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그리고 ‘경쟁이 아름다운 교육’

지역내일 2011-11-05
이제 곧 수학능력시험과 대학입시의 계절입니다. 우리 아산의 후배들이 평소 공부한 실력을 십분 발휘해서 노력하고 소망해온 만큼 값진 성과를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울러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좀 더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공부하며 꿈을 펼칠 수 있는 우리 교육의 나아지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공정할 수 있는가? 미래를 설정하기 위해 과거를 잊어야 하는가? 과학적 진실은 위험한가? 역사가의 역할은 심판을 내리는 것인가? 예술은 규칙을 필요로 하지 않는가? 행복의 여부는 우리에게 달려있는가?”
마치 대학 졸업논문의 논제를 연상하게 하는 이 문항들은 올해 6월로 시행 202년을 맞았던 프랑스의 대학입학자격시험 바칼로레아(Baccalaureate)의 인문계열과 상경계열, 그리고 이공계열 수험생들이 치렀던 철학논제들이었습니다. 프랑스 국민들은 바칼로레아 시험이 치러지는 날이면 이러한 철학문제를 놓고 진지하게 프랑스가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생각해보면서, 시험이 끝나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수험생들을 격려하며 어느 정도의 일탈행위도 너그럽게 보듬어 준다고 합니다.
바칼로레아는 전 세계적으로 공인받고 있는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IBDP(International Baccalaureate Diploma Program)’, 즉 ‘세계 표준 고교교육과정’의 모델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수능이나 미국의 대학입학자격시험인 SAT(Scholastic Aptitude Test)는 유럽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공인해주질 않지만 IBDP 만큼은 세계 대부분의 대학에서 공인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십여 개 이상의 국제학교와 일부 외고에서도 이 교과과정과 평가방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바칼로레아나 IBDP의 요체는 읽고 쓰고 말하고 토론하는 교과 과정과 평가방식입니다. 정답은 정해져있지 않고 핵심은 논리적 사고입니다. 저는 오랜 공직생활을 해오는 과정에서 논리적 사고와 토론, 또 논리적 대화와 글쓰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공직 선발제도에도 2004년부터 PSAT(Public Service Aptitude Test)라는 논리적이고 창의력을 평가하는 제도를 행정고시에서부터 도입했고 외무고시, 나아가 공직시험 전반에 확대해가고 있습니다. 역시 핵심은 언어논리를 비롯한 창의적인 독해능력과 자료분석 능력에 대한 평가입니다.
세계는 논리적 사고에 바탕한 창의력을 키우는 교육을 지향하고 있는데 우리 초중고 교육은 아직 오지선다형으로 상징되는 주입식 교육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교육과학기술부에서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수많은 반발을 무릅쓰며 지난해부터 전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교육과정이 창의적 체험활동과 이에 바탕한 자기주도학습전형, 또는 입학사정관전형 등과 같은 새로운 입시제도입니다. 아마 급작스럽게 시행되는 바람에 우리 일선 교육현장의 선생님들이나 학생, 또 학부모 여러분의 우려도 크고 부담과 부작용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혼란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까 하여 지난 봄, 교육전문가 분들에게 도움을 텅해 온양과 배방, 탕정 등 세 차례에 걸쳐 우리 아산의 학생과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교육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홍보나 인식이 부족한 때문이었는지 참석하신 분들은 예상에 못 미쳤지만 막상 세미나에 참여하신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질문은 뜨거웠고 보람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 교육 현장도 변화할 때가 되었고 변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우리 학생과 학부모님의 소망과 꿈이 확고히 자리잡아가야 한다는 신념입니다.
최근 우리 아산시민 여러분의 단합된 힘으로 이뤄낸 배방고등학교나 장재초등학교 신설과 같이 눈에 보이는 교육환경을 확충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아산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못지않은 수준 높은 교육의 질을 누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나아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프랑스 바칼로레아와도 같은 교육풍토와 인프라를 조성해야 합니다.
수능이 가까워지면 수험생뿐만 아니라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자녀로 둔 모든 학부모님들의 걱정도 커지곤 합니다. 우리 수험생뿐만 아니라 모든 학부모님들께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즐겁게 공부하고 아름다운 경쟁을 통해 진정 자신만의 창의적인 미래를 가꾸어나아갈 수 있는 소망으로 우리 학부모님들의 걱정스런 마음을 조금이나마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지난 봄 창의교육을 주제로 특강을 해주셨던 교수님 한 분의 강의 한 대목이 생각납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 <논어(論語)> 옹야편(雍也篇)
예부터 변함없는 진리 중 하나가 ‘즐거운 공부’라는 생각입니다. 우리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즐겁게 공부하고 자유롭게 미래의 꿈을 펼쳐갈 수 있는 내일을 모든 아산인들과 함께 소망해봅니다. 



아산시 국회의원 이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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