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분다. 이 계절이 지나면 또 한 살 더 먹는다 싶으니 몸보신 생각이 절로 난다. 웰빙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증가하면서 각종 영양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시판되는 영양제만 약 300종류에 홍삼이나 액즙류까지 더하면 그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영양제 섭취는 현대인의 필수라는 의견과 효과가 미미하다는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각 가정 구성원별로 영양제 2~3개는 복용하는 게 현실. 남자용, 여자용, 어린이용, 실버용 등 구별해서 복용하는 것이 좋다는데. 영양제 홍수 시대, 우리 집 영양제 제대로 먹는 방법은 무엇일까?
주부를 위한 영양제는?
감마리놀렌산, 비타민 D섭취에 신경 써야
갱년기 증상에 시달린다면 감마리놀렌산 섭취에 신경 써야한다. 또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뼈 건강을 위해서는 칼슘뿐만 아니라 마그네슘, 아연, 망간 등 미네랄과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D도 충분히 섭취해야한다. 폐경기에 접어들면 항산화물질이 부족해 노화가 가속되므로 항산화제 섭취를 게을리 하면 안된다.
전문가들은 건망증이 심한 주부들에게 비타민 B, 퇴행성관절염 초기에 글루코사민 황산염을 권한다.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름을 제거한 단백질과 함께 채소, 과일, 통곡류 등 혈당지수가 낮은 탄수화물을 적당히 섭취한다.
늘 피곤하다는 남편에게는 어떤 영양제를?
종합 영양제를 아침·저녁으로 복용
영양제 섭취에 앞서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은 필수. 흰 쌀밥보다는 현미나 잡곡밥을 먹고 기름에 조리하지 않은 살코기나 생선, 해조류, 나물 반찬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게 좋다. 이후 비타민 B·C의 함량이 높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고루 들어있는 종합 영양제를 아침·저녁으로 복용한다.
간의 해독을 돕고 산화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비타민A·C·E, 코엔자임 Q10, 알파 리포산, 글루타치온, 셀레늄, 아연 등으로 조합된 항산화 영양제가 적당하다. 소화 흡수 기능을 돕는 소화효소와 세포막을 재생시키는 오메가3 지방산도 적절하다.
어린이도 영양제를 먹일 필요가 있을까?
연령에 따라 필요한 영양제도 달라
어떤 부모는 아이를 위해 균형 잡힌 식사에 신경 쓰기보다 종합 영양제로 대신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균형식, 여기에 영양제는 보조 역할임을 명심하자.
철분이나 칼슘 보충에 좋아 성장기 필수 식품인 우유는 무조건 많이 마신다고 능사는 아니다. 설사나 변비 등을 유발하거나 철분흡수가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아연, 비타민D·E가 들어 있는 보충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채소를 잘 먹지 않는 아이라면 아연, 비타민D·E가 들어 있는 종합 영양제 복용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청량음료, 인스턴트식품, 정제·가공음식을 즐겨 먹는 청소년은 비타민과 미네랄의 보충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다이어트를 한다고 식사량을 줄이는 여학생들은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섭취가 부족하지 않도록 유의해야한다.
영양제 복용 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위장 장애호소가 가장 많아
한국소비자원의 보고에 따르면 2009년 접수된 부작용 사례는 약 600건. 이중 위장장애가 41.9%로 가장 많았고 피부장애(24.5%), 뇌·신경·정신장애(9.8%), 간·신장·비뇨기계 장애(9%)가 그 뒤를 이었다. 영양제는 제조사나 판매사에서 권장하는 양만큼 복용하는 게 좋다. 효과를 더 보기 위해 권장량을 초과하여 복용하면 부작용이 생기기 쉽다. 반면 부작용을 우려하여 적게 복용하며 효과가 덜 나타난다. 단 칼슘은 대부분의 영양제에 권장량보다 적게 들어 있다. 이는 음식과 유제품으로 보충한다.
영양제 보관방법과 유효기간은?
햇볕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
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제는 햇볕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여름철을 제외하고는 일부러 냉장고에 보관할 필요는 없다. 비타민은 햇볕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빛을 차단한 상태로 보관했다면 2~3 년간 두어도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가급적 유효기간을 반드시 확인하고, 일단 복용을 시작했다면 6개월 이내에 다 먹는 것이 좋다.
영양제, 일반약과 함께 먹어도 될까?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좋아
약과 영양제를 함께 먹었을 때 부작용은 드물다. 하지만 일부 약물은 영양소의 작용을 방해하므로 영양소 섭취를 보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함께 복용하기에 위험한 조합도 있을 수 있고 특정 질병에는 성분에 따라 섭취 시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도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영양제, 언제 먹는 것이 좋을까?
식후에 복용하는 게 적절
가장 좋은 방법은 균등하게 시간을 배분해서 복용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양제는 식사와 함께 혹은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B·C는 매 식사 후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편하게 아침과 저녁식사 후에 복용한다. 영양제는 매일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규칙적으로 복용하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 하루 2번 먹는 것이 귀찮거나 잊어버린다면 아침에 한꺼번에 먹는 것이 낫다.
규칙적인 식사가 우선, 영양제는 보조제
모유 수유 중인 최지혜(수영동·30)씨는 얼마 전 극도의 피로감을 느꼈다. “6개월 된 아들을 키우다 보니 자꾸 대충 챙겨 먹게 되더라고요. 가끔 끼니를 거를 때도 있고요.”
피로가 누적되자 지인이 권해준 영양제를 챙겨먹기 시작했다는 최씨. “이상하게도 영양제를 먹기 시작한 뒤로 더 피곤한 거예요. 알고 봤더니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 영양제만 섭취한 것이 문제였어요.”
아무리 좋은 영양제라도 끼니를 대신할 수는 없다. 균형 잡힌 식단이 우선이고 영양제는 보조 역할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만병통치약이 아니므로 너무 맹신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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