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쓰는 즐거움을 깨닫는 아이들과 엄마를 위한 공간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참 맘 놓고 우아하게 바깥바람 쐬기도 여의치가 않다. 카페에서 모처럼 가진 친구와의 수다시간도 옆에서 지루해하는 아이 눈치에 일찌감치 접고 속상한 마음으로 돌아오기도 여러 번. 또 그냥 무시를 하고 내버려 두자니 카페나 식당 안을 휘젓고 다니는 아이 때문에 주인 눈치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엄마와 아이들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주는 신개념의 카페가 정자동에 둥지를 틀었다.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각광 받고 있는 ‘에듀까페’가 바로 그곳이다. ‘엄마와 아이가 똑같이 행복해야 한다’는 마인드를 가진 송영주 점장의 손길이 곳곳에 묻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키즈카페+카페+블록방의 개념
“이번엔 네 차례야” “땡~” 예닐곱 살 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 4명이 보드 게임인 ‘할리갈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 ‘어쩜 저렇게 재미있게 놀까?’ 눈만 뜨면 눈에 쏙쏙 들어오는 자극적인 전자 게임들로 가득한 요즘, 보드게임을 하며 깔깔 웃는 아이들을 보니 새삼 흐뭇한 마음이 든다. 아이들은 한참 잘 하다가도 룰에 대한 의견차로 티격태격 하게 된다. 그러자 옆에 있던 선생님이 중재를 하고 나선다. 다시 한 번 게임 룰과 차례를 짚어주니 아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보드게임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에듀까페?” 무슨 공부에 관한 정보를 나누는 카페인가하고 착각할 수도 있는 이름이다. 하지만 이곳은 이름 그대로 교육이 있는 찻집정도로 생각하면 좋겠다. 한마디로 말해 키즈카페+카페+블록방의 개념. 아이들이 다양한 교구를 이용해 보드 게임이나 블록을 즐길 수 있고 엄마들은 차를 마시며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마치 카페에 들어온 듯하지만 에듀존(Edu-zone)을 유리로 분리해 놓아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특히 정자동 카페거리 특유의 느긋함이 묻어나는 창가의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건물의 2층에 위치하지만 바로 앞에는 건물 3층 높이의 커다란 나무가 있어 마치 나무 안에 자리를 잡은 아늑한 인상을 주기 때문.
“아이들이 전자게임이 아니라 보드게임이나 블록놀이를 하는 것이 우선 마음에 들고, 저도 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아요. 인테리어도 예쁘고 먹거리 걱정도 없어 자주 옵니다.” 은지 엄마 유지영 (39·정자동)씨는 아이가 심심해 할 때, 혹은 아이를 떼어 놓지 못하고 약속을 가져야 할 때 자주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혼자 데리고 와도 선생님이 계시니 걱정할 것이 없고 가끔 다른 혼자 온 친구와 게임을 하며 친구를 사귀기도 해서 너무 좋아요.”
에듀존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아이들의 놀이감은 500여 종의 블록과 보드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아이들은 에듀존으로 들어가 원하는 교구놀이를 선택해 마음껏 놀 수 있는데 한국에서 보기 귀한 아이템들도 많아 무얼 골라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곳에는 엄마들의 놀이감(?)도 준비되어 있다. 최신 베스트셀러 책, 잡지에서부터 육아서 인문학까지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한쪽에는 컴퓨터가 마련되어 있어 간단한 인터넷 검색도 할 수 있다. 회원제로도 운영되기 때문에 팀을 꾸려온 엄마들을 위한 보드게임 설명도 가능한데 많은 호응을 받는다.
슬로우 푸드 지향하는 건강우선주의 먹거리
“처음에는 아이들을 위한 도서업을 했어요. 그러니 책 읽는 아이들 많이 보잖아요. 창의력이라는 것이 지식도 중요하지만, 정서도 굉장히 중요한데 책만 읽는 아이들에게 좀 더 사회성도 키워주고 스트레스도 줄여주고 싶었어요. 게다가 엄마들까지 행복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었죠.”
그 많은 보드게임 룰을 하나하나 배우느라 여러 날 밤을 샜다는 송 점장은 “처음 이 문을 들어올 땐 숫기 없이 쭈뼛거리던 아이들이 새로 친구도 사귀고 표정도 점차 밝아지는 모습을 볼 때 제일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송 점장의 이런 마인드는 먹거리에 대한 열정으로 이어진다. “이 일을 하기 전 음식에 관심이 많아서 2년 정도를 유명한 요리선생한테 사사를 받았던 것이 이렇게 도움이 될지 몰랐어요.”
이곳 주방에서 냉동 식재료는 찾아볼 수 없고 재료손질에서부터 맛을 내는 향신장인 다마리 간장을 모두 직접 만들 정도로 슬로우 푸드를 지향한다. 자신의 아이에게 해주는 그 정성 그대로인 셈. 특히 치킨 필라프와 김치 필라프는 정말 인기다. 또한 다른 메뉴들도 건강우선주의를 실천하며 가격도 합리적이라 엄마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용요금은 한 시간에 6000원, 회원제는 20시간에 10만원이며 회원제로 등록할 경우 커피를 1000원 할인해 준다. 5세 미만은 보호자와 동반해야 입장 가능하며 중학생까지 와서 즐길 수 있다.
위치 분당구 정자동 8-4번지 태남프라자 201호
문의 031-716-1555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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