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초등 고전, 어떻게 읽힐 것인가

암탉이 달걀 품듯이 고전을 오래 품게 하라

고전 독서법은 일반 독서와 달라야 한다

지역내일 2011-10-17 (수정 2011-10-20 오후 12:02:10)

전읽기는 부모와 아이에게 모두 낯설고 부담스럽다. 그런 만큼 접근 방법부터 읽기 방법, 읽은 후 관리까지 일반 책처럼 접근해서는 안 된다. 지난 호에서 ‘고전읽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했을 것이다. 이번 호에서도 『초등 고전읽기 혁명』의 저자 송재환 교사(동산초)의 도움말로 구체적으로 초등생에게 고전을 어떻게 읽힐 것인지 그 방법을 알아본다.


 고전 읽히기 전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


고전 읽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고전에 대한 편견과 거부감을 없애는 작업이다. 송재환 교사는 “무엇보다 고전은 어렵고 재미없다는 생각들을 불식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고전은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가치를 가진 책’이라거나 ‘한 권을 읽으면 100권 이상을 읽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책’이라는 등 고전의 가치를 인식시키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다”며 “학생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는 책을 읽고 있는지 스스로 알고 읽을 때 도전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덧붙인다.


예를 들어 송 교사는 『논어』 『소학』과 같은 인문, 철학 고전을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다며 스스로 대단한 책을 읽고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의 저자 셰익스피어는 영국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자랑스러워하는 작가라며 작품의 가치나 작가의 위대함을 적극 어필하면 아이들에게 충분히 동기부여가 된다고 조언한다.


 고전은 부모와 함께 읽어야 효과적


가정에서 고전 읽기 지도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함께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아이에게 『명심보감』을 읽히고자 한다면 먼저 책을 부모용과 아이용 두 권을 구입해서 아주 조금씩 함께 읽어가는 것이다. 처음 고전 독서시간은 하루 30분 정도가 적당하다. 보통 아이들은 30분에 50쪽 정도를 읽지만, 고전을 읽을 때는 이보다 훨씬 속도가 느려진다. 30분 동안 문학 고전의 경우 30쪽 내외를,『명심보감』, 『논어』, 『소학』와 같은 인문 고전의 경우 10쪽 내외를 읽을 수 있다.


송 교사는 “책 읽는 시간은 아이의 집중력, 독서력, 나이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저학년은 10분, 고학년은 20분에서 시작해 조금씩 늘려 나가는 것처럼 융통성 있게 조절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또한 “처음부터 ‘몇 쪽을 읽자’라고 분량을 정해 읽히기보다 매일 일정한 시간 동안 고전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읽은 후에는 꼭 읽은 소감을 나눠라


또 중요한 것은 아이가 고전에 재미를 붙이기까지는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아이가 힘들어 하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책을 읽어 주거나 친근한 사례를 이용해 풀이를 해주는 것도 좋다. 매일 읽으면 쉽게 지칠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일주일에 2~3일 정도가 적당하다. 그리고 고전읽기가 끝나면 자유롭게 읽고 싶은 책을 읽게 한다. 아이가 고전읽기에 익숙해지면 그 때 가서 고전 읽는 날과 시간을 조금씩 늘려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송 교사는 “고전을 읽은 후에는 읽은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의 사고력이 상승하고 말하기, 듣기 실력도 좋아지며 가족 간의 유대감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전은 원전, 완역된 책을 읽혀야 한다


고전읽기는 아이의 흥미 분야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처음 시도부터 인문이나 수필 분야보다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야기책을 좋아하므로 고전 문학부터 접근하는 것이 좋다. 많은 부모들이 고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초등 눈높이로 나온 축약된 책이나 만화로 된 책을 읽힌다. 고전은 원전 혹은 완역된 책을 읽혀야 한다. 어설프게 내용을 요약하고 쉽게 바꾸어 놓은 책으로는 온전한 고전 효과를 볼 수 없다. 더군다나 나중에 내용을 알고 있다는 착각에 완역된 책은 읽지 않게 될 수도 있다.


고전 문학을 접할 때 너무 호흡이 긴 작품은 독서력이 뒷받침이 되어 있지 않은 아이에게는 힘들다. 『제인 에어』는 800쪽이 넘고, 『허클 베리 핀의 모험』『비밀의 화원』도 400쪽이 넘는다. 고전 문학을 처음 접할 때는 『마지막 수업』 『소나기』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마지막 잎새』와 같은 단편을, 그 중에서도 한국 명작 단편부터 시작하길 추천한다. 단편부터 시작하는 것은 아이의 부담감을 줄이기 위한 것도 있고, 성취감을 금방 얻을 수 있어 고전 읽기의 흥미를 부여하고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인문 고전 어떤 순서로 읽힐까


부모들이 자녀에게 가장 읽히고 싶은 책이며 읽고 나서도 힘과 파괴력을 가진 책이 바로 인문, 철학고전이다. 하지만 『논어』 『맹자』 등 책 제목만 들어도 어렵게 느껴진다. 과연 인문, 철학 고전 어떤 순서로 읽히는 게 좋을까.


