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 2시 복사골문화센터 4층 미디어감상실. 의자에 비스듬히 몸을 기댄 30대 여성과 바짝 다가가서 귀 기울이는 50대 남성, 함께 앉은 70대 노부부가 프랑스 음악의 배경이 담긴 영화 ‘왕의 춤’ 영상을 관람 중이다. 이들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음악 감상 오디세이반의 회원들이다. 이번 주제는 ‘세계 음악여행- 프랑스’편으로 음악 칼럼니스트 최은규 씨가 프랑스 음악사를 정리해주고 있다.
12년 간 한결같은 고전 음악과의 교감
부천필과 함께 하는 음악감상반은 2000년 9월 결성됐다. 이들은 지난 12년 동안 변함없는 우정으로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동안 구 멤버들은 새 멤버들의 가입을 반기며 클래식 음악의 인연을 가꾸려고 노력해왔다.
결성 초기부터 지금까지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최은규 씨는 “회원들의 변함없는 마음에 놀랍기만 하다. 음악으로 교감하고 소통했기 때문에 꾸준할 수 있었다”며 “초기 멤버들은 클래식 전문가 수준”이라고 말한다.
이 모임은 아카데미반(오전)과 오디세이반(오후)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30대부터 70대까지 30명씩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주로 40~ 50대 여성이 많고 남성들도 제법 눈에 띈다. 이들은 클래식 역사와 장르, 작곡가들의 작품 세계를 배워가며 서양음악을 체계적으로 감상한다. 세계 음악과 오페라, 유명 오케스트라, 다니엘 바렌보임 같은 명지휘자와 관련된 내용을 음악 칼럼니스트의 해설과 DVD 로 감상하면서 클래식과 마음을 나누고 있다.
아카데미반 최금연 회장은 “요즘은 목동, 강남, 분당 지역에서 회원으로 들어오는 분들이 많아졌다. 그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방학이 되면 회원들이 모여서 자체적인 감상회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강사진과 회원 화합이 원동력
부천필 음악감상반의 저력은 전문 음악칼럼니스트들의 다채로운 강의와 쉬운 설명, 회원들의 화합에서 나온다. 대부분 주부 회원이 많지만 사회활동을 하는 회원도 다수다. 최근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조각보 전시회를 연 화가 정영자 씨. 대림미술관 도슨트로 활동 중인 최금연 씨, 수필가 신명희 씨 등이 그들이다. 부천필 사무국 한유미 씨는 “회원들과 한 해의 프로그램과 강사를 선정할 때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아 결정한다”고 말한다.
현재 활동 중인 강사는 음악 칼럼니스트 최은규, 황장원, 박제성, 피아니스트 김주영 씨 등이고 음악평론가 장일범, 피아니스트 박유미 씨 등 기라성 같은 강사들도 다녀갔다. 이 같은 감상반의 꾸준한 음악사랑은 조선일보와 한국일보, 연합뉴스 등에 소개되며 그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이들은 공연 자원봉사활동과 부천필 홍보대사 역할을 수행하면서 문화특별시 부천의 공연문화를 활성화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오디세이반 최문진 회장은 “문화예술에 대한 즐거움 때문에 9년 째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간이 흐르다보니 휙 듣기만 해왔던 음악이 아는 만큼 보인다. 자주 듣고 익숙해지면 클래식만큼 감동스럽고 마음을 울리는 음악이 없다. 앞으로도 꾸준히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TIP 부천필 음악감상반
부천필 후원회가 후원하는 음악감상반은 아카데미반과 오디세이반으로 나뉜다. 아카데미반은 매 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진행되고 오디세이반은 매 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3시 30분까지 마련된다. 장소는 복사골문화센터 4층 미디어감상실. 매 년 상, 하반기로 나뉘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동호회 운영을 위한 소정의 회비를 내야 한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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