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학이 달라진다

유학, 아직도 망설이십니까

7명 중 1명이 학부유학…교육경쟁력과 글로벌 인재 확보 차원

지역내일 2011-11-04

다시 입시시즌이다. 수시 원서를 10군데나 썼다는 학부모부터, 뒤늦은 후회에 빠진 고3까지 대한민국의 10월은 전쟁터다. 전국에 백여 곳의 대학교가 있지만 아는 곳이 열 손가락 꼽을 정도라, 그 열 손가락 사이로 희망과 절망이 오간다.
Think different. 다르게 생각하자.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미래는 지금과 다르다. 세계 100위 안에 한국대학이 3곳 밖에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그곳만 향해 아등바등 할 때가 아니다. 세계는 넓고 대학은 많다.

7명 중 1명이 학부유학
지난해 10월 발표된 삼성경제연구소의 ‘국제 유학시장의 최근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전 세계 유학생이 국제이주인구의 20%에 육박한다고 한다.
보고서는 이러한 배경에는 국가 간 교육경쟁력 격차와 교육시스템의 병목현상, 글로벌 인적자원을 확보하려는 이해구조에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특정 국가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2009년을 기준으로 7명 중 1명이 학부연수를 떠나며, 그 규모가 자그마치 24만3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유학생이 늘어나는 몇 가지 원인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교육시스템의 병목현상이다. Green International Christian School(푸른 국제학교) 김종대 교장은 “우리나라는 실은 고등학교부터 아이들이 나뉜다. 일반고와 특목고. 대입부터는 본격적으로 소수만 살아남는 구조다. 사회에 진출하고도 다양성이 인정되기보다 피라미드 형태 속에서 지속적으로 경쟁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현재 70만 명의 고3 수험생 중 서울 및 수도권 4년제 대학의 입학정원은 약 6만6000명. 총 64만 명의 학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학교나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대학 생활을 하게 된다. 대학생활 중 해외 연수 1년, 여기다 자격증을 취득 하려면 대학교 졸업은 4년이 아니다.
이들이 대학을 졸업한다 해도 매년 대기업의 신입사원 모집인원은 약 6만 명 규모며, 소위 SKY 대학을 졸업하고 온갖 자격증에 인턴, 봉사활동을 완성한 학생들만이 가능하다.
또 하나의 복병은 영어다. 각종 시험이 ‘영어’로 점철되고, 토익 점수가 아무리 높아도 ‘유학파’를 우대하는 사회분위기가 유학을 결정하게 하는 이유다.

학습 기회나 교육환경 차이 무시 못해
그렇다고 해외유학을 단순히 영어나 대학입학의 한 방편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류다. 해외유학은 좀 더 거시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푸른 국제학교 사무엘 조 국제교장은 “전 세계 184개국에 우리나라 대사관이나 영사관이 있다. 그러면 적어도 그 184개국은 직간접적으로 우리나라와 교류를 맺고 있다는 얘기다. 인도나 중국도 처음부터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건 아니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넓은 세계시장에서 살아갈 내 자녀를 진정한 글로벌 인재로 만들 준비의 일환으로 해외유학을 생각하자는 의미다.
학습 기회나 경쟁력 있는 교육환경 차원에서도 해외유학은 고려해볼 만하다. 현재 우리나라 입시제도는 일방통행이다. 해마다 다양한 전형이 발표되지만 정작 본인에게 해당되는 전형은 없다. 끝내 합격한 대로 진학한다. 진로와 적성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에서 적성고려는 공염불이다.
그렇게 한 번 정해진 전공은 수능을 다시 치르지 않는 이상 바꾸긴 어렵다. 그러나 해외 대학들은 대학이나 전공 선택에 대한 폭이 넓다. 캠퍼스 간 특성화도 잘 이루어져 있어 이동도 상대적으로 용이해 본인의 의지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장학혜택이 있는 학교도 많아 학비 또한 국내 사립대학 수준과 비슷한 정도다.
나라도 다양해졌다. 미국, 영국, 독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유학강국부터 호주, 네델란드, 핀란드, 캐나다 등 신흥 유학강국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김종대 교장은 “우리나라도 외국인 유학생이 급증하면서 이미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2000년 이후 우리나라로 오는 유학생이 증가하긴 했지만 국내 유학생 비율이 OECD국가의 평균을 밑돈다. 왜 그런지 반드시 생각해볼 문제다”고 꼬집는다.

자신감 결여가 걸림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유학을 망설이는 데는 학생 스스로 자신감 결여가 큰 몫을 차지한다. 김종대 교장은 “우리나라에서 4~5등급이면 지방대 아니면 진학 할 곳이 없다. 이 경우, 문제는 학생 스스로가 초중고를 지나면서 적어도 성적으로는 성취감을 경험할 기회가 없다. 그러다보니 스스로 공부 못한다고 좌절하며 지레 포기하고 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4~5등급은 못하는 공부가 아니다. 이 성적이면 미국에 있는 대학교 진학에 필요한 GPA 최저 기준에 해당한다. 어디든 갈 수 있다.
유학을 망설이는 다른 하나는 무턱대고 덤벼들었던 조기유학의 폐단이 속속 밝혀져 해외유학에 대한 선입견이 생겼기 때문이다. 사무엘 조 국제교장은 “뚜렷한 목적도 적절한 준비도 없이 친척 따라, 친구 따라, 유학원 따라 떠났던 조기유학이 성공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그저 ‘보냈다’는 것에 안도하던 분위기를 생각하면 처음부터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못박는다.
유학도 학교생활이고 사회생활이다. 언어가 바탕이 돼야 하는 건 자명하다. 그렇게 뻔한 사실도 이익이 중심이 돼 한 다리만 건너면 의미는 퇴색된다. 현지에 모든 과정이 준비 돼 있다는 둥, 지금 이대로도 아무 문제없다는 등의 무책임한 말만 믿고 떠난 유학이 성공할 리 없다는 것.
어쩌면 언어가 조금 들릴 만할 즈음,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연어족’이 양산됐던 것은 처음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사무엘 조 국제교장은 “유학은 생활영역이 바뀌는 큰 사건이다. 학교만 다니는 것이 아니고 그 사회의 일원으로 생활하는 것이다. 어른도 그런 유학생활은 못 견딘다. 언어는 물론 그 나라의 문화나 관습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꼬집는다. 

미래 개척도 용기다
최근엔 이런 조기유학의 폐단을 없애고 성공적인 학부유학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학교가 속속 생겨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김종대 교장은 “나라마다 학교마다 특색이 다르다. 그래서 준비과정도 맞춤식이 돼야한다. 무조건 명문대학도 답은 아니다. 이젠 평생을 두고 취업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는 큰 틀에서 유학을 설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생각 없이 해외에 나가 물설고, 낯선 곳에서 공부하는 시행착오를 줄이자는 취지다.
아직도 미래의 두려움으로 유학을 망설이고 있다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 보는 것도 용기다. 대학, 이제는 해외로 눈 돌릴 때다.
도움말: Green International Christian School 김종대 교장/사무엘 조 국제교장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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