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그랜드예문문화센터 ‘기타교실’

지역내일 2011-10-18

“기타를 튕기면 행복이 따라와요”

 세시봉에서 불기 시작한 기타 바람이 아이유를 거쳐 장재인에서 후끈 달아오르더니 벌써 곳곳에 뿌리를 내리는 모양새입니다. 반주를 틀고 노래하던 가수들도 기타를 둘러메고 나와 노래 한 곡 부르는 일이 흔하게 벌어지곤 하니까요. 아무래도 이 열풍은 한동안 우리 주위에 맴돌 것 같습니다. 문화센터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번 주 찾아간 그랜드예문문화센터에는 기타강좌가 무려 17개 반이나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6개 줄이 울리는 소리에 마음을 빼앗긴 사람들을 만나보았습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인기 악기
 “기타는 참 신나는 악기예요. 레크레이션 할 때 앞에서 말하면 잘 안 쳐다보죠. 그럴 때 기타를 치면서 사람들을 부르면 훨씬 더 주목해요.”
그랜드예문문화센터에서 ‘수,토요 기타교실’을 이끄는 유문규 강사의 말이다. 여럿이 손뼉 치며 노래를 부를 때도, 잠 못 드는 조용한 밤에 홀로 줄을 튕기며 고독을 음미할 때도 기타는 참 좋은 친구다.
그랜드예문문화센터 기타강습 시간에는 클래식와 통기타를 가르친다. 강습은 아침이나 낮보다 저녁 시간에 몰려 있다. 수강생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직장인, 주부까지 다양하다.
유문규 강사는 “누구나 칠 수 있는 악기지만 너무 어려도 손가락이 작아 깊은 연주를 하기 힘들 수 있기 때문에 9세 이상이 적당하다”고 말한다.
문화센터에서 기타를 배우려는 이들은 대부분 처음 기타를 접하는 이들이다. 호기심과 기대를 안고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기타를 배우다 중단했던 이들은 초급부터 배우고 싶다고 새로 등록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첫 시작이다. 친구 어깨너머 혹은 독학으로 치다가 포기하는 것보다는 전문적인 강사를 찾아 단계를 밟아나가는 것이 실패하지 않는 비결이라고 유 강사는 말한다.
“선생님을 찾아가 배우는 것이 좋습니다. 기타는 주섬주섬 배워서 2~3년 치는 것보다 6개월 정도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이 여러 면에서 좋습니다."

혼자 치며 즐기려면 6~9개월 배워야
 수요일 저녁 시간, 기타 하나씩 들고 앉아서 강사의 말에 따라 주법을 배우는 이들의 표정이 진지하다. 오늘의 연습곡은 강성윤의 ‘본능적으로’다. 아래 위 주법 방향을 표시한 화살표가 적힌 칠판을 보면서 회원들은 오른손을 움직여가며 연습하고 있다.
안곡중학교 1학년 김성훈, 강철 군은 친구 사이다. “기타를 배우고 싶어서 친구랑 같이 찾아왔는데, 모르는 것을 서로 물어보면서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직장인 홍린아 씨는 학생 시절부터 배우고 싶었던 기타를 늦게야 시작했다. 물리치료사로 일하는 그는 기타리스트를 꿈꾸며 날마다 퇴근 후 1~2시간 씩 연습한다. 중급 과정을 마친 다음에는 학원을 다니며 고급 과정을 배워 볼 생각이다.
유문규 강사는 “예전에 기타를 배운 적이 있더라도 반드시 초급 과정을 거쳐야 중급 수업을 수강할 자격이 주어진다”고 강조한다. “문화센터의 3개월짜리 수업을 가볍게 보면 안 된다”면서 단기간으로 잘라서 배우는 것이 기타 실력을 키우는 데 더 좋다고 말한다.
“3개월을 기준으로 성과에 따라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좋아요. 실력이 잘 느는 사람은 6~9개월 정도 배우면 혼자 치기에 아주 적합합니다.”

기타로 인생이 바뀐 사람, 유문규 강사
 유문규 강사는 그랜드예문센터의 17개 기타강좌 가운데 8개 수업을 맡고 있다. 인기강좌 가운데 단연 인기강사다. 중급반 수강생 윤용훈 씨는 “밝고 쾌활하고 친절한 선생님”이라고 유 강사를 소개한다. 어려운 악보를 준다거나 하는 일로 사람들을 주눅 들게 하지 않고 치는 이들의 수준에 맞추어 그림으로 그려오기도 한다. 배우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점을 회원들은 높게 평가한다.
토요일이면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기타를 가르치러 동분서주하는 유 강사는 “기타를 알고 나서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고 고백한다.
“저는 원래 음치에 박치였어요. 열여덟 살 쯤에 한 친구가 기타를 치는 모습을 보며 질투심에 배우기 시작했죠.”
베이스 기타로 시작해 19년 쯤 연주했다. 대학 졸업 후 미국 달라스에서 7년 동안 DBU, CFNI 학교에서 음반 제작과 음악 과정을 배우고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무조건 기타를 가르치기보다 꿈을 이루기 위한 안내자의 마음으로 가르친다”고 말한다. 일주일에 오롯이 한 시간은 수강생들 자신만을 위한 시간으로 만들어 주고 싶단다.
“기타는 행복입니다. 꿈을 향해 도전하세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씩씩하고 밝은 기운 넘쳐나는 선생님과 제자들의 수업 장면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길, 내 가슴 속 먼지 쌓인 꿈은 무엇이었나 곰곰이 짚어보았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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