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하던 해, 명랑하고 밝은 아이였기에 걱정없이 입학시켰다가 마음 고생한 적이 있다. 일주일이 지날 무렵부터 아이는 유치원 가기를 힘들어하더니 매일 울고 친구와도 못 어울리고 급기야 옷에 실수(?)하고 밥에는 악몽을 꾸기까지 했다. 이유인즉, 친구에게 장난감을 뺏기거나 친구가 건드릴때 ‘싫다’는 표현이나 자기주장을 못하고 놀고 싶은 장난감을 선뜻 가져오지 못하는 등 또래와 어울리기 힘들었던 것이다. 직장 다니는 엄마대신 할머니의 손에 자라면서 타인과 마찰을 경험하고 주장하는 경험, 충분한 또래관계를 갖지 못한 상태에서 처음으로 또래아이들과 부딪히면서 나름 부대끼고 힘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험난한(?) 세상을 견뎌내고 친구랑 노는 맛을 알게 된 후 지금은 친구로 인해 행복해하고 있다.
요즘처럼 직장맘이 늘고 또는 보육기관에 일찍 아이를 맡기게 된 부모들은 나와 같은 고민을 한번쯤 해봤으리라 생각된다. 아니, 엄마가 집에 있다 할지라도 요새는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아이들을 어렵지 않게 보는 것 같다. 필자의 경우에도 10년전에 비해 상담센터에서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를 더 자주 접하게 되는 것 같다. 어느 유명한 철학자가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했듯이, 사람이 살아가는데 사회성은 매우 중요하다.
사회성이란
어떤 사회가 가지고 있는 성질 또는 집단을 만들어 생활하려는 인간의 근본 성질을 말한다. 다시 말해 사회성이란 집단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사교성으로, 예컨대, 타인과 협동하여 행동할 줄 알고 타인을 배려하면서 필요한 경우 적절히 거절하고 주장하면서 함께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최근 우리나라는 출산율 저하와 핵가족화로 외동아이인 경우가 많거나 어울릴만한 주변 사촌들도 적은 경우도 많고, 또한 사교육의 증가 등으로 놀이터에서 놀만한 친구를 찾기도 쉽게 않게 되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쉽게도 상대방을 이해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기보다는 개인적인 생활만을 강조한 불균형적인 인격체로 자라고 경우가 간혹 보여진다. 그렇다면 사회성을 키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사회성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거나 공부처럼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가는 것이다. 따라서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 어린 시절의 또래관계, 놀이시간 등이 매우 중요하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에게 아이의 사회성을 기르기 위한 몇 가지를 노력을 권하고 싶다.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세요.
건강한 사회성은 가정에서부터 형성된다. 유아는 부모를 통해 대상관계를 형성해나가고 가정을 통해 사회생활에 필요한 기술들을 배워나가게 된다. 그러므로 자녀가 가정에서 사랑하고 양보하고 배려하고 협동하고 화해하는 법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하라. 어린 아이를 둔 부모라면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시간을 충분히 갖고,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좀더 적극적인 상호작용과 대화를 시도해보라. 이전까지 대화가 매우 적었던 가정이라면 처음부터 무턱대로 대화를 시도하기보다 자녀와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라. 특히 아빠가 활발하게 놀아준 아이가 사회성이 더 좋고 공격성을 자체할 줄 안다고 한다.
자녀의 감정을 읽어주고 대화하는 부모가 되어 주세요.
평소 자녀의 감정을 충분히 읽어주어 공감하고 수용하는 태도로 대하면 자녀는 소신있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뿐만 아니라 친구의 입장과 감정도 이해할 줄 아는 너그러운 사람이 될수 있다. 또한 자녀의 생각과 느낌을 자주 물어봐주어 스스로 존중받는 느낌을 가질때 좀더 창의적이고 유연한 태도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게 된다. 반면 가정에서 자신의 의사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한 아이는 또래들 사이에서도 주눅 들어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기가 죽어 있거나 충동적으로 대응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칭찬과 지지, 격려, 온정적인 수용대화 등을 통해 건강한 자아상을 형성할수 있도록 도와주라.
또래와의 놀이시간을 잘 살펴보고 격려해주세요
아이들은 또래들과 함께 어울리는 놀이환경 속에서 또래와 함께 노는 방법을 알아가게 되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성을 익힐 수 있게 된다. 최근에는 컴퓨터 게임, 닌텐도 등의 게임문화로 상호협동하는 놀이보다 혼자 노는 시간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주말에 박물관이나 영화보다는 또래들과 어울려 놀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고 기회가 되면 자녀의 놀이 모습도 살펴보면서 어려워하는 부분을 조언해주라.
점차 사회는 타인과의 원만한 의사소통을 할줄 알고 타인의 입장과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할수 있는 사람, 이러한 사회적 지능이 높은 사람을 원하고 있다. 우리 자녀가 사랑받고 존중받는 경험을 바탕으로 또래와의 건강한 놀이, 상호작용을 통해 어디서나 필요로 하는 소금같은 존재, 사람과 어울려사는 맛을 아는 행복한 사람으로 자랄수 있기를 바란다.
최문희 소장
다움아동청소년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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