송 교사는 초등 저학년 때는 『사자소학』을 읽고, 중학년 때는 『동몽선습』 『격몽요결』 『명심보감』 『소학』 등을 읽고, 고학년 때는 『논어』 『채근담』등을 읽힐 것을 권한다. 하루에 많은 양을 읽기보다 하루에 한두 장씩 읽기를 권한다. 소가 되새김질 하듯이 천천히 반복해서 읽을 때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인문 철학 고전은 4단계로 읽으면 더 효과적이다. 바로 ‘준비읽기→관찰읽기→분석읽기→적용읽기’이다. 인문 철학 고전 읽기는 마음의 여유와 삶의 지혜를 발견하여 지금보다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때문에 가슴에 와 닿는 구절을 깊이 묵상하고 그것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암탉 품기식 독서법 추천


속독에 익숙한 아이들은 고전 역시 빨리 읽고 싶어한다. 고전을 속독으로 읽는다면 글자 읽기로 끝나고 만다. 따라서 지겨워하고 힘들어하더라도 천천히 읽는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곧 정독하라는 의미이다.


송 교사는 일명 ‘암닭 품기식 독서법’을 권한다. 이는 암탉이 달걀을 부화시키기 위해 20일을 품듯이, 한 책을 20일 정도 품으며 읽는 독서법이다. 20일은 달걀이 병아리로 부화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다. 고전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도 품는 시간이 필요하다. 가급적 많은 날 동안 품고 있어야 고전의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요즘 많은 아이들이 정독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데 이것은 정독의 경험이 없거나 정독의 기쁨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책을 많이, 빨리 읽을수록 좋아하고 칭찬했다면 정독 습관을 길러주기 힘들다. 아이의 독서 시간이나 독서량보다 내용을 얼마나 이해했는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정독과 음독을 활용하라


정독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아이와 대화하며 읽는 방법을 추천한다. 아이와 함께 책 한쪽을 5분간 읽고 그 내용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나눈다. 특히 『소학』 『논어』 등을 읽힐 때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런 식의 독서가 익숙해지면 아이는 빨리 읽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자연스레 꼼꼼하게 읽게 된다.


또 한 가지는 소리 내어 읽는 것이다. 음독을 하면 집중력이 좋아지고 읽기 능력이 향상되어 학습 효과가 높아진다. 특히 음독은 집중력이 약하고 활동적인 아이에게 대단히 효과적이다.  저학년 아이들에게도 음독을 적극 추천한다. 이 때 『소학』 『명심보감』처럼 호흡이 짧은 책을 선택해야 한다.


 고전, 적어도 세 번은 읽어야


고전은 혼자 읽기 어렵다. 아이들에게 책만 쥐어주고 읽으라고 하는 것은 자전거를 사주면서 처음부터 달려보라고 하는 것과 같다. 고전의 맛을 알고 방법을 터득할 때까지 부모가 함께 읽거나 친구들끼리 고전읽기 그룹을 만들어 함께 읽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고전을 읽힐 때는 적어도 세 번은 읽힐 것을 권한다. 처음에는 줄거리와 내용을 중심으로 정독시킨다. 모르는 어휘가 있으면 사전도 찾아보며 꼼꼼히 읽게 한다. 한 권을 다 읽었다면 일주일 정도 시간을 두었다가 분석하며 비판적으로 읽게 한다. 마지막에는 책에 나온 내용을 삶에 적용하며 읽도록 한다.


도움말 송재환 동산초 교사
참고도서 『초등 고전읽기 혁명』, 글담출판사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TIP 고전 독서법 10가지만 새겨라


1. 숲을 보고 나무를 보게 하라


2. 암탉이 알을 품듯 책을 품게 하라


3. 고전읽기를 지속 시키는 힘은 부모나 친구와 함께 읽는 것이다.


4. 한 구절 공책을 만들게 하라


5. 좋은 구절에 밑줄을 긋게 하라


6. 산만한 아이들에게는 음독을 시켜라


7. 책을 그대로 베껴 쓰게 하라


8. 고전은 적어도 세 번은 읽어야 한다


9. 아이의 질문에 답해 주지 마라


10. 아이의 독서를 확인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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