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 Story - 소꿉

지역내일 2011-10-08 (수정 2011-10-08 오후 12:16:20)

화수분마냥 나오는 숨은 이야기가 재미있는 문화공간



“집에다 못 푸신 한을 여기에 다 푸신 것 아니에요?” 구석구석 빈틈없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 공간을 보며 내 뱉은 첫 마디에 “아니에요. 집은 더해요” 웃으며 이야기하는 ‘소꿉’의 주인장 이문희씨의 수줍은 대답이다.
아파트 촌 한가운데 상업지구도 아닌 무지개 마을에 갤러리가 생겼다. 처음에는 ‘왠 걸까?’하고 지나치는 이들이 많았지만 어느새 이곳의 매력은 소문이 났고 지금은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곳이다.
독특하고 톡톡 튀는 콘셉트라 처음에 들어가서 어디다 자리를 잡고 앉아야 할지 살짝 망설여지기도 하지만 이내 익숙해진다. 작은 공간이라고 얕보면 안 된다. 찬찬히 다 구경하는데도 족히 10분은 걸릴 것이다. 5가지 콘셉트의 테이블 세트가 중심을 이루고 벽과 창은 그림을 전시하는 공간이 된다. 

“이곳을 준비하는데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렸어요. 모두 100년 이상 된 앤티크가구이거나 나무로 만들어진 것들이죠.”, “천장부터 바닥까지 전면창이라 그림을 걸 수 없어 흰 천을 커튼처럼 드리워서 갤러리 벽을 만들었죠.”, “이 가구는요~” “이 등은요~” 하나하나 숨겨진 이야기를 들춰내니 화수분 마냥 끝도 없이 이어진다. 이 대표는 언젠가 이 숨은 이야기를 책으로 엮고 싶다고 한다.
‘소꿉’에 오는 손님들은 하나 같이 “어머~ 세상에~ 너무 예쁘다”를 연발하는데 이곳의 대부분의 것들은 새것이 없다. 소파, 의자, 턴테이블, 화장대 모두 그간 모아왔고 구해온 것들. 사람들의 손때 속에 화려했던 시절의 추억이 어려 있는 물건들이다. 남이 보면 버려져야 할 것들이 이곳에선 보석이 되어 박혀 있다. 한번은 시골길 버스 정류장에 놓인 의자가 마음에 들어 새것으로 사다주고 바꿔온 적도 있다고 하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인생은 작은 소꿉놀이 같다는 생각을 해요. 어렸을 때 이것저것 모아다가 소꿉놀이 하듯 지금도 여전히 소꿉놀이를 하고 있죠.” 하얀 벽에 정갈하게 그림이 늘어선 ‘갤러리’의 통념은 제대로 뒤집혔다.


헌 물건에 대한 다른 시각, 미적으로 볼 수 있어
이 대표는 소장하고 있는 작품과 전시되고 있는 작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지나치게 상업적이지 않고 어디에나 걸어놔도 어색하지 않은 소품 위주의 그림들과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기류들이 주를 이룬다. 지금은 전시품목에 한해 20%로 할인을 하고 있다.
그는 또 요즘 쿠키를 만드는 데 여념이 없다. 이곳에서 내는 차와 함께 낼 수 있는 쿠키를 직접 만들겠다고 시작을 했다. “배운 적도 없고 저 혼자 찾아보고 만들기 시작했는데, 손님들이 어떻게 하면 더 맛있더라, 재료는 어디에 가서 사라, 코치를 해줘서 이제는 부끄럽지 않게 내놓을 수 있어요” 아침에 구워낸 호두 타르트가 맛이 좋다. 제공되는 커피와 허브티 전통차를  모두 친환경 제품으로만 사용한다.
날씨가 좋다면 옥상 데크로 나가 가을을 즐기는 것도 괜찮다. 여기 또한 이 대표의 감각으로 꾸며져 재미가 있는 곳이다. 역시 미술을 하는 사람의 안목은 남다르다. 헌 가죽 부츠에 마른 꽃을 꽂았을 뿐인데도 그림이 되니 말이다.  


아이들 그림전이나 소규모 파티도 가능해
이곳은 전문화가의 그림도 전시하지만 미술학원 그림전이나 소규모의 파티도 가능해 공간 활용도의 가치가 높다. “처음 오픈할 때 아이들을 대상으로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체험행사를 가졌는데 반응이 좋았는데 앞으로도 방학을 이용해 그런 행사를 더 해보고 싶어요.” 이렇게 계획을 말하는 이 대표는 “손으로 하나씩 하나씩 모으고 했던 과정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헌 물건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고 미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죠”라고 덧붙여 말한다.
누구나 감동을 받고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갤러리로서의 역할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이곳에서는 10월 10일부터 15일까지 한신문화원의 데생, 수채화전이 17일부터 29일까지 숙대 동문전이 열릴 예정이다. 
문의 031-726-0222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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