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본한의원 우비룡 원장

통풍! 초기치료가 중요하다

지역내일 2011-10-06
요즈음 등산을 가면 등산로 입구에서 라이터 같은 인화성 물질을 수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마도 산불 예방 차원에서 수거하는 것 같다. 산불은 부주의에 의한 실화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많아서 이러한 예방 차원의 조치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된다. 산불은 한번 일어나면 그 피해가 크다. 오래 전 속초에 있는 낙산사에 갔는데 산불로 인해 받은 피해가 정말 컸다. 국내에서 일어나는 산불도 피해가 크지만 가끔 외신을 통해 보도되는 산불은 그 피해가 그야말로 상상 이상이다. 많은 사람이 투입되고 최신의 소방 장비가 진화해도 불길을 잘 잡지 못하고 결국에는 태울 것을 다 태운 후에야 스스로 꺼지는 양상을 보이곤 한다. 대부분 작은 불씨 하나가 어마어마한 피해를 끼치는 것이다.
  이렇게 산불과 관련된 얘기를 하는 이유는 통풍의 증상과 흡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통풍 증상을 심하게 겪어본 분들은 산불의 이미지가 실감나게 느껴질 것이다. 처음에 주로 발등이나 발목 등 작은관절(소관절) 쪽에 약간 찌릿찌릿한 증상이 있다가 이러한 증상이 급속히 번져서 무릎이 아프고 부종이 심하게 생겨서 거동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열이 많이 나고 통증은 심해지고 부종도 더욱 심해져 무릎뼈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붓게 된다. 이때가 되면 안타깝지만 많은 약들이나 처치들에 잘 반응을 안 하게 된다. 산불이 거세지면 아무리 진화에 총력을 다해도 별로 성과가 없는 것과 비슷한 양상인 것이다. 산불과 마찬가지로 이 시기가 되면 그냥 기다리는 방법밖에는 없다. 통증이 스스로 가라앉고 부종이 저절로 빠져서 일상생활이 가능하게 될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방법밖에는 별다른 특별한 수단이 없는 것이다. 물론 급성 통풍에 쓰는 약들이 있지만 이 시기에는 잘 듣지 않으며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으므로 신중하게 사용하여야 한다. 불이 다 타고 재만 남은 볼품없는 민둥산처럼 증상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통증 부위는 외형적인 손상은 없지만 정신적·육체적으로 너무도 큰 상처를 남기게 된다.
  대부분의 통풍 환자들은 자기 병을 잘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증상이 조금 나타나더라도 통풍 증상이 아니겠지, 그냥 없어지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을 한다. 산에 버려진 담뱃불도 물론 그냥 꺼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가벼운 통풍 증상도 스스로 잦아들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불씨가 되었을 때는 이미 후회해도 소용없는 것이다.
  산불과 마찬가지로 통풍도 초기 진압이 가장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증상이 나타나면 열일을 제쳐두고라도 병원을 찾고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한다. 물 한 바가지로 충분한 것을 소방 헬기까지 출동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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