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평꾼 ‘로쟈 이현우’의 문화초대석

이 가을, 나에게 좋은 책을 읽어야

지역내일 2011-10-28

 


“독서는 ‘나’를 ‘우리’로 확장시켜주고, 사회·역사적 존재로 거듭나게 한다. 기본적인 독서력은 민주사회의 기본 토대이자 버팀목이다.”
지난달 25일 조선대학교 ‘문화초대석’ 강사로 초청돼 ‘책을 읽을 자유’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한 인터넷 서평꾼 ‘로쟈 이현우’의 얘기다. 이현우는 인터넷서점 알라딘에 ‘로쟈의 저공비행’이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연재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인 평균 독서량, 한 달에 한권
한국인의 평균 독서량은 ‘한 달에 한 권’ 정도다. 우리의 독서량과 독서문화는 아직 낮은 수준이다. 독서 습관과 문화가 형성될 때 비로소 삶은 조금이라도 달라진다. 똑똑해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똑똑해진다. 결국 독서능력은 우리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강력한 무기다. 자신의 개성을 발견하고 잠재력을 계발하기 위해서는 독서능력을 지속적으로 발달시켜야 한다. 그러한 발달은 다양하고 풍부한 독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는 깊이 있는 독서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독서는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떤 인간이어야 하는가’란 질문의 연속성을 상기시켜주면서, 다양한 경험을 터득하게 한다.


독서력 갖춘 독자층 늘어야
민주주의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주권자의 역량, 곧 국민의 역량이다. 그 역량의 지표는 사고력과 판단력의 원천인 ‘지식’과 ‘교양’이다. 그것은 책을 통해서 얻어진다. 기본적인 독서력은 민주사회의 기본 토대이자 버팀목이다. 하루에 30분씩만 책을 읽어도 일주일에 200~300쪽의 책 한 권은 너끈히 읽을 수 있다. 적어도 독서가 습관으로 밴 국민이라면 한 달에 4,5권은 읽어야 ‘정상’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아직 ‘독서 국민’이 돼본 적이 없고, 독서 국민의 ‘효과’도 경험해본 적이 없다. 출판계 안팎의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대로 독서력을 갖춘 독자층이 점점 줄고, 제대로 된 독서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인문서가 출간돼도 사장될 수밖에 없다. 물론 독자를 유인할 만한 좋은 책은 계속 나와야겠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런 책을 알아보고 읽을 수 있는 독자를 교육하고 길러내야 한다.


“무슨 책을 읽어야 할까?”
가끔 “무슨 책을 읽어야 할까요?”란 질문을 받는다. ‘내 몸에 좋은 음식’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에게 좋은 책’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인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듯 내가 좋아하는 책이라고 해서 만인의 필독서가 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독서목록보다는 독서력, 다시 말해 책을 읽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독서도 몸이 하는 일이기에 ‘책 읽는 몸’ ‘책 읽는 뇌’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여기까지가 ‘독서인 되기’의 과정이라고 한다면, ‘독서의 달인’이 되려면 한 가지 조건이 더 있다. “내 생각에 달인은 책장과 연애하는 사람이다. 책을 탐하고 책과 연애하면서 독서인으로의 변신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한권의 책이 아니라 집합적 단수로서의 책을 흠모하는 사람. 책장으로 둘러쳐진 벽면 전체를 응시하는 사람. 그래서 가끔씩은 책이 한권도 없는 방으로 탈출을 꿈꾸기도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달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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