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가득한 숲을 끼고 있는 아담한 학교가 있다. 국화꽃이 입구부터 복도 끝까지 향내를 풍긴다. 가을을 물씬 느끼게 하는 오목초등학교 풍경이다.
오목초는 충남도교육청에서 실시한 ''2011년 100대 교육과정 공모전''에서 최우수학교로 선정되었다. ''진선미! 스마트 어울림 인재육성''이라는 제목으로 교실수업 방법을 개선, 교육과정 최우수학교로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학부모들은 "윤은진 교장선생님이 올해 이 학교에 부임 후 모든 것이 활기차게 진행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인 예가 달빛독서여행이다. 달빛 독서여행은 오후 6시 이후 시간을 이용하여 가족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독후활동프로그램이다. 윤은진 교장의 제안 하에 학부모들이 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도교육청에서 실시하는 학부모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된 사업이다. 윤 교장의 애정 어린 지도 아래 달빛독서여행은 회를 거듭할수록 학부모들의 참여율이 증가했다. 예상 못한 결과였다.
윤은진 교장은 "학부모들이 더 적극적이고 자발적이다. 시골학교라고 교사들이 머물러만 있다 가기 쉽다. 하지만 이곳에 온 교사들은 항상 밤늦게까지 교수연구를 하면서 학교발전에 애를 쓰고 있다"며 학부모들과 교사들을 치하했다.
지난여름은 학부모들이 운동장에서 텐트 치고 취사와 담력훈련 등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캠프를 학교에 요청했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해 요구한 사항이면 윤 교장은 적극적으로 수용해주고 함께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교사들도 참여하게 됐다. 윤 교장은 학부모들의 사소한 요구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한 번 더 그들의 뜻을 살폈다.
윤 교장이 이끌어 낸 학교개선의 성과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학부모들은 그 과정과 성과를 눈으로 보고 느꼈다. 교장이 교육안을 내놓으면 학부모들은 지체 없이 따른다.
특히 도서실을 말하자면 도서구입비는 지원받았지만 책장이 부족한 상태였다. 이번엔 아빠들이 직접 나서 수리는 물론 책장을 짜주고 청소까지 싹 해치웠다. 윤 교장은 "요구하지도 않은 일이였다"며 "학교에 무슨 일이 있으면 학부모들은 본인 일같이 나선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시골학교라서, 부족한 것이 많은 조그만 학교라서 전학 간 아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전학을 맘먹었던 학부모들도 아이를 오목초에서 졸업시킨다는 생각으로 바꿨다. 학부모들은 많은 것을 수용하고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는 새 교장의 모습에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오목초를 읽고 있었다. 한 학부모는 "교장선생님은 우리에게 시키지 않는다. 다만 우리의 자발적인 에너지가 솟구치게 할 뿐이다"라고 표현했다.
윤 교장은 "학교는 아이들도 선생님도 즐거워야 한다. 그 밑거름을 학부모들이 정성껏 뿌려주고 있다. 이 학교에 온 걸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젠 교사들이 오고 싶은 학교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은진 교장과의 인터뷰는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고 온 것 같다. 그는 이러한 격 없는 대화로 학부모들과 의견을 나누고 실천했나 보다. 윤 교장이 학교를 떠날까봐 전전긍긍하는 오목초 학부모들의 마음이 보였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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