 사라진다. 박남수씨가 추천하는 코스는 증심교-토끼등-동화사터-중봉-장불재-용추삼거리-중머리재-새인봉 삼거리-약사암-증심교로 모두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장흥 천관산
호남의 5대 명산 중 하나인 천관산(723m). 산이 바위로 이루어져 수십 개의 기암괴석과 기봉 꼭대기가 하늘을 향해 있는데, 그 모습이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 같다하여 천관산이라 불린다. 천관산은 가을 억새로 유명한 산이다. 정상인 연대봉에서 구정봉까지 능선 따라 10리길이 억새로 넘실댄다. 천관산 억새는 바닷바람이 거세 무릎 아래에서 찰랑거리는 난쟁이 억새로 유명하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그림 같은 다도해와 울긋불긋한 황금색 논이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그려낸다. 단풍과 함께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억새. 천관산에서 단풍과 억새를 보면서 가을의 여유를 느껴보자.
추천 코스는 장천재-선인봉-구정봉-환희대-천관산-봉황봉-장안사-장천재까지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영암 월출산
‘달이 뜨는 산’인 월출산(809m)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유수한 문화자원이 있는 국립공원이다.
천년 이상의 역사와 국보 문화재를 간직한 도갑사, 무위사와 함께 한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마애여래좌상이 있는 곳이다.
주요 탐방로는 천황사터나 바람계곡에서 천황봉-구정봉-도갑사로 이어지는 종주능선으로(약 6시간 소요) 사방이 탁 트인 바위경관과 영암과 강진을 잇는 경관 조망이 일품이다, 또한 한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구름다리와 구정봉의 아홉 개 물웅덩이, 그리고 미왕재의 억새밭은 꼭 한번 들려보는 명소로 꼽힌다. 천황사 입구, 도갑사 뒤편 등산로 입구, 무위사 뒤편 숲에는 자연관찰로도 조성돼 있다. 종주능선이 부담이라면 박남수씨가 추천하는 코스를 걸어보자. 천황사입구-구름다리-천황봉-갈림길-경포대 입구로 4시간 30분 정도의 코스다.


◆순천 조계산
도립공원 조계산(884m)은 산세가 부드럽고 아늑한 것이 특징이다. 전국 3대 사찰의 하나인 송광사와 고찰인 선암사가 주능선을 중심으로 동서에 자리하고 있다. 드물게도 좌우 대칭인 산이다. 가운데 장막골을 축으로 양쪽 산줄기와 물줄기들이 반대방향으로 같은 수로 뻗어있다. 그 기슭에는 가람이 둘 있다. 송광사와 선암사다. 선암사 둘레에는 월출봉, 장군봉, 깃대봉, 일월석 등이 줄지어 솟아있어 장관을 연출한다. 조계산 산행은 송광사나 선암사 어느 쪽에서 시작해도 비슷한 시간대에 다양한 코스를 즐길 수 있다. 산세가 험하지 않고 평탄한 길이 많아 가족단위 나들이 코스로도 제격이다. 송광사 3대 명물 중 하나인 800년 넘은  향나무도 볼거리다. 두 그루가 엿가락처럼 꼬여 ‘쌍향수’라 불린다. 선암굴목이재에서 송광굴목이재로 돌아가는 길 가운데는 명물 보리밥집이 있다.
추천 코스는 선암사 주차장-선암사-대각암-장군봉-작은 굴목재-보리밥집-선암사 굴목재(큰굴목재)-선암사 주차장까지 4시간 30분 소요된다.


◆장성 백암산
백암산(741m) 중턱에 우뚝 솟은 백학봉에서는 백양사와 그 일대 계곡의 단풍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백양사는 잎이 작고 색깔이 고운 애기 단풍이 일품이다. 특히 매표소에서 백양사까지 이어지는 도로 양 옆과 백양사 주위 단풍이 기막히다. 도로가 끝나는 곳에 자리 잡은 쌍계루는 백양사의 단풍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명소 가운데 하나. 붉게 물든 단풍나무에 둘러싸인 쌍계루의 단아한 자태와 백학봉의 조화가 예술이다. 가벼운 코스를 원한다면 백양사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학바위 까지만 추천한다. 백양사에서 왕복 2시간 정도다.
박남수씨가 추천하는 코스는 백암 탐방지원센터-백양사-사자봉 갈림길-상왕봉-백학봉-약사암-백양사-백양 탐방지원센터까지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박남수씨는 2005년 낭가파르밧(8,125m) 루팔 대장벽을 등반, 대한민국 산악대상을 수상했다. 또 2007년에는 에베레스트(8,848m)와 로체(8,516m), 2011에는 마나슬루(8,163m)을 등반한 전문 산악인이다. 83~84회 전국체육대회 산악 일반 등산에서 3위를 입상했고, 광주 산악연맹 상임이사와 산악구조대 지도위원을 맡았었다. 현재는 광주 전남 히말라얀 클럽 이사로 활동 중이다.
김영희 리포터 beauty02k@hanmail.net


TIP 산행 때 유의사항
-산행은 아침 일찍 시작해 해지기 한두 시간 전에 마친다.
-가급적 30킬로그램 이상의 짐을 지지 않는다.
-등산화는 발에 잘 맞고 통기성과 방수능력이 좋은 것을 신는다.
-산행 중에는 수시로 지형과 지도를 대조하면서 현재 위치를 확인한다.
-길을 잘못 들었을 때는 알고 있는 위치로 되돌아가서 다시 확인한다.
-산행 중에 길을 잃었을 때에는 계곡을 피하고 능선으로 올라간다.
-보폭을 너무 넓게 하지 말고 항상 일정한 속도로 갇는다.
-처음에는 15~20분 걷고 5분간 휴식하고, 차츰 30분 걷고 5~10분간 휴식한 다음 1시간 걷고 10분씩 규칙적으로 휴식을 취한다.
-급경사 등 위험한 곳에서는 보조 자일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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