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암민속마을 제12회 짚풀문화제 개최

전통문화 재연의 멋을 향유하다

지역내일 2011-10-08

이른 듯한 추석이 훌쩍 지나더니 가을 냄새 진한 들판이 눈이 부시도록 황금빛이다. 하나둘씩 추수를 끝낸 들판은 황금빛 볏짚들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대대로 한국인들의 밥상에서 주식이 되어준 쌀. 그 쌀알을 털어낸 볏짚과 풀. 외암민속마을에는 황금빛 짚풀로 하나 버릴 것 없이 엮어낸 소중한 우리의 전통이야기가 있다.
오는 14일(금)부터 16일(일)까지 3일간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에서 조상들의 소박하고도 영민한 짚풀 생활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축제 한마당이 열린다. 짚풀문화제는 이 가을에 어울리는 정취를 흠뻑 즐길 수 있는 재미와 여유, 추억을 가득 안겨줄 것이다.
축제기간은 입장료도 없다. 아이들과 함께 나서는 가을여행. 가까운 외암민속마을에서 가족여행의 즐거움과 전통체험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을 향하여
짚풀문화제는 마을전체가 축제의 공간이다. 답답한 실내가 아닌 하늘과 바람, 따사로운 햇빛을 감상하면서 쉬엄쉬엄 즐길 수 있는 자연친화적 투어코스가 매력적이다. 
옛 고택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관혼상제 전통프로그램은 보는 이로 하여금 역사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람객을 위한 친절한 설명도 함께 곁들인다.
어른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일깨우는 성년례는 15일에 시연하며 신랑이 신부 집을 찾아가 행하는 대례를 포함한 전통혼례가 14일, 15일 양일간 재연된다.
발인제 후 만장을 앞세우고 12명의 상두가 전통상여를 메고 민속관에서 상여집까지 운고, 노제를 재연하는 상례는 15일, 16일에 재연한다. 특히 이번 16일엔 불천위 외암 이간 선생 숭모제를 치르는 전통제례를 거행한다.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향시(지방에서 실시한 과거시험) 장면도 직접 볼 수 있다. 과거응시생, 원님, 육방관속, 집시관, 포졸, 군관 등이 참여하여 향시 그대로를 재연한다. 또한 짚풀로 엮어 만든 이엉을 지붕에 얹는 초가이엉잇기를 통해 마을 내 초가를 새로이 단장하는 과정도 진행한다.


신명나는 공연 놀음판
개막식이 열리는 14일 오후 5시는 퓨전국악그룹 ''헤이야''가 전통국악기와 서양악기의 음악적 결합을 통해 신선한 퓨전 음악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한국 젊은 광대들의 개성 있는 익살극 ''놈놈놈'' 공연은 한국전통연희의 하이라이트를 한자리에 모았다. 신명난 놀음판은 순식간에 관람객의 흥을 돋우며 주무대를 달군다.
폐막식이 열리는 16일 오후 5시는 다양한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세상이야기를 화려한 입담으로 풀어내는 사당패의 아찔한 줄타기 놀음이 새로운 웃음과 감동으로 다가온다.
퓨전악극 ''즐거운 유랑단''은 3일 동안 신식노래와 춤으로 신식유랑단으로 거듭나는 여사당패와 변화를 거부하고 전통을 이어가는 남사당패의 재주와 장기의 한마당을 펼친다. 전래동화극 ''너는 누구냐?''는 ''거울속에 누구요?''를 재밌게 극화한 작품으로 어린이를 동반한 관람객은 하루 2회씩 관객과 함께하는 동화극을 놓치지 말아야겠다.
14일과 15일에 건재고택 앞마당에서 ''우리소리 우리멋''의 공연이 다양하고 멋스러운 민요를 선보인다. 또한 풍물판굿, 송악두레풍물, 사물판굿이 축제기간 내내 번갈아가며 주무대와 건재고택 앞마당에서 화려한 기교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발길 닿는 곳마다 문전성시 체험프로그램
짚풀문화제의 가장 큰 매력은 상설로 열리는 갖가지 체험프로그램이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자연을 이용하여 살아온 우리조상의 슬기와 지혜를 다양하면서도 손쉽게 체험할 수 있게 잘 마련하고 있다.
마음대로 그려보고 페이스페인팅도 할 수 있는 그리기마당이 상시 열린다. 체험프로그램 중 짚풀로 만드는 다양한 공예는 아이들에겐 마냥 신기하다. 그저 짚풀을 꼬아서 엮기만 했는데 줄이 되고 그릇이 되고 소품이 된다. 짚풀로 귀여운 소품들을 직접 만들면 가져갈 수 있다. 체험에 몰두하다 보면 아이보다 어른이 더 심취해 있는 모습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종이배를 만들어 소원을 적어 마을 곳곳에서 개울에 직접 띄워보는 체험도 아이들의 반응이 좋다. 자신이 만든 종이배가 부딪혀 걸리지 않고 다리 밑을 통과해 눈에 보이는 순간, 아이들은 탄성을 지른다.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감동이 커다란 경험으로 자리한다.
짚풀놀이터는 짚풀로 만든 공과 제기 미끄럼틀 등을 이용해 다양한 놀거리를 즐기는 공간이다. 고구마와 감자를 직접 구워먹는 화톳불 체험의 재미가 구수하다. 추수 및 농기구도 연달아 체험해볼 수 있다. 아이들은 생전 처음 볏단을 탈곡기에 털어보고 지게도 져보는 등의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된다.
아울러 옛추억마당에선 다슬기도 잡고 윷놀이, 투호, 줄타기, 곤장체험, 떡메치기, 용두레 등의 활동적인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여기에 천연염색과 다도, 다식체험까지 곁들이면 심신의 조화로운 체험이 가능하다. 아련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다듬이체험, 뻥튀기체험, 물레방아 체험까지 프로그램들은 빼곡하다. 축제기간 중에 언제 가더라도 체험하기 어렵지 않다.
짚풀공예와 농경유물전시를 하고 공예시연을 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외암마을의 명주 연엽주 빚기와 조청을 만들고 소주를 내리는 방식이 옛 모습 그대로 시연된다. 더불어 외암마을의 사계를 느낄 수 있는 외암민속마을 사진전과 추억만들기 사진전, 야생화 전시도 외암마을 방문의 쏠쏠한 재미를 전해줄 것이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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