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뒤 시 읊고, 산책길에 책 보고

지역내일 2011-10-04
'자연과 책' 어우러진 관악산자락
관악구 "10분 거리마다 도서관"

"주말이면 관악산에 오르는데 산행 전후로 시 도서관에 들릅니다. 전에는 시를 많이 안읽었는데 그냥 훑어보기만 해도 좋아요."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김 모(58)씨는 "회원증을 만들기 위해 사진을 갖고 다닌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가 관악산자락 곳곳에 자연과 책이 어우러진 이색도서관을 조성, 주민들 발길을 붙들고 있다. 등반길에, 산책길에, 버스정류소에서 차를 기다리면서도 책을 접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시 전문 도서관에서 감성 되살린다 = 신림동(대학동) 관악산 입구에는 '시 도서관'이 자리잡고 있다.

관악산 매표업무가 폐지되면서 방치된 옛 매표소를 개축해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휴일이면 하루 4만명에 달하는 관악산 등산객을 위한 공간이다.

시도서관은 시집만으로 특화한 전문 도서관이다. 향가와 가사 시조 민요·속요 동요 한시 현대시 등 한국시와 중국 일본 영미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외국시를 담은 국내·외 시집 3300여권이 비치돼있다. 특히 별도 서가를 마련, 현대시 작가들이 직접 서명·기증한 책을 꽂아두었다. 시도서관 명예관장이기도 한 도종환 시인 서가를 비롯해 시 액자를 보내준 이해인 시인 서가를 비롯해 김광림 박노해 등 유명 시인들이 독자들에게 보내는 글을 담은 시집 100여권이 비치돼있다.

유종필 구청장은 "학창시절 시를 읽고 느꼈던 감성을 성인이 돼서는 잊어버린다"며 "굳이 도서관에 들어가지 않고 간판만 보더라도 그 감성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관악구는 구청 입구에 '시가 흐르는 유리벽'을 조성, 짤막한 시구를 게시하고 있다. 분기별로 바뀌는 시구는 직원·주민들 공모를 받아 선정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다.

관악산 제1광장 인근 '숲속 작은 도서관'은 산책이나 휴식차 도시공원을 찾은 가족들이 즐겨찾는 공간. 녹지관리 초소를 개축한 곳으로 어린이·환경 관련 책자 2000여권을 비치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독서와 숲체험·생태교육을 돕는다.

"산책길에 생각나면 들르기도 하고 책을 빌리기 위해 부러 산책을 나오기도 합니다."

인헌동에 사는 황요순(39)씨는 2주에 한차례 낙성대공원도서관을 찾는다. 강감찬 장군이 태어난 낙성대공원에 들어선 컨테이너도서관 2개 동은 공원을 감상하며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부모·조부모와 함께 산책나온 어린이들이 독서와 체험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작은 동은 어린이 책놀이방으로 특성화했다. 열람·대출동에는 건강도서 서가를 마련, 운동차 공원을 찾은 주민들이 활용한다. 김승민 사서는 "도서관이라고 하면 밀폐되고 엄숙한 공간을 떠올리는데 공원 속 도서관은 공기 자체가 달라 아이들도 편안해한다"고 말했다.

◆'공기 자체가 다른' 낙성대공원도서관 = 작지만 가깝고 친근한 도서관. 시도서관과 낙성대공원도서관은 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도서관사업'으로 추진한 작은도서관이다.

행운동사무소를 개축해 문을 연 신창복합문화센터에 자리잡은 어린이도서관 '책이랑 놀이랑'을, 조원동주민센터 업무공간을 줄이면서는 만든 '조원도서관' 역시 마찬가지다. 4개 도서관 면적은 324.9㎡에 불과하지만 월 평균 이용자는 6800여명. 구민종합체육센터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대기시간에 이용하는 책쉼터, 청림동주민센터 인근 관악로변에는 있는 버스정류소 간이도서관도 '책 읽는 문화'에 일조하는 관악구 자랑거리다.

관악구 관계자는 "규모는 작아도 가까운 곳에 있으면 이용주민이 늘어난다"며 "구 전역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작은도서관을 확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구는 이와 함께 동주민센터 내 새마을문고와 도서열람실 기능을 개선해 작은도서관으로 꾸미고 2014년까지 36개 이상 공공도서관 연계망을 구축해 주민들이 보다 손쉽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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