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가 되니 입맛도 없고 날씨 탓인지 기분까지 우울해진다.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있자니 마음까지 어수선해지는 날, 기분전환에는 맛있는 음식이 최고다 싶어 길을 나섰다. 차를 몰아 도착한 곳은 안양시 호계동 신사거리 근처에 위치한 필가네. 지인이 추천해준 곳이기에 잔뜩 기대하고 들어섰다.
자그마한 간판에 실내도 아담한 이곳은 70대 장모와 딸 그리고 사위가 운영하는 밥집이다. 특화된 한 가지 메뉴만이 아닌 다양한 메뉴가 있는데 음식의 대부분은 일흔의 장모님이 직접 만든다. 주로 찌개 종류가 많지만 게장 정식과 갈치 정식이 가장 맛있더라는 지인의 말에 주저함 없이 그것으로 주문했다. 서해안 쪽에서는 보통 게장을 꽃게나 참게를 주로 재료로 쓰지만 꽃게 살보다 돌게가 살이 더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고 진한 맛 때문에 필가네 장모님은 돌게로 간장게장을 담근다고 한다. 원래 돌게장은 여수의 대표적 음식 중 하나로 집게발은 아주 단단해 깨물어 먹기가 쉽지 않지만 이곳에서는 먹기 좋게 손질했기 때문에 의외로 쉽게 먹을 수 있다. 게는 물에서 나는 보약이라고 할 만큼 건강에 아주 좋다고 한다. 단백질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뿐만 아니라 지방이 적고 소화가 잘 되기 때문에 회복기 환자나 노인들에게 건강식으로도 그만이라는 것. 동의보감에도 게는 몸의 열기를 푼다고 적혀있다. 이곳의 게장 정식에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간장게장과 바지락을 넣은 청국장찌개가 함께 나온다. 게장은 짜지 않으면서도 달콤하고 부드럽고 한약냄새가 나 비릿한 맛도 전혀 나지 않는다. 비법을 물었더니 싱싱한 돌게를 공급받아 깨끗하게 다듬어 여러 가지 재료와 한약재인 당귀를 넣고 끓인 간장에 숙성시킨 것이 맛을 내는 가장 큰 비법이라고 주인장은 들려주었다. 파김치, 깻잎김치, 겉절이 등 주로 직접 담근 김치종류가 밑반찬으로 나오고, 금치라고 할 만큼 비싸다는 갈치도 푹 익은 무와 함께 얼큰한 갈치조림으로 나오는데 먹다보면 밥 한 그릇이 쥐도 새도 모르게 뚝딱이다.
메뉴:게장 정식 7000원, 갈치 정식 7000원
위치: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946-38
영업시간:오전10시30분∼오후10시
휴무일:1, 3째 일요일
주차:가능
문의:031-427-5993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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