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마음이 편안하다. 도무지 재고 계산할 줄 모르는 대화법에 온몸이 나른해진다.
내내 까부는 통에 꾸지람을 당하는 심각한 상황에서도 동생이 살짝 방귀를 끼면 웃음을 참느라 온몸이 발갛다. 서로 툭툭 건드리다 누구 하나 삐져 있을 때도 ‘똥’ 한 단어만 입 밖으로 내주면 금세 상황 종료다. 세상에서 둘도 없는 남매로 변신한다.
어른의 눈으로 보자면 더럽고 하찮고 쓸모없기만 한 똥. 하지만 아이에게는 그것마저도 의미 있는 대상이다. 그렇게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이 있어 이 텍스트는 책으로, 만화로, 그리고 연극으로 되살아날 수 있었을지 모른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한 번쯤 함께 읽고 마음 따스하게 아이를 안았을 동화 ‘강아지똥’.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 내용이 수록되어 있을 만큼 아름다운 동화로 꼽히고 있다.
그 내용이 연극으로 아산을 찾는다. 움직이는 그림동화 ‘강아지똥’은 故권정생 선생님의 원작동화를 무대로 옮긴 어린이·가족 연극이다.
연극은 2001년 서울 동숭홀에서 초연된 이후 예술의전당 주최 우수 어린이극초청기획공연, 정동극장 우수 어린이극 특별초청 공연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2002년에는 전국 투어를 시작, 2005년에는 일한아동청소년연극제 해외공식초청작에 선정되어 최고 인기작으로 꼽히는가하면 2009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및 2010년 싱가포르 I THEATRE 초청공연 확정 등 10년 넘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하잘 것 없는 강아지똥이 어느 날 거름이 되어 아름다운 민들레꽃으로 다시 피어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는 움직이는 그림동화 ‘강아지똥’. 아이와 함께 공연을 다 보면 어느 순간 아이를 꼭 끌어안아주고 싶을 지도 모른다.
이 세상 50억 중 1명이라 하더라도 너무나 소중한, 누구보다 의미 있는 36.5℃가 더 애틋해질 테니까. 물론 아이는 여전히 ‘똥’에 집중하고 있겠지만. 하긴…. 그래서 아이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 움직이는 그림동화 ‘강아지똥’
일정 : 11월 11일(금) 오전 10시 30분 / 12일(토) 오전 11시, 오후 3시
공연장소 : 아산시 평생학습관관람
연령 : 36개월 이상러닝타임 : 45분
관람료 : 개인 7000원 / 20인 이상 단체 5000원
문의 : 아산문화재단 문화예술팀. 041-534-2634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