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리포터는 금값 비교에 나섰다.
금 매도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소문이 사실인지 확인해보기 위해서였다. 나서기 전까진 설마 했다. 설령 가격차이가 나도 몇 만원 정도리라 추측했는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최고가와 최저가 차이가 백만 원이 훌쩍 넘었다. 눈 뜨고 사기 당하는 기분이 그랬을까 눈에서 불이 났다. ‘발품을 팔아야 제값 받고 판다’는 불문율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숨은 진주 ‘한국금거래소’
그래도 위안을 삼자면 최고로 양심적인 금거래소를 찾았다는 것이다. 삼산동에 위치한 ‘한국금거래소’가 그곳이다. 그날 찾아다닌 금거래소는 모두 6군데였다. 제각각 모두 가격이 달랐는데 그 중 한국금거래소가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한국금거래소 울산점 심철주 사장은 “금은 0.1g까지 가격과 직결됩니다. 거래소마다 가격책정방법이 다르니 거래하는 금의 양이 많을수록 금값차이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고 설명했다. 그날 결혼 전 반지부터 결혼예물, 돌반지 등 장롱 속 금붙이를 싹 끌어갔으니 제법 중량이 나갈 만 했다.
분석료는 요술방망이
금값 비교에 나선 날, 금거래소마다 공통적인 얘기가 ‘분석료’였다. 가장 낮은 금액을 제시한 곳은 시세에서 한 돈당 7천원을 차감했다. 녹일 때 손실이 난다는 이유였다.
심철주 사장은 “분석료는 금정제비를 말하는 것인데 금을 골드바(GOLD-BAR)로 만들 때 들어가는 비용을 말합니다. 흔히 순금이나 18k, 14k를 녹일 때 손실이 일어난다고 얘기를 하죠. 그런데 손실은 극히 일부,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며 어이없어했다.
매입자들의 이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꼬집었다. ‘표준 분석료’ 운운하지만 ‘표준 분석료’자체가 있을 수 없다고.
다만 거래소에 따라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분석료를 수수료 차원에서 제하고 있다. 그 가격이 적게는 돈 당 1천원에서 많게는 7천원까지다. 또 순금에만 적용하기도하고 금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금제품에 적용하기도 한다. 같은 순금이어도 금단추나 열쇠 등은 더 높은 분석료가 붙기도 한다. 말 그대로 ‘엿 장사 마음대로’ 분석료인 셈이다.
늘었다 줄었다 고무줄 중량
그날 비교한 거래소는 모두 6곳. 나머지는 분석료 차이라고 해도, 두 곳은 분석료를 제하지 않았음에도 가격이 낮았다. 원인은 중량에 있었다. 두 곳 모두 리포터가 중량을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이다.
심철주 사장은 “금을 저울에 계량할 때는 꼭 중량을 확인해야 합니다. 저울방향을 보이지 않게 조정해 놓고 중량보다 적게 불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고 조언했다.
순금을 한 돈에 대략 20만원으로 책정하면 두 돈만 제해도 40만원차이가 나는 셈이다. 그래서 금을 팔 때는 무게를 반드시 확인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한 돈이 3.75g이라는 정도는 알고 가는 것이 현명하다.
심 사장은 “그날의 시세 등 금 정보를 알고 가는 것이 낫습니다. 일부 양심 없는 매입자들이 소비자가 금에 대해 무지한 것을 노리고 g과 관련해 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일도 있습니다”고 주의를 당부한다.
금이 뒤바뀌기도
그날 또 한 번 놀란 것은 같은 반지가 거래소에 따라 18k도 됐다가 14k도 됐다는 점이다. 심 사장은 “보통 종류별 확인은 약품으로 하는데 애매한 경우가 있어요. 감정 지식이 없으면 18k라도 금함량이 겨우 기준을 맞춘 정도면 일부에선 14k로 감정하기도 합니다. 또 도금상태가 좋으면 구분하기 힘들 때도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가장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제품안쪽이나 이음새부분을 살펴보면 된다. 585로 적혀 있으면 14k, 750이나 75%로 적혀 있으면 18k다. 99.9%나 24k는 순금. 그러나 옛날 제품엔 18k로 적혀있어도 18k가 아닌 경우도 종종 있다. 은제품도 99%순은으로 적혀 있어야 진짜 은이다. ‘99%은물’이나 ‘백화점용’이 적힌 은수저는 주석이나 일반 철인 경우가 흔하다.
심철주 사장은 “금을 사고 팔 때는 아무데서나 말고, 국가에서 표준거래소로 인정한 곳을 찾는 것이 만족도가 높습니다. 정제료를 얼마나 받는지 저울은 보여주는지 등 꼼꼼하게 따져보고 거래하는 것이 후회가 없습니다”고 당부했다.
한국금거래소에선 당일 인터넷 최고시세로 금을 매입하며, 다이아몬드나 고급시계도 취급한다.
문의: 한국금거래소 울산점(256-2070)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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